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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지만 만만하지 않습니다 - 공감부터 설득까지, 진심을 전하는 표현의 기술
정문정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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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친절함을 잃지 않으면서 나의 의견을 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준다.

그 방법을 알려주는 문체가 너무나 다정스러워서 저자가 얼마나 친절한 사람인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인간 관계 처세에 대한 책은 많이 있지만 이 책이 유독 선명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저자가 경험한 일화들이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일 것이다.

'즉각적인 분노 대신 우아하게 요구하기' 챕터에 소개된 신입 시절의 이메일 통보 사건은 약간은 PTSD가 올 정도로 나의 신입사원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인간관계도 서툴고 사회생활은 더 서툰 시절의 디테일한 에피소드들.

에세이는 저자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약간은 일기에 가까운 자기 자랑, 남의 세상 이야기 같다는 생각에 에세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 책은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공감을 느꼈고 현실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을 정도의 실용성도 충분했다.

치열하게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회인 여성에게는 '내 이야기를 하는 거 아니야?'라고 느낄만큼 살아있는 텍스트로 쓰여진 책이다.

다만 독자층에 한계는 있을 것 같다.

직장에 다니지 않는 가정주부의 경우는 만나는 인간 관계나 소통의 방식에 차이가 있기에 이 책과 잘 맞지 않는다. 또한 그저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을 뿐이지 글이나 말하기를 뛰어나게 잘 하고 싶은 게 아닌 사람에게도 적합한 책은 아니다.

또한 여성 중심적으로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남성 독자에게는 어필이 많이 안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메일의 문장 하나 하나에 지나치게 몰입한다는 느낌이나, 대화에 사용하는 특정 말투나 특징을 부정적 시그널로 규정해버리는 점, 독서모임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등의 다소 편집증적인 포인트들 때문에 읽고 있기 불편한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차피 조언이나 솔루션은 나에게 맞는 부분을 찾아서 취하면 되는 것이기에. 친절하면서 할말은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보기 좋을 것이다.

#다정하지만만만하지않습니다 #정문정 #문학동네
#서평단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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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십육일 -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 에세이
4·16재단 엮음, 임진아 그림 / 사계절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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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모두가 겪은 트라우마, 세월호 참사. 그날의 충격이 아직도 어제일처럼 생생한 건 나 뿐만이 아니었나보다.

<월 간 십육일>은 4월 16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에세이집이다.

2020년 6월 16일부터 4.16재단 블로그에서 꾸준히 연재되어 왔던 시리즈를 10주기를 맞아 책으로 발간했다. 에세이에 참여한 작가들은 시인, 소설가, 뮤지션, 정치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비유가족’이다. 그러니까 세월호 유가족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쓴 그날의 기억 에세이인 것이다.

세월호의 기억이 유가족 만큼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겪는 감정은 모두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충격, 슬픔, 억울함, 비통함, 안타까움, 분노… 그런 감정들이 작가들의 글에서 뚝뚝 묻어난다. 이건 내가 쓴 건가, 싶을 정도로 같은 상황에서의 같은 감정을 느끼는 글도 있었고 누구보다 앞장서서 세월호 진상 규명과 위로에 동참했던 사람의 글도 있었다.

세상에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진데, 세월호를 기억하는 마음들은 어쩌면 이렇게 닮아있을까.

<월간 십육일>은 세월호를 어떻게 기억해야 할지, 그날의 경험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세월호를 기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날을 기억하고 진실을 마주보려 노력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담긴 눈물로 쓰여진 에세이. 바쁜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기억을 보존하려 애쓰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나의 10년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무엇보다 원하지 않는 이별이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이별 당사자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생긴 갑작스러운 이별에 대해 어떻게 기억하면 좋을까요.”
_이랑<네가 그 친구를 계속 기억하면 된단다>

“내가 슬프기 싫어서 안 보는 마음이 얼마나 알량한 것인지 제 친구 요조의 글을 읽고 다시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내 마음 아플까 봐 못 보겠다, 이 말이 얼마나… 그것을 감당하고 맞서서 살아가는 사람들 앞에서는 진짜 얼마나… 작고 좁은 마음인지 알겠더라고요.”
_이슬아 인터뷰<단단해지는 마음>

