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조커 1 한네 빌헬름센 형사 시리즈
안네 홀트 지음, 배인섭 옮김 / 펄프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펄프라는 브랜드가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는 꽤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예전에도 문고본이 몇 번 나온 적은 있었지만 노골적으로 펄프 픽션을 내세우는 것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그런 만큼 꽤 관심이 있었고, 또 전 법무부 장관의 소설이라는 데에도 흥미가 끌렸기 때문에 이 ‘데드 조커’를 읽게 되었다.


표지와 책의 분위기 때문에 잔혹극을 예상했으나, 데드 조커는 의외로 견실한 사회파 추리소설이었다. 우선 소설의 구성은, 메인 사건이 되는 할보르스루드의 아내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한네의 이야기와 또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교차적으로 보여준다.


일단은 전형적인 잘 쓴 추리 스릴러라는 느낌인데, 도입부에서 의문을 던지고 또 강렬한 이미지로 독자의 시선을 잡아챈다. 또 그 커다란 의문을 여러 가지 상관없어 보이는 사건들을 늘어놓으며 조금씩 힌트를 주면서 전개하는 능력이 좋다. 여러 가지 부분에서 미국의 잘 쓴 추리 스릴러 소설들을 떠오르게 하는데, 간혹 등장하는 차가우면서도 병적인 이미지들이 북유럽 소설이라는 것을 가끔 상기시켰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사건 자체가 복잡한 면이 있는 만큼 1권에서는 많은 정보들이 전개되기에 이야기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2권에서 밝혀지는 진상은 그런 느낌을 한방에 날려버릴 정도로 강렬하며, 또 묵직하기도 했다.


일단은 시리즈 소설인 만큼 인물들의 모습과 개성을 드러내는 데도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완벽한 결론이 나지는 않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다음 시리즈에서 전개될지 기대도 된다.


결론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었다. 북유럽을 배경으로 한 소설인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추리 스릴러 소설이며 캐릭터의 비중이 크고 또 시사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그런 것 같았다. 책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도 좀 그런 것들을 연상시키지 않았나 싶다.


내용과는 별개로 책 자체는 매우 튼튼하게 만들어진 편이었다. 펄프 픽션을 표방하기에 책의 만듬새도 그렇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들고 다니며 책을 읽는 동안 갈라지거나 벌어지는 일도 없었다. 또 작은 크기 덕에 한 손에 들어오는 것도 좋았고, 편집도 들고 다니고 읽기 좋았다. 여러 가지로 브랜드에 잘 맞는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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