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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드디어 만나는 북유럽 동화 - 노르웨이부터 아이슬란드까지 신비롭고 환상적인 북유럽 동화 32편 ㅣ 드디어 시리즈 6
페테르 크리스텐 아스비에른센 지음, 카이 닐센 그림,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은 솔직 후기입니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책을 읽었다. '드디어 만나는 북유럽 동화'.
제목부터 참 정겹다. 행여나 구겨질까 너무 예쁜 책 표지를 살며시 넘겨보면 “아… 동화란 이런 거였지” 하고 한숨처럼 새어 나왔다.
오래간만에 만나보는 동화는 신선하다.


어릴 적을 생각하면 사실 동화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다.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어서야 책을 제법 읽기 시작했는데, 그땐 이미 동화는 조금 유치하게 느껴졌던 것도 같다.
하지만 오늘, '드디어 만나는 북유럽 동화'를 읽으며 깨달았다.
내가 동화를 몰랐구나, 아니… 동화를 다시 읽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보면 비로소 동화의 깊이를 조금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책은 총 32편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데, 한꺼번에 후루룩 넘기기보다 하나하나 천천히 음미하고 싶어진다. 마치 비 오는 날 창가에서 조용히 커피 한 잔과 함께, 한 편씩 아껴가며 읽고 싶은 기분. 가볍게 시작했지만, 읽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느낌이 든다.
누가 나쁘고 누가 착하다를 굳이 구분하지 않고, 그저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삶의 한 조각을 툭 내어주는 기분.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읽고 나면 괜히 혼자서 흐뭇해지고, 내 안의 뭔가가 조용히 정돈되는 느낌. 그게 참 좋았다.


무엇보다 이 책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건,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카이 닐센(Kay Nielsen)의 일러스트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일러스트가 다했다.
예전부터 카이 닐센의 삽화를 참 좋아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림이 등장할 때마다, 이야기가 다섯 배쯤 재미있어지는 느낌, 마치 활자로만 존재하던 이야기에 순결이 불어넣어지는 마법 같은 느낌이다.
그림 하나만으로도 그 장면이 머릿속에 뚜렷이 그려지고, 마치 애니메이션처럼 장면들이 생생히 펼쳐진다.
굳이 정리하자면, 이 책은 동화의 ‘기본기’를 아주 잘 보여주는 책이다. 왕주와 공주가 나오고 마법사와 욕심 많은 형제들이 등장한다. 거기에 북유럽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말없이 건네는 따스함, 그리고 카이 닐센의 황홀한 일러스트.
오랜만에 동화라는 단어가 주는 따뜻함을 다시 느낄 수 있다.
아마도 '드디어 만나는 북유럽 동화'는 한동안 내 책상 위를 지켜줄 것 같다. 좋아하는 시집처럼 하루 한 편씩, 혹은 마음이 무거운 날 한 편씩 꺼내 읽고 싶은 그런 책, 이 책을 만나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