“불응으로 기억을 훼손하고 있는 이들은 누구인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다시금 살피게 된다. 우리가 꼭 가져야 할 공동체의 기억이 우리에게 오지 못한 채 어딘가에 억류되어 있고, 그 지연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아득하다.”
_정세랑<기억이 굳어가는 동안, 울타리처럼 서서>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게 큰 빚을 졌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그 모든 것의 무게를 다 합한다 한들 그들이 온당히 누렸어야 하는 것들의 가치만 할 수 있을까.”
_김애란<모두의 일곱 해>

“시간은 계속해서 우리를 스치고 지날 것이다. 편리한 세상 속에서 기억은 힘을 점점 잃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나는 편안함과 편리함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_황예지<암기>

“상처를 직면하여 그것을 내게 일어난 일로 만드는 작업은 우리 모두의 숙제다. 4월 16일 그날이 더 이상 숨겨진 과거, 슬픈 풍문이 아닐 수 있도록.”
_유지혜<사랑은 시간을 얼린다>

*출판사에서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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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 1994-2014 노란상상 그림책 108
문은아 지음, 박건웅 그림 / 노란상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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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차오르고 슬픔을 멈출수가 없었습니다. 모두가 알지만 모르는 세월호의 이야기를 배의 시점에서 풀어주니 그날의 사건이 더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올해 세월호 사건 10주기를 맞아 더 많은 분들이 관심갖고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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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만화선 세트 - 전9권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만화선
김난주 외 옮김, 무라카미 하루키 원작, Jc 드브니 각색, PMGL 만화 / 비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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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소설을 보면서 어떤 이미지일지 떠올리는 즐거움이 있었는데 정말 만화가 나오다니 감격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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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한국사 - 한 권으로 독파하는 우리 도시 속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함규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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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한국사

이 책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들을 가득 담고 있다.
서울은 물론 제주, 대마도, 부산, 천안, 수원, 파주, 연천
그리고 낯설기만 한 북한 땅의 개성, 해주, 평양, 함흥, 신의주, 닝안까지.

그 도시에 얽힌 역사를 구석기, 신석기 시대까지 훑고 내려가서 차근 차근 알려주는 내용이 옛날 이야기를 듣듯 신기하고 재미있다.

한반도 거의 모든 곳에 흥망성쇠가 깃들어 있어서, 번창할 때의 이야기는 좋지만 왜세의 침략으로 허물어지고 사라진 역사를 읽을 때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기도 했다.

특히 서울은 한반도의 중심지로 삼국시대는 물론 조선시대에 와서까지도 지속적으로 고통받는 땅이어서 뒷맛이 씁쓸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기억이 담긴 중심'이라는 말이 와닿는다.

평소 생각없이 지나쳤던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등의 고궁들이 각자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놀랍고 미안한 마음이다.

-1897년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했지만, 무너지는 나라를 수습할 힘이 없었다. 1905년, 경운궁 중면전에서 을사조약이 이뤄져 국권 대부분 상실되자, 그는 의병을 부추기고 헤이그 밀사를 보낸 끝에 1907년 강제 퇴위되었다. 1919년 암살의 정황이 상당한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고종은 내내 덕수궁에서 살며 이왕직의 일본인 관료들에게 '덕수궁 전하'라는 통칭으로 불렸다. 순종은 '창덕궁 전하'였다._p.32

한 개인의 욕망이 도시와 나라 전체를 망가뜨리고 고유한 가치 마저 변질시키는 수많은 역사는 아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파평 윤씨가 파주의 뿌리깊은 가문이고 대통령을 두 명이나 배출했다는 사실은 새삼 놀라웠다. 나라에 공을 많이 세웠던 의로운 피는 이제는 옅어져버린걸까.
우리가 쓰고 있는 지금의 역사가 후세에 최악으로 쓰이지 않기만을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가 사는 한반도, 대한민국에 대해서 보다 깊이있게 통찰해볼 수 있었던 책. 두껍지만 관심있는 도시 위주로 읽다보면 그림이 많아서 생각보다 빨리 읽을 수 있다. 지도앱을 켜놓고 같이 보면 일석이조.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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