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털 세계 지구종말 시리즈 3
제임스 G. 발라드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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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할 정도로 아름다운 세계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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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 개정판 레이첼 카슨 전집 5
레이첼 카슨 지음, 김은령 옮김, 홍욱희 감수 / 에코리브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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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환경 문제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보통 사람들이 가질 정도의 적당한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그 이상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내가 도서관에서 이 침묵의 봄이란 책을 집어든 것도, 제목이 가져다주는 임팩트 때문이었지, 딱히 이 책이 유명한 환경 서적이란 걸 알아서는 아니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제목의 의미는 봄이 왔지만 살충제의 독성에 의해 새들이 모두 죽어 조용한 봄이라고 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생물 농축이다. 책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무절제한 살충제 살포로 인해 어떻게 생물 농축이 일어나며, 그로 인해 긴밀하게 엮인 생태계가 파괴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그 결과와 그로 인해 인간이 어떤 피해를 입는지 실제로 있었던 여러 사례를 보여주는 식이다. 상세한 인과를 따라가다 보면 근시안적인 이익을 위해 했던 살충제 살포 같은 행위들이 어떻게 더 큰 피해를 가져오는지 명확하게 알게 된다.

이런 예시들과 부합하는 사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보르네오 고양이 공수 사건일 것이다. 시작은 간단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들을 죽이기 위해 DDT를 마을 전체적으로 살포했다. 그로 인해 모기는 박멸되었으나, 대신 흑사병이 돌게 되었다. 이 마을의 집들은 대부분 초가집이었는데, 그 지붕에는 바퀴벌레와 도마뱀이 살았다. 그런데 DDT를 맞은 바퀴벌레를 도마뱀이 먹고, DDT에 중독된 도마뱀을 고양이가 먹으면서 생물 농축이 일어나 고양이가 죽은 것이다. 마을에 고양이가 사라지자 쥐들이 늘어나고, 그러면서 흑사병이 돌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마을에선 영국에서 고양이를 공수해 왔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러자 갑자기 집의 지붕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쥐들을 다 잡아먹은 고양이들이 도마뱀을 잡아먹고, 도마뱀이 사라지자 천적이 사라진 나방 애벌레가 지붕을 갉아먹은 것이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무분별한 살충제 살포가 어떤 식으로 인간에게 되돌아오게 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이런 예시들을 상세하게 보여주면서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을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런 문제에 관심이 없거나, 혹은 조사 부족으로 무분별하게 살충제를 사용하며 많은 생태계가 파괴되었다. 그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살충제는 DDT였다.

현재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DDT지만 그때만 해도 안 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책이 나오면서 사람들이 DDT의 유해성을 알게 되고, 환경 운동이 시작되며 DDT는 사라지게 되었다. 물론 화학계의 업자들은 그것이 과장된 것이라 비판하고 DDT는 무해하다고 주장했으나, 조사 결과 책에서 나온 것보다 더 심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책이 나온 지 50년이 다 된 만큼 반박연구 또한 많이 나와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DDT 사용을 금지하는 바람에 말라리아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도 한다. 이런 예시들로 인해 또 많은 사람들이 카슨이 화학물질을 죄악시하고 과학을 무시하는 환경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이다. 카슨은 책에서 화학 약품이 무조건적인 악이며, 그것은 모두 금지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부분적인 살포와 절제된 관리, 이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책에서는 적은 비중이긴 하지만(아마 사례로 들 만한 일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꼭 필요한 만큼만 살충제를 사용하고 적절한 관리를 해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도 소개한다. 또한 살충제 대신 천적들을 이용해 해충들을 박멸하는 방법 또한 제시하며, 이것은 현재 친환경 농업에서 자주 쓰이는 방식이다. 책의 주장을 정확히 읽어냈다면 아프리카에서의 일 같은 건 없었을 것이다. 이건 저자의 잘못보다는 주장을 멋대로 곡해한 사람들의 잘못이라고 보아야 한다.

책에서 제시되는 무분별적인 살충제 살포의 예시들을 보면 비상식적이고, 그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다고는 믿기가 힘들다. 하지만 그 시대에는 그게 당연하게 느껴졌기에 그런 일들이 일어났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지금 세상은 그런 일들이 비상식적으로 느껴지게 될 정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이 침묵의 봄이 있다. 아무도 관심이 없던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갖게 만들었고, 환경 운동의 시작이 되었다. ‘침묵의 봄은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꾼 몇 안 되는 책이다.

저자 레이첼 카슨은 책을 내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죽었다고 한다. 그녀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아 자신이 염려했던 것들이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는지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녀는 지구에 대해 염려하고 있었는데, 조금이라도 안도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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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을 기다리며 필립 K. 딕 걸작선 9
필립 K. 딕 지음, 김상훈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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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번역도 내용도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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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땅 - 딜비쉬 연대기 2, 이색작가총서 3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너머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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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이었던 전작과 달리 하나의 장편인데 `마술사가 너무 많다` 가 떠오르기도. 전작보다 크고 확실한 이야기에 구조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1권의 인물들이 좀 나와줬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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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조커 1 한네 빌헬름센 형사 시리즈
안네 홀트 지음, 배인섭 옮김 / 펄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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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라는 브랜드가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는 꽤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예전에도 문고본이 몇 번 나온 적은 있었지만 노골적으로 펄프 픽션을 내세우는 것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그런 만큼 꽤 관심이 있었고, 또 전 법무부 장관의 소설이라는 데에도 흥미가 끌렸기 때문에 이 ‘데드 조커’를 읽게 되었다.


표지와 책의 분위기 때문에 잔혹극을 예상했으나, 데드 조커는 의외로 견실한 사회파 추리소설이었다. 우선 소설의 구성은, 메인 사건이 되는 할보르스루드의 아내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한네의 이야기와 또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교차적으로 보여준다.


일단은 전형적인 잘 쓴 추리 스릴러라는 느낌인데, 도입부에서 의문을 던지고 또 강렬한 이미지로 독자의 시선을 잡아챈다. 또 그 커다란 의문을 여러 가지 상관없어 보이는 사건들을 늘어놓으며 조금씩 힌트를 주면서 전개하는 능력이 좋다. 여러 가지 부분에서 미국의 잘 쓴 추리 스릴러 소설들을 떠오르게 하는데, 간혹 등장하는 차가우면서도 병적인 이미지들이 북유럽 소설이라는 것을 가끔 상기시켰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사건 자체가 복잡한 면이 있는 만큼 1권에서는 많은 정보들이 전개되기에 이야기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2권에서 밝혀지는 진상은 그런 느낌을 한방에 날려버릴 정도로 강렬하며, 또 묵직하기도 했다.


일단은 시리즈 소설인 만큼 인물들의 모습과 개성을 드러내는 데도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완벽한 결론이 나지는 않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다음 시리즈에서 전개될지 기대도 된다.


결론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다. 북유럽을 배경으로 한 소설인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추리 스릴러 소설이며 캐릭터의 비중이 크고 또 시사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그런 것 같았다. 책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도 좀 그런 것들을 연상시키지 않았나 싶다.


내용과는 별개로 책 자체는 매우 튼튼하게 만들어진 편이었다. 펄프 픽션을 표방하기에 책의 만듬새도 그렇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들고 다니며 책을 읽는 동안 갈라지거나 벌어지는 일도 없었다. 또 작은 크기 덕에 한 손에 들어오는 것도 좋았고, 편집도 들고 다니고 읽기 좋았다. 여러 가지로 브랜드에 잘 맞는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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