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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닥터 K의 오싹한 의학 미스터리 1~2 세트 - 전2권 - 인간 VS 바이러스 ㅣ 닥터 K의 오싹한 의학 미스터리
애덤 케이 지음, 헨리 파커 그림, 박아람 옮김 / 윌북주니어 / 2022년 10월
평점 :
웃기는데 진심인 의사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우리 몸의 역사를 찾아 나선다. 고대 이집트부터 그리스 로마시대, 중세, 근대, 그리고 오늘날까지 질병과 싸워 온 의학의 역사를 다룬다. 따분한 건 참을 수 없는 작가가 작정하고 코믹하게 썼다.
틀에 박힌 언어 사용은 지양한다. 중세시대는 '톡톡시대'로 부르고, 히포크라테스는 '그리스의 하마 얼굴'이다. 좀 어려운 단어라는 생각이 들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글이 안 웃겼다면 미안하다 사과까지 건네는 그는 '의사'이자 '코미디언'이다.
책 전반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똥, 방귀, 푸루넬라 고모 할머니는 이 책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코믹한 요소들이다. 무거운 의학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의 웃음이 빵빵 터지다니, 이 책의 작가 '애덤 케이'만 할 수 있는 놀라운 재주인 것 같다.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하는 놀라운 표현력의 헨리 파커 그림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정말이지 글과 찰떡궁합이다.
고대 의사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의학 지식과 일치하지 않는 잘못된 가설, 신념, 지식을 믿었다. 고대 이집트 의사들은 똥이 심장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엄청난 천재, 아리스토텔레스조차 뇌는 그저 커다란 솜뭉치에 불과하다는 엉터리 이론을 주장했다. 담배와 술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 또한 최근에 밝혀졌다.
영국의 앤 여왕, 모차르트, 미국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모두 '피 뽑기 시술'을 받고 죽었다니... '이거 실화임?' 눈이 휘둥그레지는 '정신나간 치료법들'이 등장한다. 루이 14세는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똥구멍에 아몬드 우유 액체를 넣었다. 진시황은 피부 질환을 치료하려고 수은을 이용했다. 유도분만을 위해 산모에게 비둘기 똥을 바르거나, 살아 있는 닭을 잡아 흑사병에 걸린 환자의 부풀어 오른 겨드랑이에 갇다 대기도 했다.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서 뇌에 구멍을 뚫는 수술이 이루어졌다. 실제로는 효과가 없거나, 위험천만한 방법들이다.
오싹하고 살벌한 과거 의료행위의 세계. 과거 의학 기술의 부족의 단면를 엿볼 수 있다. 중세시대의 왕족에게도 행해졌던 의료행위들은 지금의 관점에서 보자면 고문과도 비슷한 매우 무지하고 잔인한 행위로 보인다. 내가 그 시대의 그 의료 행위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새삼 감사하고 안심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무지막지한 의료행위나 수많은 사람들의 사람들의 희생과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오늘날 발전된 의학이 존재한다.
세계대전 때 비약적인 의학의 발전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전쟁동안 많은 사람이 부상을 입었고 그때 개발된 수술 기법들을 오늘날까지 사용된다고 한다.
옳은 주장은 하는 용기있는 사람들에 의해 의학은 발전했다. 아기를 낳은 뒤 산후열로 세상을 떠나는 산모들. 이그나즈는 의사들이 손을 씻지 않아서 산모들이 죽었다고 주장했다. 의사들은 그의 주장에 화를 냈다. 그는 병원에서 해고됐고 결국 수용소에 갇혀 비참하게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주장은 옳았지만 사람들은 원래 자기 잘못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잘못된 의료행위와 비위생적인 의료 환경속에서 많은 환자들이 죽어갔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비록 책에서는 어처구니없는 과거 어처구니 없는 의료행위들이 만화로 코믹하게 묘사되지만 내가 그 당시 환자 입장이었다면 얼마나 끔찍했을지 몸서리가 처진다. 새삼 고도화된 현대 의학이 고맙게 느껴진다.
가끔 웃기기 위한 무리수도 보였다. 유머감각이 부족한 나에게는 그것이 책의 흐름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했지만, 아이들은 깔깔 웃으며 볼 수 있는 코믹 살벌 의학 역사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