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깨우는 아침 공부의 기적 - 등교 전 1시간에 주목하라!
김민주(미쉘) 지음 / 한빛라이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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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족으로 살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자영업을 하시는 부모님의 생활패턴에 맞춰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어요.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야간자율학습, 대학교 때는 과외, 회사에 다닐 때는 야근을 하느라 밤늦은 시간에 집에 오게 되었습니다. 내 시간 없이 하루를 마감하기에는 억울한 마음이 들어, 취침 시간을 늦췄습니다. 나 없이 사라진 하루에 대한 보상 심리였던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밤시간은 꿀같이 달콤했어요. 다음날 기상 시간은 당연히 늦춰졌습니다. 지각은 면해야 했으니 피곤한 얼굴로 인상을 구기고 일어났습니다. 애벌레처럼 허물을 벗고 나와 최소한의 것들을 하고 지하철에 앉아 꾸벅꾸벅 졸며 출근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밥을 후다닥 먹어 치우고 책상에 앉아 부족한 잠을 채웠습니다.


미라클 모닝은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한 번도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으니 새벽기상은 딴 세상 이야기였습니다. 그런 일은 성공한 CEO들에게나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결혼,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는 내 시간이 통으로 사라져 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시간 활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 집안일이나 육아가 하루 종일 끊임없이 이어지기는 했지만, 중간중간 비는 시간이 분명히 존재했으니까요. 다만 나만의 시간은 따로 떼어놓을 수 없더라고요. 집중할 만하면 어김없이 뭔가 다른 일이 생겨서 치고 들어와요. 규칙적인 스케줄로 진행되는 식사, 청소, 빨래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양가의 대소사, 자잘하게 챙겨야 하는 잡무 등은 예고하지 않고 불쑥 찾아왔습니다. 나만의 시간은 온전히 확보될 수 없는 것이었고, 언제든지 방해받을 수 있었습니다. 내 안에 채워지는 것 없이 비워지는 느낌은 우울함으로 이어졌습니다. 엄마의 저조한 기분은 아이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엄마의 기분에 민감하더라고요.


"'주저앉아 푸념만 할 것인가,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한참 고민했습니다. _p. 019"


자투리 시간 말고 나만을 위해 따로 분리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사방이 막힌 것 같았던 그때, 새벽 기상을 하는 사람들이 다시 눈에 띄었습니다. 숨이 트이는 것 같았습니다. 기업의 간부가 아니더라도, 나처럼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도 새벽을 살 수 있더라고요.


그들의 모습은 이러했습니다. 까만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합니다. 책상에 앉아 차도 마시고 책을 읽으며 담소를 나눕니다. 각자 글쓰기나 공부를 하고 있으면, 베란다 창밖으로는 아침 해가 떠오릅니다. 그들의 새벽 풍경은 여유롭고 우아한 그림처럼 남아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나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부러움이 몰려왔습니다. 다행히 돈이 없어도 갖춰놓은 것들이 없어도, 나도 따라 할 수 있는 부러움이었습니다. 책상이랑 알람 시계, 펜과 종이, 책 몇 권과 커피 정도가 준비되면 되었어요. 그렇게 유튜브 <미쉘TV> <MMStudy> 구독을 시작했고, 네이버 카페 <미자모>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나 이렇게 잘났다!' 자랑이 아니라 '해보니까 좋아요. 좋으니까 같이 해요!' 나눔의 마음이 느껴졌어요. 그 나눔의 마음은 질투가 아니라 부러움을 일으켰고, 부러우니까 지는 게 아니라 부러우니까 따라 하게 되었어요.


