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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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운명을 어떻게 바라보며 살아야 할지 그 대답을 내놓는 아름다운 소설이다.

책 정식 출간 전, 원고만 공개했는데도 17개국에 판권이 선 판매되었고, 정식으로 출간한 뒤에는 총 34개국에 수출되었다고 한다.

엄청난 인기를 불러모은 이 책은,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2023년 아마존 올해의 데뷔작 자리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타임스, 가디언 등 다수의 매체에서 추천도서로 선정됐으며 영화화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나’는 없고, ‘남들이 바라는’ 모습으로만 살아온 17살 소녀 ‘토리’가 주인공이다.

어느날 우연히 만난 ‘윌’과 사랑에 빠진 ‘토리’.

그들의 사랑을 가로막는 것은, ‘윌’의 출신이었다.

인디언인 ‘윌’은 마을에서 환영받지 못했고,

시대적인 상황과 사람들의 편견에 휩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흐르는 강물처럼’ 살겠다는 윌.

이방인 윌과의 사랑을 통해

토리는 애정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인디언 ‘윌’은 토리의 인생에서

단 한 번도 만나본적 없는 유형의 인간이었다.

토리는 자연으로부터 끈질긴 생명력과 회복력을 배웠다.

사랑하는 윌을 잃게 만든 동생으로부터, 마을로부터 도망쳐 자연이 주는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며 홀로 아들을 출산한 토리는 더 이상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 ‘토리’가 아니었다.


토리는 윌과 헤어집니다.

물론, 원해서 헤어진 것은 아닙니다.

윌을 끔찍하게 살해한 범인이 누구인지도 알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좌절한 것도 잠시.

뱃속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산으로 도망칩니다.

이건, 도망일까요?

살기위한 몸부림일까요?


아이를 살리기 위한 몸부림도 잠시였습니다.

토리는 거대한 현실이라는 벽에 가로막혔습니다.

자신은 줄 수 없는 것을 가진 다른 신혼부부를 목격했습니다.

쫄쫄 굶은채 죽어가고 있는 아이와 달리 양껏 아기를 먹이고 있는 한 어머니를 보게됩니다.

빅토리아는 또 다시 선택합니다.

아이를 살리기로요.


그렇게 사랑하는 아이를 다른 부부의 차에 몰래 두고 도망칩니다.

모든 걸 잃은 빅토리아는 다시 고향, 아이올라에 돌아옵니다.

빅토리아에게 아이올라는 어떤 의미일까요?

다시 만난 가족은 붕괴되어 있었습니다.

아버지마저 병으로 죽게되고, 빅토리아에게는 복숭아밭만이 남았습니다.



복숭아밭 마저도 서부개척을 위해 저수지를 만들 게 되면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빅토리아는 땅을 팔기로 결심하고,

복숭아 나무를 이식할 계획을 세웁니다.

아이올라의 집과 복숭아 나무는 빅토리아에게 마지막 남은 과거의 기억일 것입니다.

Q. 그런데 어째서 과거의 기억을 떠나려했을까요?


수없이 많이 부서진 빅토리아는 마침내 강해졌습니다.

부서지고 부서져도 다시 시작할 수 없는 회복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빅토리아의 삶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자연처럼 살 수 있다면 살면서 진실로 두려워할 것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용기와 희망인 것 같습니다.

자연처럼 살 수 있느냐?

이것은 우리의 몫이겠지만요.

그는 좀처럼 미래를 생각하는 일이 없었고, 과거를 돌이키는 일은 그보다도 없었으며, 후회도 아쉬움도 없이 오로지 현재의 순간만을 두 손에 소중히 담고서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경탄하는 사람이었다.

본질을 제외한 모든 것을 비운 삶이야말로 참된 삶이라는 사실을, 그런 수준에 도달하면 삶을 지속하겠다는 마음 외에 그다지 중요한 게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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