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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빠 투자 불변의 법칙 - 500억 자산가가 남긴 마지막 유산
타짱 지음, 박선영 옮김 / 큰숲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큰숲출판사에서 나온 <부자 아빠 투자 불변의 법칙>을 읽었다. 주식이라는 세계에 발을 들인 건 사실 대단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주변에서 다들 주식을 이야기하니 나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남들이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하는 말에 의지해 움직이다 보니 어느 순간 불안해졌다. ‘적어도 기본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관련 도서를 찾아 읽어왔는데, 대부분의 책들은 방향을 잡아주는 듯하면서도 결국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하고 구체적인 설명은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책은 확실히 달랐다. 처음으로 노트를 꺼내 옆에 두고 읽게 만들 정도로 내용이 촘촘했다.

이 책은 가치주 투자를 하나의 큰 덩어리로 묶지 않고 자산가치주, 수익가치주, 시클리컬 가치주로 나누어 각각의 투자법을 깊게 파고든다. 단순히 “이런 종목을 보면 된다”는 식이 아니라, 왜 그런 기준이 필요한지, 어떤 금융지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투자법이 유효한지를 단계적으로 설명한다. 특히 각각의 가치평가 기준을 구체적인 예와 함께 설명하는 부분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전에는 PER이나 PBR 같은 단어들이 막연하게 느껴졌다면,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그것들이 어떤 맥락에서 쓰이는지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투자 타이밍을 잡는 방법, 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평가하는 기준, 그리고 투자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항목들이 매우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완전 초보자인 나에게는 여전히 어렵긴 했지만 확실히 큰 가닥을 잡을 수 있도록 잘 설계된 책이다. 두세번쯤 읽다보면 확실히 알 수 있게 될거라고 기대된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기업분석리포트 작성법'이었다. 다른 책들에서 ‘기업을 분석하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지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런데 이 책은 실제 리포트 구조를 보여주며 어떤 정보를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해주었다. 기업의 재무 상태, 시장 위치, 수익 구조 등을 한눈에 정리할 수 있는 기준이 생기니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분석의 흐름이 잡혀갔다. “아,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거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된 순간도 있었다. 기업을 평가할때 내가 놓치지 말아야 하는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일본 저자의 책을 그대로 번역한 터라 대부분의 사례가 일본 기업과 일본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수치나 시장 구조가 낯설어 중간중간 흐름을 놓치기도 했다. 일본 시장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더 쉽게 읽을 수 있었겠지만, 나처럼 아직 기본기를 다지는 단계라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원리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사례의 국적이 다를 뿐, 가치 평가의 방식과 사고 구조는 시장을 넘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배울 점이 많았다.

책을 다 읽고 노트를 다시 들춰보니 적어둔 문장들이 꽤 많았다. 그만큼 내게 새로운 시각과 질문을 던져준 책이었다. 이제는 남들 말에 휘둘리는 투자 대신, 천천히 기업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판단하고 싶다는 마음이 선명해졌다. 이 책은 그런 변화의 첫 단추가 되어주었다는 점에서 오래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