"내면의 나와 만나는 시간 동안 억울하고 사람들에게서 상처받은 마음도 치유되는 기분이었고, 자기혐오와 죄책감에서도 조금 자유로워졌어요. 나와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너그러워진 마음이 들기도 했고요. 드디어 저도 아침이 주는 선물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거죠. _p. 019"


위로(?)가 되는 것은 저자 또한 저녁형 인간에 가깝다고 고백해 준 것입니다. 그녀는 완벽을 말하지 않아요. '내가 옳다, 나를 따르라' 아니라 오히려 부족한 것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SNS 속 완벽하고 빛나는 찰나, 그 순간만을 노출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는 필터를 거치지 않은 원본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저도 용기가 생겼어요. 뇌를 깨우는 아침 공부의 기적에 도전하고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진행형의 실수나 실패를 말할 수 있는 용기는 높은 자존감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침 공부를 함께 잘할 수 있었던 이유도 어쩌면 잠 많고 게으른 엄마임을 아이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고, 부족함을 인정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_p. 052"




제가 아침 공부에 대해서 가장 오해했던 것은 수면시간의 부족에 관한 것이었어요. 잠이 보약이라던데 자칫 잠을 줄였다가 건강을 해치면 큰일이니까요. 잠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수면 시간대를 앞으로 옮기는 것이더라고요. 일찍 잠드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다음 날을 기대해 보니 가능했어요. 일찍 자려면 저녁 식사 시간도 늦지 않아야 했습니다.


"일찍 일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일찍 잠드는 것입니다. _p. 054"


드디어 새벽 다섯 시 일어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일찍 일어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너무 행복했습니다. 다들 해도 나는 못 할 줄 알았거든요. 모두 잠든 새벽 혼자 일어나, 커피와 과자 에이스를 세팅하고 책상에 앉았는데 기분이 어찌나 좋던지요. '나도 할 수 있다.' 이미 성공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하루가 두 배가 된 것만 같았어요.


저자는 육아, 작가, 유튜버, 사업 등 몸이 여러 개인 것처럼 놀랍도록 많은 일을 해내고 있는데,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그 비법이 궁금했어요. 그녀는 직접 쓰고 있는 시간 관리 노하우 11가지를 공개합니다. to do list 작성도 좋았지만 not to do list에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하지 않아야 할 일'을 피해야 진짜 '할 일'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가상 데드라인 정하기'도 중요한 전략일 것 같습니다.




저자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동안은 아침형 인간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말합니다. 맞아요, 모든 준비를 마치고 여유롭게 등교했던 날과, 지각하지 않으려고 다급하게 하루를 시작한 날은 분명히 시작부터 그 기분이 달랐어요. 종소리에 맞춰서 헐레벌떡 자기 자리를 찾아 앉는 것보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여유롭게 교실에 앉아있는 모습이 훨씬 좋죠. 결국 저도 아이도 함께 바뀌어야 했습니다.


"공부도 하고, 독서도 하고,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여유로운 아침 식사를 즐긴 후 등교하기를 원한다면 아침형 인간으로서의 삶을 추천합니다. 분명 여유로운 집안 분위기를 체감하실 거예요. _p. 040"


아이에게도 아침 공부를 권하고 싶었는데 일부러 깨우지는 않았습니다. 엄마가 억지로 깨운 새벽이 기분 좋을 리 없을 테니까요. 책 속에 '절인 배추'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깊이 공감했어요. 김치를 담글 때 시어머님께서 상의 없이 보내신 '절인 배추'와 내가 하고 싶어서 산 '총각무'를 대하는 마음은 다를 수 밖에 없으니까요.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관찰하는 자세와 아이와의 끊임없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_p. 070"


저자는 '이래라저래라 대화법'이 아니라 '아이에게 물어보는 화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책에는 그녀가 실제로 아이와 나눴던 대화가 예시로 나와 있습니다.


엄마: 운동장에서는 어떤 친구가 멋져 보여?

아이: 운동 잘하는 친구요.

엄마: 음악실에서는 어떤 친구가 멋져 보여?

아이: 노래 잘하는 친구요, 피아노 잘 치는 친구요.

엄마: 교실에서는 어떤 친구가 멋져 보여?

아이: 공부 잘하는 친구요.

엄마: 너는 어떤 친구가 되고 싶어?

