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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쉽게 성공하는 인스타그램 마케팅
황규진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에서 제공해준 책을 재미있게 읽고 느낀 점을 정리한 글입니다.>
지금까지의 나는 인스타그램을 단지 지인들과 안부를 나누기 위한 플랫폼쯤으로만 여겼다. 음식 사진이나 여행지 인증샷, 조금은 과시적인 소비 문화의 이미지들로 가득한 공간. 셀럽처럼 예쁘고 잘나고 끼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며, 그들과는 거리를 둔 조용한 ‘인플루언서 청정지역’에 살고 있었다. 안전하고 평화롭지만, 어딘가 좀 심심하고 단조로운 디지털 생활이었다. 나에게 인스타그램은 그냥 디지털 명함이자, 소셜 의무감을 충족시키는 도구일 뿐이었다.

하지만 서평 활동을 시작하면서, 모든 게 조금씩 달라졌다. '북스타그램'이라는 태그를 달고 새로운 계정을 하나 만들었고, 그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진짜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올린 짧은 글귀 하나, 손글씨가 담긴 독서노트, 리뷰 속 진심 어린 문장들. 전에는 그냥 스쳐 지나갔던 하트 하나, 댓글 하나가 누군가의 일상과 연결된다는 걸 깨달았다. 뻔한 쇼핑과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같은 취향과 언어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작은 행성처럼 느껴졌다. 가볍지만 따뜻한 연결, 깊진 않지만 지속 가능한 소통. 나는 점점 이 플랫폼이 가진 가능성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일상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 변화는 인스타그램을 '하는' 방식에서 '알고 싶은' 대상으로 바꾸어 놓았다. 단순히 예쁘게 찍고, 좋아요를 받는 게 목적이 아니라, 콘텐츠를 만들고 나를 표현하고, 누군가와 교감하며 성장하는 도구로서 인스타그램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침 ‘인스타툰’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고, 그러다 보니 ‘이제는 진짜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첫걸음으로 선택한 책이 바로 황규진 작가의 "아무나 쉽게 성공하는 인스타그램 마케팅"이었다

처음엔 제목이 약간 의심스러웠다. "아무나 성공한다고?" 성공이 그렇게 쉬운 거라면 세상에 실패는 없지 않을까. 그런데 책을 펼쳐보는 순간 그 의심은 곧 확신으로 바뀌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아무나’란, 단순한 대중이 아니라, 아직은 잘 모르지만 무엇이든 배워가며 성실하게 해보려는 사람들이었다. 경험이 부족해도 꾸준히 기록하고, 정성껏 다듬고, 관계에 귀 기울이며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이들을 위한 책. ‘성공’이란 말도 팔로워 수나 좋아요 숫자에 국한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에게 잘 전하는 것으로 재정의되고 있었다.
책의 구성은 마치 친절한 인스타그램 과외수업 같았다. 앱을 처음 켤 때 어떤 프로필 사진을 고를지, 이름과 아이디는 어떻게 정할지부터 시작해, 피드 구성의 방향, 해시태그의 전략적 사용법, 스토리와 릴스의 활용, 그리고 인사이트를 통한 분석까지 — 초보자라면 누구나 막막해할 만한 요소들을 아주 구체적이고도 쉽게 설명해준다. 특히 좋았던 건 "너도 할 수 있다"는 식의 낙관적인 격려가 아니라, "이런 방식이면 누구든지 해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안내와 논리적인 설득이었다. 막연한 동기부여가 아니라 실제적인 ‘도구’가 되는 책.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며 나는 내 인스타그램 계정이 단순한 취미기록장을 넘어, 콘텐츠 실험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스타툰이라는 포맷도 단순한 그림과 글의 조합이 아니라, 내 세계를 설명하고, 누구와도 나눌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가능성을 ‘감’이 아니라 ‘기술’로 보여준다. 감성만으로 버티기 어려운 콘텐츠 시장에서, 꾸준함과 전략을 갖춘 크리에이터가 되어가는 방법을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만약 지금 당신이 팔로워 70명, 그중 절반은 지인이고 나머지 절반은 친구의 친구거나 눈에 익은 사람들뿐이라면, 그리고 그들과 안부를 나누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쓴다면, 이 책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 그 이야기를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이와 나누고 싶고, 그 과정에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은 꽤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결국 SNS는 ‘잘 보이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잘 표현하기 위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아무나 쉽게 성공하는 인스타그램 마케팅"은 그 표현의 기술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어쩌면 우리는 여전히 ‘성공’이라는 단어 앞에 주춤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당신의 방식대로 꾸준히 보여준다면 그것이 곧 성공이다.
그 말이, 오늘 내게는 꽤나 큰 용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