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을 그리는 고흐 - 큐레이터와 함께 하는 미술체험여행
오현미.강시정 지음 / 블로그북봄날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고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을 대하는 두 분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 마음이 훈훈해지고, 열정 가득한 선생님이 직접 그림을 여기저기 짚어 가며 똑똑 부러지게 설명해주시는 걸 보고 있는 듯 가슴이 벅차오르더군요.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서는 나도 이제 고흐와 그의 그림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 정도로 뿌듯했어요.
사실 그림을 보면 늘 막막했어요. 특히 명화라는 그림을 보면, 혹은 이름 있는 화가들의 그림을 보면 이게 왜 칭송을 받나 유심히 보고 있지만 어디를 어떻게 봐야할 지 모르는 그런 상태고, 좋다 싶어서 고개를 주억이지만 그냥 그럴 뿐 감동까지는 못 느끼는 그런 상태로 머릿속에 기억 한 장 추가하는 정도였어요. 그래서 사실은 중고등학교 때 음악, 미술 선생님들이 원망스럽죠. 성적에 들어간다고 팜플렛 모으기는 열심히 했던 것 같은데 정작 감상이라는 걸 어떻게 하는지는 배운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나이 마흔이 넘어서, 이제야 이렇게 아이들 보라고 산 책을 가지고 그림 보는 법을 배우는군요.
많이 아프고 슬펐던 고흐의 삶,
예전에는 그냥 친구와의 말다툼 끝에 제 귓불을 잘라버린 괴팍한 화가로만 알고 있었죠. 힘들게 일하지만 정직하게 살아가는 광부와 농부와 미술재료를 팔던 탕기 영감 같은 이웃들을 존경하고 존중했던 고흐의 따뜻한 마음도 모르고, 고달프고 외로웠던 삶 속에서 친구 하나 옆에 두지 못하고 말다툼 끝에 그마저 떠나보내야 했던 자신에 대한 후회와 적막감에, 환청에 시달릴 정도로 번민했던 그의 아픔도 모르고.
고흐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아마 다른 책에서도 읽었을 터이지요. 그런데 지금에야 이렇게 가슴이 먹먹한 것은 아마 이 책을 쓴 선생님들의 고흐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절절하기 때문이겠지요. 선생님들은 아마도 마음결이 고운 분들이겠지요.
안 망했구나. 다행이다.
사실은 이 책 뒷갈피에 나와 있는 펴낸이를 잘 알지요.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책 만드는 일을 시작한다기에, 그 어렵다는 출판일을 어찌 하려나, 힘은 못되어 주고 걱정만 하고 있었는데, 참 좋은 분들을 만나 이렇게 실한 놈을 세상에 내어 놓네요. 지난번에 펴낸 <빛을 그리는 모네>는 조금 부족하다 싶었는데 이제 내공이 많이 쌓였나 봅니다.
세상에 태어날 가치가 없는 목숨은 없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만들어지지 않아도 될 인간의 노작들은 많습니다. 이 출판사가 앞으로 펴내는 모든 책들도 그로 인해 세상을 더 풍요롭게 하는 그런 책들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