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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나는 갑으로 삽니다 - 사회생활이 만만해지는 갑력 충전 처방전
염혜진 지음 / 넥서스BOOKS / 2022년 10월
평점 :

밥먹듯이 야근을 하던 시절. 회사 옥상에 올라가 깜깜한 밤하늘을 보며 울었다. 신세 한탄하며 혼자서 울던 시절, 이 책을 읽었다면 조금 마음이 단단해졌으려나? 저자는 환경이 크게 바뀐 것은 없으나, 글도 쓰고 강의도 하면서 갑력을 갖춘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회사에서 갑은 못 되더라도, 내가 내 인생의 갑이라는 마음, 그 마음부터 시작해보자고 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자'는 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갑이 되는 방법'이다.
"실습생들아! 현재에 좀 충실하자. 실습뿐 아니라 어딜 가든 그 위치에서 충실하자. 그것이 지금을 사는 법이다. 그것이 지금 이 순간, 내가 갑이 되는 방법니다."
"회사에서 갑이 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그 회사의 임원이 되거나 실적으로 치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그로써 갑력을 키우는 것! 그것이 지금 할 수 있는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다."

힘들게 회사에 들어갔더니 등장하는 악당들이 있다. 자기보다 직급이 낮은 사람을 깔보고, 무시하고, 업신여기고, 억울하게 만드는 그런 갑질을 일삼는 사람들. 가히 인격살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그들에게 '황금률'을 기억하라고 한다. 지금 당장은 갑질한 특혜로 잘먹고 잘사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우주와 자연에는 법칙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때가 되면 결과를 받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지난 시간의 나를 되돌아본다. 막말을 퍼붓는 상대에게 꼼짝 못하고 속절없이 당했던 이유는, 자존감이 낮았기 때문이다. 만만이가 되었던 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 내 몫이 컸다. 당당히 내 주장을 펼칠 수 없었던 건, '너 주제에~'라는 말에 '내 주제가 그렇지'라고 수긍하던 내가 있었던 거다"
내 자존감을 뒤돌아본다. 왜 그렇게 목소리를 죽이고 살았는지. 내가 착하고 포용력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닌데. 갑이 나에게 들려주었던 폭력적인 소리들을 스스로에게 일정부분 되새김질 하며 나를 갉아먹었다.
우월감과 열등감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 같다. 나는 어떤 사람이지? 나는 갑질을 당하고만 살았나? 나 자신은 을이니까 갑질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자신했지만, 나는 꽤 윤리적이고 괜찮은 사람인 척 허세를 부렸지만, 티나지 않게 갑질을 한 적은 없는지 반성해본다. 나보다 어리다고, 나보다 배움이 짧다고, 나와는 다르다고 속으로 티나지 않게 무시한 적은 없는지. 정말로 모든 사람을 나보다 낫다고 여기고 대접했는지 생각해보면 부끄럽다.

황금률은 '내가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대로 대접하라'라는 것이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가?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잘 대접하라."
"내가 사랑받고 싶은가? 내가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전해라."
"다른 이에게 원망을 듣는 것은 결코 좋지 않다."
암 환자의 고통을 겪고 난 후 허지웅 씨가 쓴 책에 이런 대목이 있다.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혼자서 살아남기 위한 몸을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버틴다는 것이 혼자서 영영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안다. 당신 옆에 있는 그 사람은 조금도 당연하지 않다. 우리는 모두 동지가 필요하다. 출처: <살고 싶다는 농담>, 허지웅"
'나는 나중이라도 남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짐이 되지 않도록 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누구나 혼자서 살 수 없고, 혼자서 영영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강제로 겸손해지도록 만든다. 지금 좀 건강하다고, 지금 좀 할줄 아는 일이 있다고 건방떨지 말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내 옆에 있어주는 동료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 것', '나와 다르다고 깔끔하게 손절하지 말 것', '다른 사람의 마음의 소리에 공감하며 공명할 것'을 새겨본다.
저자는 지나가는 유치원생이 코 판다고 함부로 놀리지 말라고 한다.
"나와 가장 나이 차이가 있는 약사는 내가 대학교 1학년일 때 유치원생이었다."
나중에 같이 일하다가 내가 틀렸다고 지적하는 신입사원이 되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유치원생이 자라서 미래의 동료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될 수 있을 때까지 일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축복일 것 같다.
워킹맘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틈틈이 글을 쓰고,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작가가 되고, 강연을 하고, 적극적으로 출판사의 문을 두드려서 책을 출간하기까지, 그녀의 큰 에너지는 갑력에서 비롯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내 인생의 갑임을 선포한 이상, 나만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누구도 나를 좌절시킬 수 없다. 그러니 당신, 그 직장 그곳에서 힘들더라도 결코 지치지 마라."
책을 읽고 있자니, 친근한 옆집 언니 혹은 본받고 싶은 직장 상사와 솔직하고 유쾌한 수다를 떠는 느낌이다. 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인생약사'의 '올바른 약정보'도 꽤 쏠쏠하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산패되기 쉬운 오메가3와 같은 제품은 아무리 싸게 팔더라도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은 피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