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무작정 따라하기 하와이 (2025 - 2026 최신개정판) - 오하우, 마우이, 빅아일랜드, 카우아이
박재서 지음 / 길벗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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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정리한 리뷰입니다.>


책을 읽는 순간부터 이미 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듯했다. 하와이라는 이름은 늘 낯설고도 친근하다. 영화 속에서, 드라마의 배경으로, 혹은 지인들의 여행 사진 속에서 여러 번 스쳐 지나간 섬이지만 정작 나 자신은 아직 한 번도 발을 디뎌보지 못한 곳. 그래서 늘 ‘언젠가는 가야지’ 하며 마음속에만 품어 두던 이름이었다. 그런데 길벗 출판사에서 나온 무작정 따라하기 하와이 2025~26년 최신 개정판을 펼치는 순간, 그 ‘언젠가’가 어쩌면 지금 당장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져버렸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앞부분은 테마북, 뒷부분은 가이드북. 이 단순한 구조 안에 하와이를 여행하는 사람이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가, 아니 그 이상의 것들이 빼곡히 들어 있다. 먼저 테마북은 최신 여행 트렌드에 맞춰 짜여 있다. 단순히 유명한 관광지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여행자가 스스로의 취향에 따라 하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돕는다. 서핑을 예로 들면,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수준별로 찾아가야 하는 비치들이 소개되어 있다. 파도의 크기, 안전성, 접근성, 심지어 어떤 마음가짐으로 파도를 만나야 하는지까지 알려준다. 이 정도면 단순한 여행 안내서가 아니라, 누군가 바로 옆에서 손가락으로 지도와 바다를 가리키며 “여기, 이곳이 네가 원하는 곳이야”라고 속삭여주는 듯하다.




서핑뿐만 아니라, 하와이를 대표하는 다양한 액티비티들이 같은 방식으로 정리되어 있다. 스노클링, 하이킹, 요트 투어, 헬리콥터 체험까지. 단순히 ‘이런 게 있다’라는 나열이 아니라, 각 체험이 어디서 가능한지, 난이도는 어떤지, 또 어떤 풍경을 만나게 되는지를 꼼꼼히 설명한다. 음식과 술, 특히 각 섬에 흩어져 있는 테마별 바와 레스토랑도 빠짐없이 소개되어 있는데, 메뉴 추천은 물론 분위기와 지역 특색까지 담겨 있다. 하와이라는 섬의 매력을 ‘볼거리와 먹거리’라는 가장 직관적인 언어로 풀어내며 독자의 상상 속에 새로운 지도를 그려 넣는다.




각 섬의 특색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특히 감탄했다. 오아후, 마우이, 빅아일랜드, 카우아이. 이름은 익숙했지만 그 차이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책은 섬을 남과 북, 동과 서로 나누며 그 차이를 세세히 짚어준다.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지, 어느 해안이 고요한지, 또 어느 지역이 현지인들의 생활과 가장 가깝게 이어져 있는지. 여행자는 이 설명을 읽는 순간 ‘내가 어느 섬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야 할지’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게 된다. 마치 여행이 시작되기 전인데도, 내 머릿속에는 이미 일정표가 한 장씩 완성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책의 뒷부분, 가이드북은 앞의 테마북을 실제 일정 속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정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며칠 단위로 구성되어 있고, 각 일정에는 관광 스팟과 이동 동선이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지도는 단순한 삽입물이 아니라, 직접 길을 따라가며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정밀하다. 버스와 셔틀, 렌터카 같은 교통편 안내도 친절하게 포함되어 있어 여행 초보자라도 어렵지 않게 동선을 짤 수 있다. 게다가 책의 맨 뒤에는 인덱스가 있어, 수많은 관광지를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 검색으로는 도저히 한눈에 담을 수 없는 정보들이, 이 책 안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꼼꼼함이다. ‘꼼꼼하다’는 말이 이렇게 절묘하게 들어맞는 책이 또 있을까 싶다. 하와이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을 빠짐없이 체크해두었고, 여행자의 동선을 최소한의 시간 낭비로 이어지게끔 세심하게 짜두었다. 심지어 가능한 곳에서는 가격까지 적어두어, ‘얼마나 들지?’ 하는 걱정까지 미리 덜어준다. 이 책을 몇 번만 정독한다면, 가이드를 따로 두지 않아도 스스로 완벽한 여행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읽고 난 뒤 가장 큰 단점은 ‘하와이 앓이’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책장을 덮었는데 마음은 이미 바닷가 모래 위를 걷고 있다. 현실은 일정도 예산도 여의치 않아 당장은 비행기를 탈 수 없는데, 책 속 사진과 글들은 나를 자꾸만 부른다. ‘올해는 힘들어도, 내년에는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이 정도면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라, 일종의 ‘유혹의 책’이다. 아직 발을 딛지 않은 땅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을 이렇게까지 자극하는 책은 흔치 않다.꼭 간다.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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