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고양이
박경리 지음, 원혜영 그림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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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고양이>는 6.25 전쟁으로 아빠를 여의고 엄마, 남동생,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선주의 이야기 입니다.

엄마는 돈을 벌러 서울로 올라간 후로는 선주는 할머니와 동생하고만 지내게 되는데요. 또래보다 키는 작지만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랑의 마음을 잃지 않는 선주.

그러나 선주의 불행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어요. 서로 의지하던 동생이 허무하게 죽고 엄마는 서울에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편지에 답장도 없습니다.

허망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선주에게 할머니가 새끼 고양이를 한마리 선물합니다. 고양이는 자기 자신같기도 하고 사랑했던 동생 같기도 합니다. 선주는 갈 곳 잃은 마음을 고양이에게 쏟으며 생기를 되찾아갑니다. 고양이에게 세련된 비비라는 이름도 지어주지요.

그러던 어느날 비비가 갑자기 사라져버립니다. 비비는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제목이 <돌아온 고양이>이니 고양이는 선주에게 돌아올 수 밖에 없겠죠. 고양이는 희망의 상징입니다.

<토지>의 박경리 선생님께서 쓰신 동화라고 해서 무거운 주제를 다룰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긴 하지만) 해피엔딩이어서 안심한 책입니다.

'동무'라는 단어나 '~였던 것이었습니다.' 라는 문장들은 요즘 아이들에겐 생소하겠지만 6.25 전쟁과 같이 설명하면서 읽어주기에 좋았습니다.

읽고나니 우리의 평범한 하루들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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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애니 라이언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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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고 나서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영화가 있나?' 찾아보는 것이었다. 책을 보는 내내 모든 장면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머릿속에서 선명한 그림이 그려졌었기 때문이다. 이보다 영화적인 소설은 없을 거라는 거의 확신에 가까운 생각이었다. 하지만 유도라 허니셋은 아마존에서 2022년도 베스트셀러라는 내용이 나올 뿐, 영상화되었다는 정보는 찾을 수 없었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면서 유머감각을 놓치지 않는 이 소설은, 영화로 반드시 나와야 된다고 생각될 정도의 생동감을 가지고 있다. 소재 자체는 신선하다고 보기 어렵다. 85살의 죽음을 앞에 둔 괴팍한 노인이 생각지못한 사람과 상황에 휘말리면서 진정한 행복을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

그동안 픽사 애니메이션 <업>이나 2015년 서점가를 흔들었던 <오베라는 남자>와 같은 작품을 통해서 익히 접해본 소재.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의 특별함은 바로 이러한 익숙함 때문에 더욱 빛이 난다.

-세상은 너무 가혹했다...그들은 온 세상을 집어삼킬 것처럼 뉴스와 음식을 소비하고 마치 자신들의 의견만 중요하다는 듯이 지켜보고 판단하고 생각을 내뱉는다. 이런 사람들에게 유도라는 그저 투명인간일 뿐이다. 그래서 유도라 또한 그들에게 관심을 끊어버렸다. _p.38

괴팍한 성격의 할머니가 인생을 지긋지긋해하며 시작하는 초반부에서 '아, 노인이 노인답지 않은 노년을 보내는 얘기로군.'이라고 예측하게 되는데 거기서 쭉 현실이야기만 늘어놨다면 이 소설은 정말 흔해빠진 얘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갑자기 1940년으로 회귀하여 유도라 허니셋 할머니의 유년 시절 이야기가 시작된다. 행복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시나브로 불행의 길을 걷게 된 과거사.

목욕탕의 온탕과 냉탕을 오가듯, 노인이 된 현실이 차갑게 묘사되면 과거사는 따스하게 빛나고 현실이 점점 따뜻해질수록 과거사는 싸늘하게 식어간다. 유도라의 새로운 이웃이자 꼬마 친구 로즈와 오지랖 넓은 할아버지 신사 스탠리는 유도라의 잿빛 일상에 조금씩 색을 입혀준다. 그럴수록 반짝 반짝 빛나던 10대 유도라는 점점 색을 잃고 무서울 정도의 좌절을 끊임없이 경험한다.

