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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말 역사 용어 150 - 다지쌤이 콕 집은 초등 사회/중등 역사 필수 용어 ㅣ 뭔말 용어 200
이다지 지음, 김용길 그림 / 메가스터디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영어는 단어만 알아도 90% 이상 해결된다는 말이 있다. 역사도 용어학습이 제대로 되어 있다면 어렵지 않게 공부할 수 있다. <<뭔말 역사 용어 150>>의 저자는 역사 1타 강사 메가스터디의 이다지쌤이다. 이 책도 그녀의 강의처럼 스토리텔링으로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넘어간다.
중학교 수준의 용어가 나오기 때문에 쉽게 넘어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 분량이 적지 않고 내용도 꽤 깊어서 읽는 데 꽤 시간이 걸렸다. 역사 용어 정리이다 보니 사전처럼 겉핥기 수준으로 스치고 지나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우였다. 생각할 거리를 다양하게 던져주기 때문에 짚어보고 생각하고 정리하느라 읽는 중간중간 많이 멈추게 되었다. 짝으로 묶은 용어가 '좌' vs. '우'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짝용어들을 비교, 대조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데 180도 활짝 펼침책이어서 안 보이는 글이나 그림 없이 쫙 시원하게 펼쳐놓고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
총 150개의 핵심 단어(한국사 102개 + 세계사 48개)가 선별되어 있는데, 그녀의 선택이 탁월하다. 여러 번 들어봤지만 흐릿하게 알고 있었던 알쏭달쏭했던 용어들을 기막히게 뽑아놓았다. 신기했던 것은 관련 있는 용어를 묶어서 읽다 보니 애매함이 명확함으로 바뀌고 힘들었던 암기를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왕' vs '진흥왕' '일천즉천' vs '노비종모법' '만민 공동회' vs '관민 공동회' '십자군 전쟁' vs '백년 전쟁' 처럼 관련있는 사건, 인물, 제도 등을 묶어서 공부하다보니 흩어져 있던 조각 지식이 정돈되고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성왕' vs '진흥왕'
왼쪽 페이지에는 '성왕'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진흥왕'이 배치되어 있다. 치사하게(?) 나제동맹을 깨고 한강을 날름 다 먹어버린 진흥왕의 스토리를 알고 있다면 진흥왕의 배신으로 신라에 맞서 싸우다가 관산성 전투에서 전사한 성왕을 어렵지 않게 기억할 수 있다. 옷걸이가 있으면 옷을 걸기 쉬운 원리이다.

'의열단' vs '한인 애국단'
(그분들의 애국심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생각하면 죄송합니다.) 많이 들어봤지만 만날 헷갈리는 '의열단'과 '한인 애국단'이다. 각각 1919년과 1931년 조직된 연도의 차이를 인식하고, 김원봉 선생님과 김구 선생님이 조직했다는 점, 관련 사건으로 '조선 총독부에 폭탄 투척, 종로 경찰서에 폭탄 투척, 동양 척식 주식회사에 폭탄 투척' 그리고 '이봉창 의사, 윤봉길 의사'를 기억해서 이미지로 연관시키니 신기하게 잘 구별이 되었다.

혼자서 의정부가 아니라 의정부역에서 기다리는 잭슨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믿고 보는 이다지쌤의 연계된 묶음 용어도 대단하고 스토리텔링도 당연히 훌륭하지만, 한 판 그림 또한 대단하다. 김용길 만화가님이 그리셨다고 하는데 한 컷 한 컷 얼마나 공들여서 그리셨는지, 아이들은 그림만 봐도 까르르 웃음이 터진다. 아무리 만화라도 과하면 거북할 수 있는데, 적절한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익살스러움이 넘친다. 재미를 잡았을 뿐 아니라 한 판 이미지를 통해 직관적인 이해를 돕는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끌기에는 퀴즈만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퀴즈도 단순한 역사 사실이 아니라 일상 속 사례를 가지고 구성해서 아이들도 흥미를 갖고 주목하게 되었다. 선지는 딱 2개로, 역사적 지식이 부족한 초등 1학년도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고 고를 수 있었고 초등 6학년은 하단에 있는 단서로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서로 경쟁하면서 퀴즈를 맞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되었다. 다지쌤의 깨알 꿀팁은 선생님의 강의의 정수를 잘 뽑아 놓은 것 같다. 핵심 정리를 내 말로 표현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순서대로 읽고 생각하기만 하면 역사 핵심 용어가 머리속에 자동으로 저장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체감상으로는 몇 회 독만 해도 역사를 공부할 때 고통스러울 일은 없을 것 같다. 상단에 나와 있는 교과 연계 단원과 함께 읽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역시 역사 일타강사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초등 사회와 중등 역사를 다룬 어린이 책이지만 넓은 범위를 다루다보니 내용이 생각보다 많아서 다 읽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퀴즈부터 한자어 뜻풀이, 한 줄 요약, 스토리텔링, 삽화, 꿀팁, 핵심 정리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없는 알찬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