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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 AI 제국의 설계자
저우헝싱 지음, 정주은 옮김 / 지니의서재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우헝싱의 <샘 올트먼 — AI 제국의 설계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 책은 단순히 한 사람의 성공기를 그린 전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움직이는 기술과 그 뒤에 있는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보여준다.

책 속의 샘 올트먼은 흔히 언론에서 보던 천재 창업가나 비범한 리더라는 이미지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그는 자금을 모으는 데 능숙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힘도 뛰어나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AI는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는 이상적인 메시지를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자본과 속도라는 냉정한 현실과 맞서야 하는 장면들이 책의 긴장감을 만든다.
읽는 내내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오픈AI의 변화 과정이다. 처음엔 비영리로 시작했지만, 결국 거대한 투자를 받아 상업적인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들. 그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과 논쟁들이 아주 생생하게 묘사된다. 단순히 기업의 경영사가 아니라, ‘AI 시대에 누가 미래를 설계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저자의 서술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회의실의 공기, 개발자들의 고민, 투자자들과의 설득 장면 같은 디테일을 담담하게 풀어내면서도 그것들이 결국 더 큰 윤리적·정치적 문제로 연결되는 지점을 놓치지 않는다. 덕분에 기술적 논쟁이 추상적 이슈로 머물지 않고, 우리가 매일 접하는 삶의 문제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저자는 올트먼을 일방적으로 추켜세우지도, 그렇다고 폄하하지도 않는다. 그의 뛰어난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그 힘이 어떻게 한 사람에게 집중되고, 또 그로 인해 어떤 불안이 생겨나는지를 차분히 보여준다. 그래서 독자이면서 AI 이용자인 나는 경외와 동시에 약간의 걱정을 느꼈다. ‘이렇게 거대한 기술이 소수의 손에 의해 설계된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게 될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물론 책이 완벽한 건 아니다. 내부자들의 목소리에 많이 기대다 보니, 때로는 이야기의 균형이 조금 기울어지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이 르포 형식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은 기술을 둘러싼 복잡한 정치, 경제적 현실을 아주 쉽게 풀어주어, 전문적인 배경지식이 없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결국 <샘 올트먼 — AI 제국의 설계자>는 한 인물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의 미래를 묻는 책이다. 기술이 어디로 향할지, 그 길을 누가 이끌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읽고 나면 머릿속에 단순한 답 대신, 여러 겹의 질문이 남는다. 이 질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것이 거대한 세계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우리의 최소한의 자세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