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칠, 공부 - 드로잉이 재미있어지는 배색과 채색 가이드
수지(허수정) 지음 / 책밥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색, 칠, 공부>를 펼치면 마치 색의 언어를 새로 배우는 기분이 든다. 수지 작가는 단순히 색을 예쁘게 쓰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색을 이해하는 법’을 이야기한다. 색이란 결국 빛의 언어이고, 감정의 표현이며, 그림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터치다. 책을 읽다 보면 깨닫게 된다.




좋은 그림은 스케치만 잘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스케치 단계부터 어떤 색으로 채워갈지를 함께 계획하는 일, 그것이 결국 완성도를 결정짓는 과정이다. 색을 아무렇게나 얹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의도와 감정의 방향을 정해두고 그 위에 색을 쌓아가야 한다는 것. 작가는 그 부분을 친절하게 짚어준다.


자연스럽게 경험이 쌓여 채색 실력이 다져지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이 책은 그 과정을 조금 더 짧게 만들어 준다. 각 장마다 색상환, 명도, 채도 같은 기초 개념을 쉽게 풀어주고, 실습 가능한 스케치 파일을 제공해 직접 따라 해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그저 읽고 끝내는 이론서가 아니라, 손으로 익히는 책이다. 특히 종이와 물감이 필요한 색연습이 아니라, 디지털 드로잉에 맞춤형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현실적으로 태블릿 하나로 언제든 연습할 수 있다는 건, 요즘 그림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큰 장점이다.




명도는 색의 밝음과 어두움을 나타내는 수치다. 채도는 색의 선명함과 흐림을 나타내는 수치다.

 이 두 가지를 얼마나 잘 조합하느냐가 색의 조화를 결정한다. 작가는 이 단순한 원리를 바탕으로, ‘좋은 색’이란 결국 계산된 균형과 더불어 감각과 이론이 함께 맞물릴 때 나온다고 말한다. 그래서 <색, 칠, 공부>는 감각과 이론의 사이를 잇는 징검다리 같은 책이다.




색의 배합이라는 것이 결국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끼며 익히는 감각적인 영역이기에, 책만으로는 완벽히 체득하기 어렵다. 색이라는 것은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는 있어도, 직접 써보고 비교하며 감각적으로 익혀야 비로소 자기 것으로 남는다. 그 점에서 <색, 칠, 공부>는 훌륭한 길잡이이지만, 동시에 독자에게 ‘이제 직접 색을 다뤄보라’고 말하는 출발선 같은 책이다. 좋은 길잡이가 있으면 길을 잃지 않고 목표 지점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언젠가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지금 바로 시작해볼까?’로 바꿔주는 힘이 있다. 색을 배우며 그림을 그리는 일은 결코 멀리 있는 꿈이 아니라, 오늘 당장 한 페이지를 펼치면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한다. 어쩌면 <색, 칠, 공부>는 단순히 색을 배우는 책이 아니라, 그림을 이해하고 나를 색으로 표현하기 시작하는 첫 순간을 만들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색채 입문서가 아니라, 창작의 첫걸음을 내딛게 해주는 가장 따뜻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