_p. 220

신기하게도 이런 질문들이 아이들에게는 잘 먹히더라고요. 핵심은 엄마가 물어보고,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서 자기 입으로 직접 말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잔소리하지 않고도 전하고 싶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더라고요. '아이에게 물어보는 화법'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잘 써먹고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바른말을 할 때 아이들은 이를 잔소리로 들을 확률이 높아요, 하지만 아이가 직접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면 그때는 더는 잔소리로 받아들이지 않아요. _p. 104"


저자는 또한 '오전에 할 공부를 다 하고 방과 후 신나게 놀자' 이런 식으로 아이들을 설득했다고 해요. 이것도 따라 해봤는데 정말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뭐든 마음이 급하면 스트레스가 쌓이지만, 미리 해놓으면 긍정적인 에너지가 쌓이는 것 같아요.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니 아침에 해놓으면 할 일을 끝냈다는 생각에 홀가분합니다. _ p.165"


할 일을 끝내고 난 후의 상쾌하고 개운한 기분을 초등 저학년 아이도 분명히 구별하고 표현하더라고요. 이렇게 작은 성공의 경험들을 자주 경험할 수 있게 유도하고 있습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면 환경조성도 필요해요. '일조량, 빛 공해 차단, 온습도, 침구 관리, 전자기기 관리' 등의 방법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부러운 모습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라 그만큼 노력해야 가능한 일임을 알 수 있었어요. 책상, 침대, 특히 정리와 청소에 관한 언급은 많이 찔렸습니다. 저에게는 정돈된 집이 여전히 큰 숙제인데, 또 열심히 따라 해봐야죠.




아침의 기적을 시작하고 그 힘으로 하루를 성공할 수 있는 '뇌 속이기, 작은 성공 경험 쌓기, 공부에 긍정적인 이미지 심어주기, 자기 인정 키우는 법' 등도 이야기합니다.


마지막 장에는 4주간 아침 공부 루틴 만들기에 대한 단계별 설명이 나와 있습니다. '전교 1등'을 하고,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수상한 아이가 어렸을때부터 엄마와 어떻게 스케줄표를 짰는지 그 과정을 알 수 있어 참고하기 좋았어요.




성적이라는 결과도 부럽지만, 아이가 새벽에 스스로 일어나 야무지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근사하죠. 책은 저자가 4년간 아이들과 함께 아침 공부를 실행하고 깨달았던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성공담은 자랑으로 이어지기 쉬워요. 그래서 어떤 자기 계발서는 거부감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자랑하지 않고 공유합니다. 그것도 해볼 만한 것들로만요. 잘 안 보려고 하지만, 어쩌다 SNS에서 넘사벽 세상 속 사람들의 완벽한 모습을 보면 허탈해지거든요. 나는 애초에 따라 하는 게 불가능하니까요. 저자의 글은 휘황찬란하지 않지만, 오히려 일상과 닮아있어 바로 시작하고 실천할 수 있게 해줘요. 기적은 평범한 것이더라고요.


어차피 확실한 미래란 없으므로 미래에 대한 '생각'은 접고 당장 '실행'할 것을 권유합니다.


"'우리 아이들 미래는 어쩌지?' 하는 고민과 걱정은 접어두고 '일단 오늘 하루를 잘 살아보자!' '뭐라도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행하는 데에 시간을 쏟는 게 더 현명해요_p. 162"


아침 공부를 시작했지만, 밤늦게 시작하는 아시안컵 축구 경기 때문에 다시 삐걱거립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중요한 경기를 포기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어요. 이럴 때는 "변수 앞에 느긋해지기"를 펴서 잠깐의 실패에 좌절 금지, 마음의 여유도 챙겨봅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늦잠 쿠폰'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평생 프로젝트라 생각하면, 하루 이틀 삐끗한다고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될 거예요. _p. 121"


알았지만 불가능이라 여겼던 '아침 공부의 기적'을 시작해서 현실의 내 삶으로 데려올 수 있었어요. 여전히 늦잠 자는 날이 많지만, 그것 때문에 포기하고 실패라고 부르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예전보다 나아졌고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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