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노년과 빛나는 죽음을 맞으라 - 헬렌 니어링이 뽑아 엮은, 나이듦과 죽음에 관한 지혜의 말들
헬렌 니어링 엮음, 전병재 옮김 / 빈빈책방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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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것은 죽음이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한 굉장한 모험의 과정이다.

그러니 어떻게 죽음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지 않으며, 행복한 마음으로 준비하지 않겠는가?"

_p.9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습니다.

흔한 말로, 바로 오늘 갑자기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게 인생이죠.

그런데 저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죽는다는 건 받아들여도,

늙는다는 건 잘 못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꼭 늙어야 죽는 건 아니지만, 이대로 살아간다면 늙어가게 될테고

주름 자글자글하고 힘없는 노인이 될텐데요. 

할머니가 되어서도 예쁘다, 젊어보인다는 말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을때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생각하는 건 같다고 느꼈습니다.


아흔살 노인이어도 마음만은 청춘인 것, 정말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명백히 노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나이에 맞는 생각과 준비를 해야 되는 것 같아요.


저자 헬렌 니어링은 단순하고 자급자족을 하는 삶을 추구해온 미국인입니다.

남편 스콧 니어링이 아흔아홉살에 '적극적인 의지로' 죽음을 맞이한 것을 지켜보고

이 아름다운 자발적 종말을 글로 옮겨야 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찾아보니 헬렌 니어링은 1995년에 91세의 생을 마감했군요.)


이 책은 수 많은 책들에서 저자가 직접 발췌한 노년과 죽음에 관한 명언 모음집입니다.


오랜 시간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한 저자의 삶의 태도는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줍니다.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며 자급자족, 돈을 모으지 않는 것, 동물은 키우지도, 고기를 먹지도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고

귀농과 채식 유행을 일으킨 당사자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조화로운 삶은 생각 뿐만 아니라 일상의 행동에서도 절제와 소박함을 가져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존경스럽고 놀라웠습니다. 저 역시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는 롤모델이 되기 충분했습니다.


그런 저자가 평생에 걸쳐 쌓아온 삶의 지혜를 

다양한 현인들의 입을 빌어서 우리에게 전해주니 이보다 감사한 일이 있을까요.


그 중 감명깊은 몇가지 글을 소개합니다.


-스물이든 여든이든 간에 배우기를 그치는 사람은 늙는다. 그러나 계속 배우는 사람은 젊음을 유지한다. 삶에서 가장 훌륭한 일은 당신의 마음을 젋게 가꾸는 것이다. _헨리포드, 1940


-오래 살게 되어도 늙지는 마십시오. 우리가 태어난 '위대한 신비' 앞에서 호기심으로 가득 찬 아이들처럼 계속 살아가십시오. _알베르드 아인슈타인, <사람다운 면>, 1979


-영원히 죽지 않은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그것은 힘닿는 한 씩씩하고 성실하게, 그리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것이다._헨리 반 다이크


-이제 나이도 들었으니 그만 쉬라는 말에 디오게네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경기장에서 달리고 있을 때, 결승점이 가까워졌다고 해서 발을 늦추어야 합니까? 오히려 좀 더 속력을 내야 하지 않을까요?" _작자 미상


-먹을 때와 잠잘 때만 행복을 느낀다면, 도대체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_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죽음을 찾지 마십시오. 죽음이 당신을 찾아올 것입니다. 대신 죽음을 완성하는 방법을 찾으십시오._다그 함마르셸드, <흔적>, 1984


-하루 하루를 자신의 마지막 순간으로 생각한다면, 예기치 않은 시간이 은혜롭게 여겨질 것이다._호라티우스, <서간집>, B.C. 15


-연민은 살아 있는 사람을, 질투는 죽은 사람을 위한 것이다._마크 트웨인


겁쟁이들은 죽기 전에 이미 수많은 죽음을 겪지만, 용감한 이는 단 한 번 죽음을 맛본다.

여태껏 내가 들어온 말 중 가장 이상한 것은, 피할 수 없는 종말인 죽음이

때가 되면 온다는 걸 알면서도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는 것이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줄리어스 시저>


-죽음은 규모가 좀 더 큰 일종의 외출에 지나지 않는다._새뮤얼 버틀러, <노트>, 1870


사는 게 힘들고 방향을 알 수 없을 때, 허무함과 우울감이 몰려올 때.

이 책을 가만히 읽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질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걸 누군가에게 선물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잘 안드는데,

이 책 만큼은 주변에 많이 알리고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만 책의 말미에, 역자가 '죽음이라는 문제에는 불교 이외에 정답이 없다'라며 니어링 부부가 불법을 만나 수행을 했다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한 게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입니다. 


이 책은 헬렌 니어링이 엮은 책이지 옮긴이 전병재가 쓴 책이 아닌데 말입니다..

자신이 좋다고 생각한 사상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역자의 말에서 그런 사견을 넣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많이 알리고 많이 읽혀지게 하고 싶은 보석같은 책.

<활기찬 노년과 빛나는 죽음을 맞으라>였습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죽어가는 것은 죽음이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한 굉장한 모험의 과정이다.
그러니 어떻게 죽음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지 않으며, 행복한 마음으로 준비하지 않겠는가?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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