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인생을 계속 듣고, 그걸 내가 되돌아가서 해석하려 한다는 건 결국 내 인생을 계속 떠올리고 들여다보고 해부하는 거였지. 그래서 그걸 계속하다 보니까 결국 내 인생을 조금은 벗어난 객관적인 시점으로 보면서 내가 해명이 되어가는 거야. 나 자신이 해명되고 나니까 이제 구술생애사를 넘어서 소설이라는 방식으로도 뭔가를 써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맞물린 게 아마62, 63세쯤이어서. (・・・) 애초에 소설가의 꿈이 있었기에 소설로 넘어가고 싶은 욕망이 있었고, 또 구술생애사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 소위 르포나 팩트 중심의 이야기에 구멍을 내거나 틈을 내거나 살짝 비틀면 내가다루고 싶은 의제를 더 잘 꺼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게 중요한 것 같아. 글 쓰는 사람으로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해명이 완결되지는 않아도 좀분명해지기 시작해야 소설을 쓸 수 있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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