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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뎀 이론 - 인생이 ‘나’로 충만해지는 내버려두기의 기술
멜 로빈스 지음, 윤효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 비지니스북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정리한 리뷰입니다.>
이번 책은 나에게 좀 특별하다. 그건 나이가 들면서 얻게 된 하나의 깨달음이 바로 "렛 잇 비~"였기 때문이다. 작가 멜 로빈스처럼, 어느 날 너무나 짜증 나는 상황에서 비틀즈의 노래가 불현듯 떠올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렛잇비~ 렛잇비이~ 렛잇비~ 오 렛잇비~" 노래 가사를 정확히는 몰라도 누구나 알고 있는 그 한 구절을 반복하다 보면, 내가 통제할 수 없고 감당하기 싫은 일들이 한순간 가벼워졌다. 그렇게 흘려보내다 보면 가끔은 "렛잇꼬~ 렛잇꼬오~"로 넘어가기도 했고, 그 자체로 작은 자가 치료가 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작가가 Let Them(내버려두기)와 Let Me(내가 하기)를 이야기하는 순간, 나만의 방식이 이론으로 정리된 것 같아 묘한 기쁨이 밀려왔다. 사실 그것은 거대한 철학이나 놀라운 통찰이라기보다는, 살다 보니 조금씩 보이고 들리기 시작한 일상의 깨달음일지도 모른다.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화려한 이론이 아니라, 인생의 어느 날 문득 작은 사건을 통해 깨달은 단순한 진리였다.

나는 지금까지 "렛잇비"에 머물러 있었다. 심지어 가끔은 한글로 "냅둬~ 냅둬~"라고 흥얼거리기도 했다. 그런데 멜 로빈스가 제안하는 '렛뎀 이론'은 단순히 멈추는 것에 머무르지 않는다. Let Them(내버려두기)와 Let Me(내가 하기)가 함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단순히 "내버려두기"만으로는 세상과 단절되는 위험이 있다. 포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 "내가 하기"를 더하면, 내가 주도하는 건강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모든 것이 변할 수 있다.

핵심은 단순하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은 Let Them, 즉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감정에 매달리며 괴로워하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선택은 Let Me, 즉 내가 하기로 한다. 그렇게 선을 나누면 세상은 훨씬 단순해지고, 내 마음은 훨씬 가벼워진다.

이 책은 나에게 ‘노래처럼 흘려보내던 마음의 태도’를 더 뚜렷하게 정리해주었다. "렛잇비"와 "렛잇꼬" 사이에서 나름대로 터득했던 해답이, 이제는 "렛뎀"과 "렛미"라는 두 축으로 명확히 자리 잡은 것이다. 결국 인생은 모두를 붙잡는 대신, 나를 자유롭게 두는 법을 배우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이 책이 주는 울림은 그래서 화려하지 않고 오히려 담백하다. 단순한 진리를 다시 확인시켜주는 순간, 내 삶에 작은 자유가 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