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유정쌤의 초등 바른 글씨 트레이닝 북 - 악필 교정 4주면 충분합니다
하유정 지음 / 한빛라이프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 사람이 그렇게 말해준 적은 없지만 스스로 악필이라고 생각하니 손글씨를 써야 할 일이 생기면 위축이 된다.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학부모 의견을 쓰는 칸이 있으면 글씨를 잘 쓰는 사람처럼 보이고 공들여 쓰지만 노력해도 티가 난다. 필적을 연구하면 기질과 성정이 나온다고 하니 글씨를 쓸 때 마음가짐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내 글씨는 왜 이럴까를 생각해 보니 국민학교 때 바른글씨 쓰기의 기초가 부족한 탓이다.



그래서 내 아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글씨를 예쁘게 쓰는 훈련을 시켜주고 싶었다. <<하유정쌤의 초등 바른 글씨 트레이닝 북>>은 이런 엄마의 마음을 무척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하유정 선생님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18년 차 초등교사이다. 매해 새로운 아이들과 만나고 학부모와 상담하기에 실용적이고 체계적인 책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글씨를 알아보기 어려우면 수행평가지에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하니 될 수 있으면 빨리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안에 들어있는 선물이 아무리 좋아도 포장지가 엉망이라면 열어보기 싫은 것처럼 아무리 좋은 글이라도 글씨가 대충이면 그 내용이 전달되지 않는다.



'책 한 권으로 글씨체가 좋아질까?' 싶지만 저자는 '4주만 꾸준히 써도 확실히 좋아져요. 제가 장담할게요' 기분 좋은 확언을 해준다. sns로 나를 드러내는 방법도 좋겠지만, 언제 언제든지 쓸 수 있는 반듯한 글씨체로 나를 표현할 수 있다면 자신감이 붙을 것 같다.


"같은 내용이라도 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글씨의 힘이야!"


아이가 글씨를 또박또박 예쁘게 쓰기 바라는 마음이야 다 같을 테지만 '글씨' 잡다 '글쓰기'까지 놓칠 수 있다. 결과물에 상관없이 아이가 애써 쓴 글씨에 칭찬해 주는 것은 기본이다. 글씨는 써야 할 글 양이 부쩍 늘어나는 3학년 때부터 무너지기 쉽다고 한다. 무작정 많이 쓰면 손만 아프다고 하니 올바른 글씨 교정방법으로 시작한다. 바른 글씨도 '조금씩, 꾸준히'가 답이다.




분량은 하루에 20분씩 4주 동안이다. 4주 트레이닝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책상에 바르게 앉는 법'과 '연필을 바르게 쥐는 법'을 가르쳐 주고, '좋은 필기구'와 '공책'을 소개한다. 요즘 초등 고학년 아이가 '샤프 카페'에 가입한 같은반 친구를 따라 샤프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이런 저런 샤프를 사서 써보고 자기에게 맞는 샤프를 찾고 있다. 저자는 글씨 연습을 위해서는 '연필'을 가장 추천하는데, 그럼에도 아이가 원한다면 0.9mm 이상의 샤프펜슬, 피그먼트처럼 볼이 없는 중성 펜도 괜찮다고 한다. 연필은 4B -> 4B -> HB의 순서로 시작하고, '스테들러 피그먼트 라이너'나 '파버카스텔 에코 피그먼트 펜'도 추천한다. 물건 살 때 결정장애로 피곤한 나에게는 구체적인 추천이 너무 좋다. '네모 공책', '줄 공책'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눈 공책'을 애정한다.




먼저 획에 꺾임이 없고 네모반듯한 고딕체를 이용해서 글씨 교정을 해본다. 고딕체에 균형이 잡히면 다른 글씨체로 변형도 훨씬 쉽다고 한다. 이것도 학습전이의 한 모습인 것 같다.




1주 차에는 낱말 바르게 쓰기를 연습한다. 1일 차, 2일 차 이런 식으로 나누어져 있어서 체계적으로 진도를 나가기 좋다. 중간중간 '글씨는 자주 써야 늘어요!' '글씨에도 기분이 있어요!'처럼 응원의 멘트들이 써 있어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다.



2주 차는 줄 공책에 문장을 쓰기 시작한다. 동화책 20권의 명문장이 수록되어 있는데 '알사탕', '만복이네 떡집'처럼 유명한 동화책 도입부 문장을 써 볼 수 있다. 엄마에게도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




3주 차는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숫자, 알파벳, 기호 바르게 쓰기를 연습한다. 요즘은 수학도 서술형 문제가 많이 나온다고 하는데, 숫자뿐 아니라 수학 기호까지 연습할 수 있어 유용했다.



4주 차는 교실 속 문장 쓰기로 '자기 소개서, 임원 선거 연설문, 독서록' 등을 미리 써볼 수 있다. 글의 종류별로 글쓰기 가이드라인이 있어 학교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18년 차 학교 선생님의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책 뒤에 카드, 엽서 쪽지, 상장 등의 부록도 귀엽다. 표지의 큐알코드를 찍으면 유튜브로 저자의 강의를 볼 수 있다.


https://youtu.be/wthEuK-Z-qs


공책을 따로 사지 않아도 책의 속지가 도화지처럼 도톰하고 글씨를 쓰기에 딱 좋은 질감이라 바로 쓸 수 있어서 좋았다. 트레이닝 북이지만 책 자체가 워낙 예쁘다. 손글씨가 지겹고 힘든 노동이 아니라 재미있고 즐거운 훈련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잘 드러나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