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콘서트 - 통합교과수업을 위한 행복한 멘토링 교과서, 2014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행복한 교과서 시리즈 7
이경원 지음 / 행복한미래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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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해답 <교육과정 콘서트>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된다'라는 말이 있다. 흙을 파본 경험이 있다면 당연히 알 것이다. 넓게 파지 않고 좁게 깊이 판다면 옆에 있는 흙이 구멍으로 무너져 내린다. 책을 읽는 일도 마찬가지 일 듯하다.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만 파고 또 파게 되면 지식의 폭과 사람의 이해의 넓이도 최소한으로 한정될 것임이 분명하다. 더군다나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빈약한 사견과 관점은 항상 경계해야 된다고 다짐한다. 그래서 넓게 읽으려고 노력하는데, 하 거참, 다시 교육 분야 책 속에서 유영하게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더란 말인가.

 

이경원 선생님의 <교육과정 콘서트>를 읽었다. 요즘 교육과정 재구성 방식에 꽂혀 있어서 그런지, 보자마자 읽어야겠다 생각했다.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토론하면 좋겠으나, 그럴 수 없기에 선배 선생님들의 다양한 경험을 책으로나마 받아들이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부쩍 드는 '나는 진짜 교사인가', '너무 수동적으로 안일하게 살고 있지는 않는가', '왜 가르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는 있는가'의 다소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철학적 고민과도 맞닿아 있어 더욱 읽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읽으면서 드는 생각. 이 책 참 좋다는 것이다. 단순히 '책 어때요?'라고 물을 때 '그냥 좋아요'라고 의미 없이 대답하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어가면서 재구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얻었고, 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지에 대한 실천적 답의 한 조각도 얻었다. 더욱이 새로운 아이들을 얼른 만나고 싶은 열정이 확 타올랐으니 '굉장히 배울게 많은'이라는 의미의 '좋다'이다. 교육과정재구성에 관심 있는 선생님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주제중심 교육과정 운영하면서 얻은 실천 보고서이다. 1부, 2부는 저자의 교육, 교육과정, 학생, 배움에 대한 철학을 담았고, 그 철학을 토대로 3부, 4부에서는 직접 주제 중심 교육과정으로 재구성해 실천한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책을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쭉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그 생각의 타당성과 정당성을 이해하게 된다. 아울러 나만의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고민과 선택지를 얻어 가는 기쁨도 누린다.​​

 

교과서는 말 그대로 교육과정을 잘 가르치기 위한 예시서이다. 굳이 교과서를 진도 맞추기용으로 전도시키지 말아야 한다. 터덕터덕 교과서 진도 빼기에 바빴던, 그래서 교과서를 다 가르치면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던 것을 요 몇 년 줄기차게 반성했었다. 그런데 앎과 실천이 분리되어 있어서 어찌할 바를 몰랐던 적이 많았다. 교육과정을 들여다보고 성취기준에 초점을 두고 교육을 해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었다. 그래서 요즘 나도 다시 교육과정의 새 판을 짜는 것에 몰두해 있었는데, 주제중심 교육과정 재구성 방식에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가르칠 수 있는 용기>(​파커, 한문화, 2008)에서 파커 역시 "우리는 주제가 '중앙에 앉아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진리의 커뮤니티에서 종합적인 방안을 찾아야 하고 또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교실은 교사 중심도 아니고 학생 중심도 아닌, 주제 중심이 되어야 한다."(p217)라고 말하고 있지 않는가. 결국 아이들과 나와 학부모의 삶을 어떻게 하나의 주제로 녹여내느냐가 문제일 듯하다. 이것은 철학의 문제이기도 하고 가치의 문제이기도 하다. ​

 


​"아무리 사회가 경쟁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학교 안에서만큼은 경쟁이 아닌 협력의 가치를 실천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그랬을 때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말이죠. 진짜 경쟁은 학교를 졸업한 후 각자가 전문가가 된 다음 전 세계의 젊은이들과 경쟁하는 것이 진짜 경쟁이 아닐까요?"(p73)

 

"결국 '왜'라는 물음부터 찾아 들어가지 않고선 아이들의 무기력함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했고, 그것이 바로 배움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즉 교사 스스로 자신을 성찰하지 않고서는 이 물음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성찰을 제대로 실현해 내기 위해 선택한 것이 교육과정 재구성이었으며, 이렇게 시작한 것이 바로 '주제중심교육과정'이었던 것이죠.(p135)

 

"주제중심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부터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것들을 연결하고 그것들이 다시 주변의 비슷한 유형들과 융합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죠. 이렇게 시작하다 보니 어느새 이 세상 모든 것이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기존의 것들도 새롭고 낯설게 보는 일이 바로 주제중심교육과정을 운영하며 겪게 되는 가장 의미 있는 일 중의 하나였습니다.(p149)

 

"주제를 정하는 세 가지 방법을 정리해 보자면
첫째, 아이들과 어떤 마음을 나누고 싶은지 생각한다. 둘째,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전체적으로 분석하고 확인한다. 셋째, 학교의 행사나 계절적 요인들을 반영한다.(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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