우리는 하나로 이어져서 둥근 마음으로
유수지 지음 / 그리고 다시, 봄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뷰의 숲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책은 읽고 나서도 한동안 손에서 놓이지 않는다. 페이지를 덮었는데도 그 책이 품고 있던 공기가 여전히 주변에 맴도는 것 같은 느낌. 그림책 '우리는 하나로 이어져서 둥근 마음으로"가 그런 책이다.



제목을 처음 마주했을 때, 나는 잠시 멈추었다. '하나로 이어져서'와 '둥근 마음으로'—이 두 구절이 나란히 놓이는 방식이 이미 하나의 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제목이란 으레 내용을 압축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 책의 제목은 그것을 넘어 독자에게 먼저 손을 내민다. 읽기 전부터 어딘가 포근해지는 감각, 그것이 이 책과의 첫 만남이었다.



책의 중심에는 별이 있다. 그러나 이 별은 밤하늘의 장식이 아니다. 각자의 별은 각자의 존재이고, 각자의 고독이며, 각자의 빛이다. 별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 광년의 거리를 두고, 서로의 온도도 색도 다르다. 그런데도 우리는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 그 별들이 하나의 하늘을 이루고 있다고 느낀다. 이 책이 말하려는 것이 바로 그 감각이다. 흩어져 있다는 것이 단절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 거리가 있어도, 혹은 거리가 있기 때문에, 서로의 빛이 더 선명하게 건너온다는 것.



그림책이라는 형식은 종종 '아이들을 위한 것'으로 단정 지어지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오히려 어른에게 더 필요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은 아직 연결을 의심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세계와 이어져 있다는 감각으로 살아간다. 반면 어른은 살면서 조금씩 그 감각을 잃어간다. 관계에 실망하고, 혼자라는 느낌이 쌓이고,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섬처럼 고립되어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 책은 그 착각을 조용히 걷어낸다. 설교하지 않고, 증명하려 들지도 않는다. 그저 이미지와 분위기로, 우리가 사실은 줄곧 이어져 있었다는 것을 슬며시 떠올리게 한다.



문장은 과하지 않고, 그림은 여백을 아낀다. 이 절제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빽빽하게 채워진 말은 독자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여백은 다르다. 여백은 독자를 초대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자꾸만 책 속 장면에 나 자신의 기억을 겹쳐 보았다. 멀어졌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오래전에 나눴던 말 한마디, 모른 채 받았던 누군가의 배려—그런 것들이 책장 사이에서 조용히 되살아났다.



"함께 산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책은 그것을 사건으로 보여주고, 어떤 책은 논리로 설득하려 한다. 이 책은 그 어느 쪽도 아니다. 이 책은 그저 느끼게 한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다가가고, 받아들이는 일이 결국 자신의 마음을 둥글게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모가 난 마음이 다른 마음과 부딪히면서 천천히 둥글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것을.



책을 덮고 나서 나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낮이라 별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딘가에 별들이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아도 있는 것들, 멀어도 이어진 것들—이 책은 그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것은, 생각해보면, 우리가 살아가며 가장 자주 잊고 가장 간절히 필요로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