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슈 하이라이트 Vol.05 감염병 X, 바이러스와 인류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5
오혜진 지음 / 동아엠앤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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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중국에서 코로나가 처음 터졌을 때, 우리 나라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냥 '안타깝다' 외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고 코로나는 일상을 뒤흔들었다. 화성에 유인 우주선도 보내겠다는 시대이건만 인류는 아직도 감염병과의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과거보다 상황이 나아졌지만 하지만 감염성 질환은 여전히 전체 사망의 약 25%를 차지한다. 앞으로 다가올 감염병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코로나에 대한 갖가지 소문이 무성하고 거짓 정보에 현혹되기 쉬운 상황이다. 어떤 사람들은 코로나가 정치적인 목적으로 개발되었다는 음모론을 주장하고, 어떤 사람들은 신의 노여움이라 말한다. 이럴 때일수록 더 정확한 팩트가 필요하다.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이번에는 감염병의 역사와 코로나의 세계적 대유행, 그에 맞서는 백신과 치료제, 그리고 팬데믹 이후 인류의 질병 X에 대한 대비책이다. 최신정보와 함께 상세한 설명이 담겨있고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전문적인 내용도 빼놓지 않아서 분량이 만만치 않았지만, 시각자료가 풍성해서 페이지가 잘 넘어갔고,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을 뽑으라고 한다면 One Health 하나의 건강 개념이다. 자연환경의 건강과 동물의 건강까지도 챙겨야 하는 것은 인간의 건강도 그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는 인간의 욕심이 낳은 인재이다. 나 혼자 잘먹고 잘살자는 가능하지 않다. 코로나는 잘 사는 나라가 그렇지 못한 나라를 도와야하는 분명한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쓰레기를 줄이고, 에너지를 아껴쓰고, 야생동물을 위해 무분별한 개발을 멈추는 것은 당장은 좀 불편한 일이겠지만 이제 우리의 생존이 걸린 일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입만 열면 코로나 걱정이었지만 정작 나는 코로나를 알기 위해 무엇을 했나 싶다. 사람들을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하기 위해 감염병과 싸워온 생각보다 치열했던 과학자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Infection 01. 인류와 함께해 온 감염병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성 세균은 생각보다 극소수로 100개 미만으로 추정된다. 인간의 역사는 수많은 감염병과 함께 전개되었고, 그래서 인간의 역사를 곧 감염병의 역사라고들 한다.

[근대 이전: 세균 감염병의 시대]

14세기 페스트는 유럽 사람들에게 재앙이었다. 페스트로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페스트 대유행 이후로 유럽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위생에 대한 개념이 발전했고, 전염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공중보건이 향상되었다. 페스트 이외에도 콜레라, 매독, 결핵 등 수많은 세균 감염병이 인류를 괴롭혔다.


[20세기 이후: 감염병의 주범이 된 바이러스]

항생제 개발로 대부분의 세균성 감염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 20세기 이후, 대유행을 일으키며 인류를 괴롭히는 감염병의 주범은 주로 바이러스였다. 1918년 스페인 독감, 1957년 아시아 독감, 1968년 홍콩 독감, 2009년 신종플루까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총 네 차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며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외에도 20세기 들어 대유행을 일으키며 인간을 괴롭히고 있는 바이러스에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에볼라 바이러스 등이 있다.

​세균보다 바이러스 퇴치가 어려운 이유는 항생제와 다르게 바이러스 치료제, 즉 항 바이러스제를 만들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항생제는 하나를 개발하면 보통 여러 종류의 세균에 광범위하게 사용 가능하지만, 항 바이러스제는 몇몇 특정 바이러스에만 효과가 있다. 또 세균에 비해 돌연변이 발생률이 높고 속도도 빨라 내성이 생길 위험도 더 높다. 무엇보다 바이러스는 사람 세포에 들어가 증식하기 때문에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바이러스만 죽이는 약을 개발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지금까지 개발된 항 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는 직접 죽이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침입이나 증식단계를 억제하는 약이다.


Infection 02. 코로나 19 세계적 대유행

​21세기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주인공은 코로나 바이러스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포유류와 조류에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집단을 통칭한다. 21세기 초까지만 해도, 흔한 바이러스에 불과했던 코로나바이러스가 심한 독성과 빠른 전파력을 가진 바이러스로 진화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생명체가 자신의 유전체를 복제할 때 종종 오류가 발생해 염기서열이 다른 돌연변이가 나타난다.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돌연변이가 생긴 바이러스를 변이바이러스라고 부른다. 코로나 19 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수많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났다. 변이 바이러스의 이름은 모두 알파부터 오미크론까지 그리스의 알파벳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Infection 03. 코로나 19에 맞서는 무기, 백신과 치료제

백신은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자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다.

