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50만 부 기념 우리들 에디션) - 공부에 지친 청소년들을 위한 힐링 에세이
박성혁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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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게 된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이다. 몇 년 전 읽고 그 감동이 너무 커서 아이에게도 권했었는데 반응이 없다가 이제 50만 부 기념 에디션으로 눈에 띄는 곳에 두니 알아서 펼쳐서 읽는다. 아마 당시는 이 책을 읽기에 아이의 나이가 너무 어렸었던 것 같다. 예비 중학생이 되고,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는 청소년기가 시작되었는지, 먼저 찾아서 빠져 읽는다.

책에서 새삼 가슴을 먹먹하게 한 부분은 에필로그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박성혁 군은 열다섯 살까지 잉여짓으로 시간을 줄줄 흘려보내고 있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이셨던 故 심재근 선생님은 그에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넘치게 믿음을 부어주셨는데, 그분의 가르침은 박성혁 군에게 공부의 재미를 깨닫게 했고, 그의 삶을 통째로 바꾸어 놓았다.

내가 대학교 때 항상 밥을 사주시던 선배가 있다. 만날 얻어먹기 민망해서 한 번이라도 밥을 사려고 하면, 나 말고 후배에게 대신 밥을 사주라며 웃어주던 선배이다. 그 가르침대로 선배님께 얻어먹은 밥을 후배에게 사주게 되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받은 사랑은 흘러가게 되는 것 같다. 박성혁 군은 선생님께 배운대로 '다른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는 사명선언에 따라 누군가의 인생에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준비했다 고백한다.

이 책 속에는 스터디 플래너에 쓰거나 책상 앞에 붙여놓기 좋은 명언이 가득하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마음이 흔들리고 어지러울 때 반복해서 읽기 좋다. 별 것 없어 보이는 일상을 기적으로 만들고 싶은 열정을 부어주고 공부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 이미 늦었다고 자포자기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이 길의 끝에 넌 세상에서 가장 환하게 웃게 될 거야" 위로한다.



마흔이 넘어서 결심한 공부에도 여전히 각종 핑계는 다양하고도 합리적이다. 밥하고 빨래하느라 바빠서, 아이 공부를 봐줘야 해서, 집안 대소사가 많아서, 기억력이 감퇴해서, 체력이 나빠져서 공부를 할 수 없다. 내 안에 공부할 마음이 없음을 인정하지 않고 공부가 안되는 원인을 외부로 돌린다.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환경을 탓하기 시작하면 일단 나는 책임에서 배제되기 때문이다.

일곱 살 아이도 항상 바쁘다고 말한다. 아이들도 공부할 수 없는 이유가 수백 가지일 것이다.

"공부는 조건으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겁니다. _p.264"

​​

원인는 다양했으나 문제는 한 가지였다. 바로 '공부할 마음'이 없었다는 것. 이 책 속에서 공부 비법이나 특별한 노하우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_구상, <꽃자리>

공부는 해 봤자 써먹을 데가 없다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통해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큰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해줄 수 있다. 쉽지 않은 세상을 살아갈 힘이다. 모든 과목에는 배울 만한 마땅한 이유가 있다.

국어 : "나는 딱 내가 아는 단어 내에서만 생각할 수 있다. _p.119"

영어 : "언어를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내 생각을 빠르고 정확하게 정돈할 수 있다. _p.121"

수학 : "정신력을 갈고닦는 데 수학만큼 좋은 것은 없다. 우리는 수학을 통해 보다 현명해진다. _p.119"

[공부하는 동안 얻게 되는 능력]

열정, 도전정신, 적극성, 책임감, 추진력, 자기설득능력, 의지력, 자기이해, 성찰력, 준비성, 판단력, 참을성, 체계성, 탐구력, 통찰력, 지적욕구, 집중력, 뚝심, 호기심, 기억력, 이해력, 부지런함, 성실함, 성취감, 추리력, 비판력, 사고능력, 문제해결력, 오기, 끈기, 감정조절능력, 회복탄성력, 시간관리능력, 체력관리능력, 자신감, 자존감, 목표달성능력, 창조성, 독창성

[공부하는 동안 도려내는 잘못된 태도]

게으름, 나태함, 망설임, 자만심, 포기, 걱정, 근심, 귀찮음, 편견, 의지박약, 두려움, 열등감, 좌절감, 분노, 허영심, 조급함, 감정기복, 자기합리화, 시간 낭비, 불평불만



학창시절 옆의 친구와 등수를 비교하면서 초조하게 하는 공부는 불행이었다. 반면에 나이가 들어서 천천히 부담없이 하는 공부는 진짜 재밌어진다. 내 마음을 성장시키고 나를 완성해가는 일, 공부의 진짜 의미를 알 수 있게 된다. 스무 살이 넘어 느끼는 재미는 빨리 흘러가는 시간에서 나온다고 한다. 즉 몰입하고 집중했을 때의 시간이다. 공부가 진짜 재밌어질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등수나 등급에 집착하면 집착할수록 의욕이 솟아오르기보다는 끊임없이 잡념이 시달릴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내 목표에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까지도 포함되니까요. 결국 내 마음을 '지금, 여기'에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고, 등수나 등급 역시 오히려 떨어져 버리고 말아요. _p.195"

내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이 아니라 내가 바꿀 수 있는 '공부하기로 한 분량'이 좋은 목표가 될 수 있다.​



아이에게 자주 들려주는 말은 공부는 감사하게 주어진 선물이며 특권이라는 사실이다. 책 속에도 학교에 갈 수 없는 에티오피아 청소년의 이야기 그리고 너무나 공부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공부할 수 없었던 잭 런던, 소피 제르맹, 프레더릭 더글러스, 이우근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축복임을 잊지 말고 이유 없이 공짜로 주어진 축복에 책임감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내가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는 순간, 내가 가진 것을 절실히 부러워하는 '또 다른 사람'이 있음을 기억하라.

_푸블릴리우스 시루스"



내 아이가 스트레스 받으며 억지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의 즐거움을 빨리 알아챌 수 있길, 그래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공부에 발목 잡히지 않고,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길, 누구나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백날 공부 잔소리해 봤자 부모와 사이만 나빠진다. 신기한 건 책이 하는 잔소리는 듣기 좋다는 것이다. 엄마가 강요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먼저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성공이다. 이 책 속에 엄마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다 들어있다. ​

오늘 하루는 내 인생 최고의 공부하기 좋은 날이 될 것입니다.

_p.272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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