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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별자리 일력 (스프링) - 별나게 살아도 괜찮아
우주살롱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제품을 제공받아 즐겁게 사용하며 작성한 후기입니다.]
별자리 일력을 며칠 동안 책상 위에 올려두고 이것저것 써보고, 넘겨보고, 가끔은 괜히 만지작거리다 보니 이 일력이 가진 매력이 천천히 드러났다. 처음에는 그냥 예쁜 탁상 달력 하나 들인 기분이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 이건 달력이라기보다 ‘매일을 생각하게 만드는 도구’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짜마다 별자리와 수호성이 간단하게 표시되어 있고, 그날의 별자리가 가진 성향이나 키워드 한두 줄 정도만 추가되어도 있는 부분이 재미있다. 별자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반가워할 요소다. 내가 정해놓고 찾지 않아도 매일 좋은 문장을 하나씩이라도 만날 수 있는 건 꽤나 좋은 일이 될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가장 먼저 마음에 들었던 건 딱 정해진 용도가 없는 여백이다. 날짜와 별자리는 분명히 있는데, 그 외의 공간은 꽤 자유롭다. 여기에는 꼭 무언가를 써야 한다는 압박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비어 있어서 허전하지도 않다. 짧은 메모 한 줄, 아무 생각 없이 그린 작은 낙서 하나만 있어도 그날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는다. 종이 질도 좋아서 볼펜이든 연필이든 가리지 않고 잘 받아준다. 덕분에 ‘이건 깨끗하게 써야 해’라는 부담 없이 마음 가는 대로 끄적이게 된다. 나중에 다시 넘겨보면 그때의 감정이나 상황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 같아, 이 자체로도 충분히 좋은 기록물이 될 것 같다.

올해부터 나는 건강관리와 식단 기록을 할 수 있는 다이어리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동안 해본 적 없는 기록이다 보니 습관들이기도 쉽지 않을 것 같고 어떤 사이즈가 적당할지 괜히 이것저것 뒤적여보던 중이다. 그러다 이 별자리 일력을 보면서 ‘이 정도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면, 그러니까 한 페이지가 꽉 차 있어서 내가 조금 비워둬도 허전해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메모할 공간이 부족하지도 않다. 내가 먹은 것, 운동한 것, 그리고 그날의 컨디션 정도를 간단히 적기에는 충분하다. 앞, 뒤 다른 날과 비교가 안되니 오늘은 연필로 쓰고 내일은 초록색 펜으로 써도 아무 이질감이 들지 않아 그날 그날의 기분 데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기록덕후가 신이 나고 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종이 사용 방식이다. 탁상 달력을 쓰다 보면 항상 아쉬웠던 게 있다. 한쪽 면을 다 쓰고 나면 반대쪽은 괜히 버려지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물론 오픈된 공간에서는 뒷면 그림이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내 경우에는 솔직히 매년 마지막 날 달력 정리할 때 너무 좋은 그림이 있어서 놀라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이 별자리 일력은 앞면으로 6월까지 사용하고 나면, 뒷면에 7월부터 12월까지의 일력이 이어진다. 이 구조를 보고 괜히 마음이 흐뭇해졌다. 지구를 사랑한다거나, 종이를 아낀다는 말을 거창하게 하지 않아도, 이런 작은 설계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공감이 됐다. 쓰는 사람의 습관을 한 번쯤 더 생각해 준 느낌이랄까.
그래서인지 2026년의 마지막 날이 벌써부터 조금 기대된다. 새것처럼 깨끗한 달력이 아니라, 여기저기 손때가 묻고, 연필 자국과 볼펜 자국이 겹겹이 쌓인 일력을 정리하게 될 것 같아서다. 그 안에는 분명 내가 먹었던 음식, 게을렀던 날, 열심히 움직였던 날, 아무 말도 적지 않았던 날들이 함께 들어 있을 테니까.

예쁘기만 한 달력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손이 가고, 하루를 돌아보게 만드는 달력.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기록을 시작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일력은 꽤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 같다. 2026년 말에는 내 손때가 곱게 베인 일력을 갖게 될 것 같아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