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 - 세계 최고의 투자 수업
워런 버핏.찰리 멍거 지음, 임경은 옮김, 알렉스 모리스 편저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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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는 주식 종목을 추천해주거나 투자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대신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은 1994년부터 매년 열리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두 사람이 수많은 주주들의 질문에 즉흥적으로 답했던 내용을 모아 엮은 것이다. 무려 500개가 넘는 그들의 대화 속에는 숫자보다 깊은 통찰, 그리고 경험에서 우러난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워렌 버핏은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린다. 11살에 첫 주식을 사고, 30세에 이미 백만장자가 되었으며, 이후 버크셔 해서웨이를 60년 가까이 연평균 20% 이상 성장시킨 사람이다. 그의 성공은 단순히 ‘돈을 벌었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세상을 읽는 눈, 그리고 늘 배우고자 하는 태도 덕분에 그는 지금도 전 세계 투자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힌다.


찰리 멍거는 버핏의 오랜 친구이자, 버크셔의 부회장으로서 그의 생각을 완성시켜준 사람이다. 원래는 변호사였지만,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복합적 사고’를 강조했다. 그는 “한 가지 관점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는 없다”고 말하며, 심리학·경제학·역사·철학을 두루 공부해야 진짜 투자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핏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은 찰리를 만난 것”이라고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을 접하면, 표지 속 인자한 두 할아버지의 미소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그 미소 속에는 의외로 단단한 논리와 송곳 같은 통찰이 숨어 있다. 그들의 말은 부드럽게 읽히지만, 문장마다 뼈가 있다.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세상의 본질을 짚어낸다. 그러면서도 특유의 유머와 따뜻한 말투 덕분에, 읽는 내내 ‘가르침’보다는 ‘대화’에 가까운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은 주식 매매의 기술서가 아니다. 오히려 ‘생각의 훈련서’에 가깝다. 버핏은 “좋은 회사를 싸게 사라”보다 “좋은 생각을 하라”고 말하고, 멍거는 “평생 배우는 태도”를 잃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책은 투자자뿐 아니라, 더 나은 판단을 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그들의 말은 단순하지만 묵직하고, 유행을 따르지 않지만 언제 읽어도 진리에 가깝다.


읽다 보면, 두 사람의 공통점이 분명하게 보인다. 시장의 변동보다 인간의 심리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유행보다 원칙을 믿으며, 무엇보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겸손함을 가진 사람들. 그게 바로 버핏과 멍거가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도 오랫동안 존경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게다가 책의 두께. 643페이지에 달하는 이 두꺼운 책을 끝까지 읽는다는 건,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배움이자 성취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말을 따라가며 완독해낸다면, 그것만으로도 ‘끈기 있게 배우는 법’을 실천한 첫 번째 성과가 될 것이다. 거기에 벽독책 완독의 성취감까지 얻을 수 있다.




<워렌 버핏과 찰리 멍거>는 단순한 명언집이 아니다. 돈을 버는 기술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가르쳐주는 책이다. 책을 덮고 나면 남는 건 부의 비밀이 아니라, 생각의 품격이다. 마치 현명한 두 할아버지가 차분히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처럼, 그들의 문장 하나하나가 마음속에 잔잔하게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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