왜 이 할머니는 이렇게까지 냉소적일까, 이유를 궁금해하기도 전에 과거사와 함께 진행되는 흐름에 따라 '내 방식대로의 죽음'에 유도라가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유도라의 세대를 초월하는 친구 로즈와 스탠리는 명랑하지만 명랑하지만은 않다. 그들의 슬픈 과거와 슬퍼지는 현재의 일들은 유도라도 친구가 필요하지만 그 친구들에게도 유도라가 필요하다는 걸 알려준다.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사람들을 다루지만 이 인물들은 자신이 힘들때에도 친절을 잃지 않는다. 스스로에게는 불친절하지만 타인에게는 친절한 이 착한 사람들은 자신의 필요와 쓸모를 타인에게서 찾는 특징도 보이는데, 무언가 부족한 사람들끼리 친구가 되어 서로를 보듬어주는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유도라는 마음속으로 에이다에게 약속했다. '스탠리가 잘 지내게 도와줄게요, 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게요.'_p.231


늙었다는 건 더이상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는 말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소설. 그리고 누구에게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걸 부드럽게 알려주는 소설.
무엇보다도, 85살의 할머니이기 때문에 가능한 유도라의 유머들은 스탠딩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날카롭고 조금은 삐딱한 그 시선이 최고의 재미를 선사한다.

-맙소사. 처참한 노인들이 모여 앉아 넋두리나 늘어놓는 그런 모임을 말하는 건가? 유도라는 그루초 막스의 명언을 떠올렸다. '나 같은 사람을 회원으로 받아주는 모임에는 소속되고 싶지 않다.' _p.220

아무리 생각해도, 이 소설은 영화가 나와야한다. 로즈의 '재앙급'으로 화려한 옷차림을 직접 보고 싶기도 하고, 유도라의 블랙 코미디를 영국 발음으로 들으면 진짜 멋질 것 같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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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마리 개로 본 세계의 역사
메켄지 리 지음, 페트라 에릭손 그림, 원경란 옮김 / 꿈꿀자유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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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책!!역사 공부도 되니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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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한의원
이소영 지음 / 사계절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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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러운데 이상하게 술술 읽히는 노련한 소설.

<알레스카 한의원>이 실제로 알레스카에 한의원이 있는 내용이라는 건 짐작했었다. 조금 더 낭만적인 쪽으로 상상했었는데
주인공 이지의 상황은 낭만은 커녕 소설 속에 들어가서 꺼내주고 싶을 정도로 절망적이었다.
공부도 잘하고 손재주도 좋고 아마 외모도 예쁠거라고 생각되는데 이상하게 자신감이 없고 존재감을 감추고 사는 인물.
하루에 1시간도 제대로 못자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일에 시달리다가 그 부작용이 한꺼번에 터지기라도 하듯, 오른팔이 갑자기 고장나버린다. 사진 리터칭 일을 하는 이지에게 오른팔을 움직일 수 없는 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뜻.
일은 고사하고 평범한 일상조차 이어갈 수 없는 생지옥이 시작된다. 진통제와 수면제에 의지해서 죽음을 향해 걸어가던 중, 우연히 알레스카 한의원이라는 존재를 알게 된다. 이지같은 정체불명의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을 치료한 적이 있다고 알려진 한의원.
한국에서 갑자기 알레스카라니, 도저히 매치가 되지 않지만 이지는 이대로는 죽는 것밖에 할 수 없기에 그 한의원을 결국 찾아가게 된다.

분명히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기저에 깔린 메시지가 초현실적이라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이야기다. 이지의 통증의 열쇠를 쥐고 있는 시차 유령의 존재는 너무 오싹해서 나도 모르게 책 보다가 뒤를 돌아보게 된다.
쉬운 문장으로 쓰였지만 이야기의 방향을 예상할 수 없고 음울한 내용을 이렇게 흥미롭게 풀어간다는 게 놀라웠다. 이미 영화화가 결정되었다고 하니 알레스카 한의원이 있는 하버의 모습이나 시차 유령의 비주얼이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해진다.

그 전에,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미치겠으니 정식발행본 먼저 사봐야겠다. 동화같은 아름다움과 잔혹함이 뒤섞인 <알레스카 한의원>의 결말은 과연 해피일지 새드일지. 제발 우리 이지 좀 행복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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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자
아니 에르노 지음, 윤석헌 옮김 / 레모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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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인 내용들이 신선하면서도 우울한 건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얇고 작은 책이 15000원이라니.. 작가 이름값을 너무 받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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