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생의 갱년기 다이어트
전미란(전선생) 지음 / 서사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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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의숲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방암 수술 후 항호르몬제를 복용하면서 찾아온 갱년기 증상은 참 고단했다. 그래도 씩씩하게, 맛있게 먹는 게 제일 큰 건강이라고 믿으며 잘 먹어왔는데, 어느 날 대장암 진단까지 받게 되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음식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 찾아왔다. 먹는 낙이 내게 가장 큰 행복이었는데, 이제는 가족들과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하려면 식생활부터 바꿔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문제는 건강식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었다. 뭘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막막하던 그때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전선생의 갱년기 다이어트"였다. 나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책을 펼친 건 아니었다. 다만 먹거리를 조금 더 진지하게 마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을 뿐인데, 책장을 넘기다 보니 이 안에 담긴 내용은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진짜 ‘건강식’이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불면증이나 손발저림 같은 갱년기 증상이 조금은 가벼워질 것 같았고, 무엇보다 내 대장의 안녕까지 책임져줄 것 같은 든든함이 느껴졌다.




프롤로그에 적힌 작가의 문장은 많은 갱년기 여성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다. "갱년기는 아픈 거예요." 그 한 문장이 나를 단숨에 위로했다. 나이듦을 탓하며, 내 게으름 때문이라며 죄책감을 느끼고, 가족들에게 미안해서 아프다고 말도 못했던 증상들. 그 모든 것이 ‘식이요법으로 나아질 수 있다’는 작가의 목소리를 통해 조금은 가벼워졌다. 단순한 문장이었지만, 이미 한 뼘은 치료가 시작된 듯한 기분이었다.


책 속에는 무려 97가지의 레시피가 담겨 있다. 그중 생선 요리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이 채소 베이스다. 하지만 이 책은 채소만 먹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채소도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걸 간결하고 알기 쉽게 알려준다. 샐러드와 나물 정도밖에 생각하지 못했던 나에게, 책 속 레시피는 눈이 번쩍 뜨이는 새로운 방법들이었다. 단순히 건강을 위한 식단이 아니라, 맛과 즐거움까지 챙길 수 있는 요리라서 오히려 설레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전해주는 건 ‘먹는 일은 여전히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병을 겪으며 먹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혹은 두려워했던 내게, 여전히 식탁 앞에서 웃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셈이다. 음식은 단순히 영양을 넘어서 마음까지 돌본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앞으로의 길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전선생의 갱년기 다이어트"는 나 같은 이들에게 ‘이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채소를 조금 더 친근하게 마주하고, 매일의 밥상에서 몸을 돌보는 습관을 만들어가다 보면, 아픔 속에서도 삶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단순한 레시피 모음이 아닌, 새로운 삶의 안내서라고 부르고 싶다. 갱년기를 지나며 건강과 행복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꼭 한 번 펼쳐보기를 권한다. 작은 한 끼가, 결국 큰 위로와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이 책이 보여준다.


"전선생 갱년기 다이어트" 중 첫 도전요리


간단한 레시피를 따라하면,

"들깻가루오이샐러드"



너무 상큼하고, 너무 고소한데, 너무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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