[패러다임의 전환, mRNA 백신]

화이자-바이온텍과 모더나는 mRNA 백신 개발에 착수해 상상하지 못한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을 만들어냈다. 획기적으로 시간을 단축시킨데에는 세계적 대유행이라는 긴급한 상황과 막대한 자금 지원 등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패러다임을 바꾼 아이디어 덕분이었다. 그동안 백신은 죽은 병원균이나 병원균을 불활성화해, 항원이 될 수 있는 병원체를 넣었다. 그런데 그 대신 항원을 만들 수 있는 설계도인 mRNA를 몸속에 넣은 것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설계도대로 스스로 항원을 생산해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mRNA 백신은 앞으로 감염병 예방에 널리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카 바이러스, 광견병 바이러스, 말라리아 바이러스 등에 대한 mRNA 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백신을 넘어 암 치료에도 연구되고 있다.


mRNA 백신 외에 한국에서 승인된 또 다른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 기반의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존슨앤존슨의 얀센 백신이 여기에 해당한다. 생물학에서 백터란 유전 물질을 인위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매개체로 사용되는 DNA 분자를 말한다. 세균이 가진 원형 DNA인 플라스미드나 바이러스 등이 벡터로 많이 쓰인다.

[후발주자, 합성 항원 백신]

앞선 백신들보다 조금 늦었지만 합성 항원 방식의 백신도 출시되었다. 항원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의 껍질이나 단백질 등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백신을 말한다. B형 간염 백신과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등이 이 방법으로 개발되어 수십 년간 사용되어 왔다. 이미 안정성이 검증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부스터 샷과 백신 불평등]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시작될 때부터 백신 공급의 불평등을 예측하고 이를 우려했지만, 격차는 계속 벌어질 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부스터 샷을 비유하자면 '이미 구명조끼가 있는 사람에게 구명조끼를 또 나눠 주자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은 구명조끼가 없어서 익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와 백신 불평등 간에는 분명한 관계가 있으며 아프리카의 백신 접종률이 높았다면 오미크론 변이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한 것은 백신의 공평한 보급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건으로, 전 세계 모든 인구가 백신을 맞아야 새로운 변이 출현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 격차는 단순한 불평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감염병의 대유행을 더 길게 만들고, 경제적 피해까지 가중시킨다. 코로나 19 대유행은 모두가 안전해야 끝날 수 있다. 부스터 샷 접종도 중요하지만, 대유행을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백신 불평등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Infection 04. 팬데믹 이후 인류는

미국은 코로나 19와 같은 세계적 대유행이 10년 이내 재발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미국 대유행 예방전략을 발표했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백신과 치료제 등 의약품을 개발하고, 감염병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보건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에릭 랜더 백악관 과학 고문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하는 미국의 대유행 예방 전략을 1960년대 후반의 달 탐사 프로그램이었단 아폴로 계획에 비유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유행의 가장 근복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노력이다. 2000년대 이후로 신종 감염병의 출현 주기가 짧아진 것은 사실 전적으로 인간 탓이다.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인간의 활동이 전염병 위험의 원인이 되고 있다. 도시화, 농지 확대로 인한 토지 개간 등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야생 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삶의 터전을 잃은 야생 동물과 사람 간의 접촉이 증가하고, 이 때문에 야생 동물에서 인간으로 질병이 옮겨질 확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유행의 환경을 인류가 스스로 만든 셈이다. 지구 온난화로 기후 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신종 감염병의 위협이 더 커지고 있다.

팬데믹 시대 가장 필요한 키워드는 One Health 하나의 건강이다. 하나의 건강은 인간의 건강이 동물의 건강, 자연환경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인간과 동물, 환경이 모두 건강해야 인류도 건강하다는 것이다. 물론 하나의 건강 개념을 실제로 구현하는 일은 아직 어렵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에게 인수공통전염병을 해결하기 위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 산림 벌채 방지와 야생 동물 규제 등에 쓰이는 비용은 연간 220억 달러에 불과하며,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는데 드는 비용 10조~20조 달러에 비교하면 배우 적은 수치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에게서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도 많이 알려주었다. 새로운 감염병의 출현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인류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사람이 안전해질 때까지는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 불평등한 백신 분배, 편견과 차별, 국가 간 경쟁과 자국 이기주의도 각자도생만으로는 대유행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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