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아직 청춘이잖아! - 청춘들을 위한 마음치유서
김영아 지음 / 신원문화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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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픈 우리 모두를 위한 독서치유 이야기 <괜찮아, 아직 청춘이잖아!>


며칠 전에 현장 연수에서 김영아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독서 치유에 관한 연수였는데 개념을 잡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독서 치유는 '독서'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 아니라 '치유'에 방점이 찍힌다는 말에 공감을 하였다. '치유'에 방점이 찍힌다는 것은 '상담'에 초점을 둔다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책은 상담, 즉 치유를 위한 도구가 된다. 더욱이 신들린 듯한 강의는 때로는 같이 울면서, 때로는 같이 웃으면서 몰입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었다. 유익한 연수였다.

 

<괜찮아, 아직 청춘이잖아!>는 독서 치유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가 독서 치유 과정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통해 상처 입은 우리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제목이 굉장히 어색하다. 아픔이라는 것이, 내면의 문제라는 것이 비단 청춘들을 위한 전유물은 아닐 텐데, 마치 청춘들을 위한 삶의 지침서 같은 느낌이다. 제목만 놓고 보면 <아프니까 청춘이다>류의 '눈부신 청춘이니 웃어라'라는 아류의 이미지가 강하다. 아마도 출판사가 매출을 올리기 위해 카피를 뽑은 느낌이다. 저자도 제목을 바꾸어 다시 찍어낸다고 하는 것을 얼핏 말하는 것을 보니 나만 거부감이 든 것은 아닌 듯하다.

앞에서도 썼듯, 이 책은 독서 치유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상담자로서 저자는 상처 입은 내담자를 만나고 있다. 그리고 그 내담자와의 상담을 통해 문제를 공감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선택한다. '책 읽는 행위'라는 것이 결국 치유의 과정이라는 것인데 그 원리는 이렇다. 문학 텍스트를 읽는다는 것은 서사가 읽는다는 것이고, 서사를 읽는다는 것은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적, 사회적, 정서적 상황을 읽는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독자는 책을 읽어가면서 다양한 인물에게 동화되기도 하고, 동일시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카타르시스는 삶을 다시 재정의하며 바라보면 통찰의 길로 안내하는 것이다.

다양한 내담자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외로움에 지쳐있는 사람, 부모에 학대받은 사람,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 무기력에 빠져 있는 사람, 사랑에 천착해 자신을 망치는 사람 등 다양하다. 비단 이 사람들의 문제만이 아니겠다. 우리 모두는 상처가 있고 그것을 안고 산다. 내면아이라고 불러도 좋고, 트라우마라고 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는 신경증 환자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우리 모두의 모습을 다루고 있으며 저자는 그 한복판에서 우리들을 공감하고 위로하려고 노력한다.

책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할지도 모르겠다. 삶이란 게 녹녹한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아프다'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나만 아픈 게 아니'라는 묘한 동질감을 갖게 한다. 더불어 내가 아픈 건 나의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하다. 한 사람을 위로할 수 있을 때 나의 상처도 위로받는 경험을 하는 것처럼 책 속의 사연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것을 공감하면서 나 또한 나의 내면의 상처를 보기도 했다.

이 책이 '치유'에 방점이 찍혀있는 책이라는 것은 읽으면서 바로 느낀다. 책 읽기에 초점을 두지 않기에 상담 내용이 주가 되고 책에 관한 내용은 소개 형식으로 나와 있다. 그래서 채에 방점을 두고 소개하는 <책은 도끼다>,<감정 수업>같은 작품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혹여 다양한 책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이 책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 다만 챕터마다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책을 소개해 놓았기에 참고는 될 수 있겠다. 그리고 좀 생뚱맞긴 하지만 독서치료란 무엇이며, 상황별 독서치료 리스트를 부록으로 붙여놓아 독서 치료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약간이나마 팁을 주기도 한다.

서두에서 말했듯, 책도 좋은데 이 분의 강의는 더욱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책보다 강의에 더욱 특화되어 있는 천상 상담자, 강의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 스스로도 강의를 들으면서 내 '내면아이'나 나의 트라우마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아픔이 있고, 신경증이 있다. 다만 이러한 아픔을 슬기롭게 치유하는 힘, '지금 여기'에서 서 있을 수 있는 힘이 나에게는 건강하게 지탱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리고 이러한 치유의 힘은 독서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것도 감사한 일이다.

 

​"이 책은 이런 여행이고자 한다. 저 슬픔의 바다에 나의 슬픔도 한 방울 더 얹어 함께 바닷물이 되는 일이다. 남의 슬픔과 나의 슬픔을 비교하지 않고, 겨루지 않고, 너와 내가 똑같은 것으로 아파한다고, 우리는 같은 것을 그리워하고 같은 것에 힘들어했다고, 더 이상은 혼자가 아니라고, 실패를 경험하고 넘어져 일어설 수 없다고 손사래 치는 그를 일으켜 세워 괜찮다고 서로 어루만지며 함께 바닷물이 되는 여행이다."(p25)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으면 매일이 즐겁다. 잠자리에 들 때면 내일 할 일에 벌써 설레고, 아침에 깨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신 나게 움직인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 열정 순이다."(p45-46)


"오늘부터 나는 관객이다. 이제 더 이상 자신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에 기대어 생각하기도 그만두자. 나는 관객이다. 객석에 편안히 앉아 지금부터는 내 주변의 사람들을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 그들은 배우다. 무대에 올라와 어머니 역할을 하고, 교수 역할을 하고, 친구 역할을 하고, 선임자 역할을 하는 저 배우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들의 말을 대본처럼 드는다.(p76)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내가 나 자신을 믿는 일이다. 때문에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다. 도전하지 않는다는 건 내가 나 자신에게 나를 믿을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다. 자발적인 나의 의지로 도전하게 되면 결과가 어떻든 '나는 나를 믿었다'라는 황금 같은 경험이 남는다. 최선을 다했다는 경험 하나가 백 개의 실패 경험을 백지화시킨다."(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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