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친밀한 초록
수소 지음 / 브.레드(b.read)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추어지고 낮은 곳을 향한 시선, 어쩜 제목과 내용이 이토록 잘 맞아떨어지는지! 고마워요 작가님과 출판사분들. 6년여간의 친밀한 초록초록한 노력이 낮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깔끔하고 논리적으로 보이는 방법 대신 엉망이고 체계적이지않은 방법을 추천해서 놀랐을 수도 있다. 과학적인 정신은 자연스럽게 논리 정연한 방법에 이끌리지 않을까? 글쎄, 그렇지 않다. 사실 그 반대다. 나무는 제멋대로 뻗어나가지만, 바로 그 본질 때문에상자의 날카로운 모서리보다 우리의 삶을 더 진실하게 나타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의 인생을 계속 듣고, 그걸 내가 되돌아가서 해석하려 한다는 건 결국 내 인생을 계속 떠올리고 들여다보고 해부하는 거였지. 그래서 그걸 계속하다 보니까 결국 내 인생을 조금은 벗어난 객관적인 시점으로 보면서 내가 해명이 되어가는 거야. 나 자신이 해명되고 나니까 이제 구술생애사를 넘어서 소설이라는 방식으로도 뭔가를 써낼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맞물린 게 아마62, 63세쯤이어서. (・・・) 애초에 소설가의 꿈이 있었기에 소설로 넘어가고 싶은 욕망이 있었고, 또 구술생애사 작업을 계속하다 보니 소위 르포나 팩트 중심의 이야기에 구멍을 내거나 틈을 내거나 살짝 비틀면 내가다루고 싶은 의제를 더 잘 꺼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게 중요한 것 같아. 글 쓰는 사람으로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해명이 완결되지는 않아도 좀분명해지기 시작해야 소설을 쓸 수 있는 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는 일들이 반복될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홈리스를 비롯해극한 빈곤 상태에 처한 이들의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사람다운 일상을 위해 이웃의 선한 마음을 촉구하는 따위의 해결책을 찾아서는 안 된다. 선한 이웃의 도움은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키고 공공복지의 책무를 희석하기 때문이다. 부녀회 등 자원봉사자들이 마음과 돈과 시간을 쏟아 급식을 제공하는 일은 국가가 모든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건강권을선량한 이웃의 온정에 떠맡기게 하는 빌미가 된다. - P19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
김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청에서 작업한 젊은이들은 노인들과 6개월 넘게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이듦과 노년에 대해 피상적으로 생각했던 것들, 어쩌면 자세히 알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잘 몰랐던 것들을 점점 더 잘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지금과같은 형태의 사회에서는 노년들이 친구나 동료를 갖기 어렵겠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들의 인간관계가 피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경쟁하고 포장하는 관계‘였고, 그렇다 보니 진정한 친구나동료가 없는 상황이다. 노인복지관이나 문화센터 등에서만나는 사람들도 ‘우리 집은…………‘, ‘우리 자식들은………’ 식의 이야기들을 주로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톡방‘을 매개로 한 노년들의 사회 교류 연구나 경로당 이용 연구에도 등장하는 주제다. 자식이 어느 직장에 다닌다, 용돈을 얼마만큼 준다. 어디 여행 가자고 한다 등 자랑거리가 있다면 노년들은 노골적으로 또는 은근히 반복해서 말한다. - P99

자랑거리가 없는 사람들은 저들의 ‘자랑놀음‘을 그러려니 하며 들어주다가도 가끔 짜증이 치솟아 일정 시간 단톡방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기도 한다. 아예 경로당 출입을 그만두는 이들도 있다. 자식을 매개로만 사회적 정체성을 얻을 수 있었던 노년 여성들의 경우 이런 경향이 더 심할 수 있다. - P100

수십 년간 역동적으로 무섭게 변하는 자연과 함께 움직이며 살아온 할머니들의 시간 감각은 남다르다. 봄의 리듬,
여름의 리듬. 계절마다 리듬이 다르다. 파도를 타듯 계절의리듬을 타며 밭에서 ‘자라나는 것들‘의 변화를 긴 세월 애지중지 지켜온 이들의 시간 감각은, 365일 동일한 속도로일정표를 지키며 사는 도시인들에겐 어쩌면 아직 싹트지않은 감각일지 모른다. 인공지능이 아닌 땅과 몸의 지능으로 한 해 한 해 살아온 할머니들의 시간 감각은 후배 여성들에게 이런 조언으로 도착한다. "마음을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느긋하게 생각하고, 거짓 없이 진실하게 살아라. 자신을믿고 느긋하게 사는 것 그 이상은 없는 것 같아." "먼 데 걱정 땡겨 하지 말고. 안 되는 것은 잊고 살아." - P1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