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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파닉스 - 어느새 영어 단어가 술술 읽히는
미쉘 지음 / 다락원 / 2022년 9월
평점 :

육아서를 뒤지면서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아도 '책육아 만한 것은 없구나'하는 결론을 내렸다. 책의 중요성은 알겠다. 문제는 좋은 책이 반드시 '한글'로만 쓰여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단순히 발행되는 부수로만 따져 보아도 내가 읽고 싶은 바로 그 책이 '영어'로 쓰여져 있을 확률이 높다. 특히, 고급지식을 담은 책은 상당수가 영어로 되어있다고 하니 '책' 중에서 '영어책' 만 쏙 빼놓고 갈 수가 없게 되었다.
대학교때 음운론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다. 예외 없이 적용되는 파닉스 규칙은 드물었고,'이럴꺼면 파닉스를 굳이 배워야 하나?'라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새삼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님의 위대함이 느껴졌다.
아이와 엄마표 영어책 읽기를 시작했다. 여전히 '파닉스를 꼭 짚어주고 넘어가야 하나?'싶었지만, 영어책을 읽어주면서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파닉스를 가르쳐주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영어책 읽기 첫걸음에서 파닉스는 매우 유용한 도구였다. 알파벳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소리를 조합해 영단어 읽는 규칙을 알려주니 아이와 함께 영어책 읽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물론 예외규칙이 많기 때문에 파닉스를 완벽하게 다 안다고 해도 읽을 수 없는 단어가 계속 튀어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닉스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영어책 읽기의 시작 단계에서 파닉스가 가지고 있는 효용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보니 파닉스에 대한 약간의 반감은, 영어습득의 시작을 학문적으로 따져가며 지루함으로 덮어버리고 싶지 않다는 바람에서 시작된 것 같다. '문법을 위한 문법'처럼 '파닉스를 위한 파닉스'는 지양한다.
거리에 '파닉스 3개월 완성'이라고 써있는 현수막이 보인다. 영어학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파닉스 수업도 좋겠지만, 집에서도 충분히 파닉스를 쉽고 편안하게 그리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 내가 아이와 함께 진행하고 싶었던 파닉스는 '쉽게', '재미있게' 그리고 '자연스럽게'이다.
집에 있는 파닉스 교재들을 꺼내서 살펴보았다. 대부분의 교재들이 크게 '알파벳 소리(alphabet sounds) - 단모음(short vowels) - 장모음(long vowels) - 이중자음(double consonants) - 이중모음(double vowels)'의 차례로 되어 있다. 어떻게 재미난 구성으로 풀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책마다 각자 장단점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단모음 a를' 비교해 보았다.


『파닉스 무작정 따라하기』는 '단모음 a'를 총 4 페이지에 걸쳐 다룬다. '단모음 a'와 다른 알파벳 g, m, n, p, t가 붙어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듣고 따라하고, 듣고 읽고, 문제를 풀도록 구성되어 있다.


『하루 한장 ENGLISH BITE 파닉스』 도 '단모음 a'를 총 4페이지에 담았다. 짧게 소리 나는 a의 발음을 듣고 따라하고, 쓰고, 문제를 풀고, 숨은 단어 찾기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신비한 파닉스』 파트 2를 열면 단모음에 대한 설명이 담긴 연보라색 근사한 도비라가 나온다. 도비라를 넘기면 '단모음 a'가 총 5개의 유닛으로 (01 ad / 02 am / 03 an / 04 ap / 05 at) 나누어져 있고,10페이지에 걸쳐 있다. 페이지마다 상단 섹션에 띠지를 두른듯 배치된 디자인이 극장처럼 몰입감을 높여준다.
내가 『신비한 파닉스』 에 감탄하며 무릎을 탁 친 것은 유닛마다 단어가 4개만 등장한다는 것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단어 4개! '다섯 손가락 법칙'이라고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손가락을 하나씩 펼치고, 그 수가 5개를 넘어가면 자칫 흥미를 잃어버릴 수 있다고 한다. 근데 그까이꺼 단어 4개? 만만하다. 할만하다. '단모음 a'를 무려 10 페이지 걸쳐 할애했기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옛날에는 책마다 CD를 찾아서 틀어야 했는데, 요즘은 핸드폰으로 큐알코드만 찍으면 바로 재생이 되니 세상 편하다. 『신비한 파닉스』 도 역시 큐알코드만 찍으면 원어민이 녹음한 정확한 발음이 바로 나온다.
내 발음은 구리지만 상관없다. 원어민 녹음 mp3가 있으니까. 어릴수록 거울세포가 활성화 되어 있어 들은대로 똑같이 모방하여 소리를 낸다고 한다. 우리 때는 발음을 굴리면 잘난척 한다고 싫어하는 친구도 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영어 노출이 많아서 그런지 오히려 한국식 발음이 더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다.
4개 단어 바로 아래 아이들의 엉덩이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신나는 챈트가 등장하는데, 챈트 역시 당연히 큐알코드를 찍기만 하면 된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부담없이 가볍게 할 수 있는 쓰기, 선긋기, 아이들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스티커 붙이기 활동 등이 있다.
『신비한 파닉스』 일단 판형이 커서 시원시원하다. 글씨가 큼지막해서 한눈에 들어온다. 일러스트가 어찌나 예쁘게 그려졌는지 책이 막 예쁘다. 아이가 펼쳐서 보고 싶게 만들고, 공부할 맛이 나게 만든다. 놀이라면 놀이이고, 또 공부라면 공부니까. 아이가 혼자서 한번에 20페이지를 넘게 풀고 있길래 "스톱~~"을 외쳐야 했다. 본인도 뿌듯한지, "아~ 오늘 공부 많이 했다"면서 책을 덮는다. 작은 성취감 제대로 심어줄 수 있다. 아이가 파닉스라는 도구만 가지고 astronaut이라는 나름 긴 단어를 /애스트로넛/하고 혼자서 읽을 때, 엄마는 옆에서 물개박수를 치며 희열을 느낀다.

유튜브 '미쉘TV' 에 가보면 저자 직강 파닉스 교육법 영상이 많이 있으니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파닉스 학습에 관한 노하우를 나누다가, 더 잘 나누고 싶어서 만든 교재이니만큼 엄마표 영어로 아이들과 즐겁게 파닉스를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진심이 가득 느껴지는 교재이다.
책에 포함되어 있는 스티커, 큐알코드만 찍으면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플래시 카드 또한 아이들과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다. 중간중간 복습으로 다질 수 있는 REVIEW와, 기타 파닉스 규칙 Learn More도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래저래 감사한 교재를 만났다.
영어책 읽기의 첫단추를 즐거움으로 덮어버리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