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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있습니다 - 때론 솔직하게 때론 삐딱하게 사노 요코의 일상탐구
사노 요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월
평점 :
[서평]문제가 있습니다-사노요코
중국 여행으로 들뜬나머지 책읽기에 너무 소홀해진 것 같아서,
집 앞 카페에 나가서 책을 읽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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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다큐멘터리에서 한국인이 책을 많이 않읽는 이유가
책이 두껍고 크기 때문이라고 하였는데
"문제가 있습니다"책은 작은데 귀엽고 가볍다.
핸드백이나 가방에 쏙 넣어서 가지고 나가서
어디서든 펼쳐보기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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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진지한 책이면 집중이 안될 만도 한데,
읽다 보면 블랙홀에 빠져들듯
책이 술술 넘어간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막힘없이 넘어가는 책이여서
기뻤다.
책 표지에서 부터 일본의 느낌이 충~만하다.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하여 쓰여진 책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특유의 문장 끊킴이 좋다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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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좋아서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책이 아닌 소설책을 읽으면서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은 또 처음이다.
특히, '가루지와'라는 곳에 간 '사노요코'를 보며
그곳은 풀숲에 뒤덮힌 곳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보고 싶었다.
사노요코라는 인물이 나와 굉장히 닮았다고 생각한다.
덤벙덤벙 거리는 것도,
약맛을 좋아하는 것도
그리고 그녀의 소소한 생각까지도....
그녀는 내가 동경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나잇값 못하는 인생.
철들지 않은 인생.
자신의 본분은 다 하면서 나이에 발목 잡히지 않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마지막을 보기위해 콘서트를 가고
빨간 오버코트와 빨간 모자를 쓸 줄 아는
멋있는 어른이였다.
그녀는 이미 생을 마감했지만,
만약 비슷한 해에 태어났다면 친구가 되었으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 부분이다.
중간중간 다음 장을 시작할때 이렇게 작고 짧은 글귀들이 있었는데
책 내용도 좋지만
이런 짧은 글귀들이 더욱더 공감 갔던 것 같다.
"당신은 무슨 볼일이 있어 이 세상에 왔나요?
살아 있기 위해 왔지요?
나는 아무 볼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죽고 싶지는 않습니다.
윤기 흐르는 밥알도
깡통 냄새 나는 통조림 복숭아도 더 먹고 싶거든요."
"산다는 건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
그러니 걱정일랑 하지 말고
오늘도 느긋하고 박력있게"
"죽을 때 이루지 못한 일이 있다고 생각되면
원통할 것이다.
짧은 일생이리라.
하지만 빈둥빈둥 느긋하게 산 사람은
죽을 때 '아, 충분히 살았다'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따금 친구가 빨랑빨랑 해치워, 빨랑빨랑 하고
재촉한다.
친구야 빨랑빨랑 일하면 나는 부자가 돼.
죽을 때 돈이 남아있으면 어떡해?
아깝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