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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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예술'이라는 말이 나에게 그렇게 관심없는 분야는 아니다. 특히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나가면서 부터는 어렸을 적 그렇게 나를 지루하게 만들었던 클래식이나 오페라 감상이 이제는 내 쪽에서 매달리며 사랑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난 지금껏 그림에는 정말 문외한이다. 세계적인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저 대영 박물관이나,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에서의 그림을 가서 보면서도 나는 큰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비록 여행 일정이 바빠 제대로 하나 하나 볼 수는 없었지만..)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고갱의 그림을 보고 싶고, 고흐나 밀레의 그림을 보고 싶다. 반들반들한 종이위에 전단지의 상품처럼 볼 수 있는 인쇄매체를 통해서가 아닌, 우둘두둘한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만지면 묻어나올 것 같은 그림을 미술을 잘 아는 사람처럼 몇 발 작 뒤로 물러서서 보고 싶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든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책이다. 누구든 이 책을 읽으면, 그렇게 해서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천재 화가의 일생을 마치 기자나 형사처럼 화자와 함께 추적해 본 사람이라면 그가 일생동안 미치도록 추구해 온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그의 미술에서는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보고 싶어질 것이다.

사실 이 책은 너무나 사적이게도 최근 '결혼'이라는 화제로 이야기가 되어지는 모임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책이다. 40대의 중년의 소위 잘 나가던 한 남자가 안정되고 행복한 미래가 보장되어 있는 가정을 버리고 일생을 비참한 생활-평범한 소시민의 눈으로 보아서는-을 하면서 그의 생전에는 알아주지도 않는 그림에 몰두한 이야기... 아마 나에게 이 소설을 언급했던 사람은 소위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안정된 결혼생활'이 줄 수도 있는 함정을 이야기 하고 싶었나 보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쩌겠냐고... 스트릭랜드의 입장이든, 버림받은 아내의입장이든...

어찌되었건 그의 괴팍함이, 그의 고집이, 그의 솔직함이, 그의 열정이, 그리고 너무나 잔인한 관계 단절이, 왠지 안타깝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그만큼 나도 그를 이해하게 된 걸까? 이젠 나도 훌륭한 미술 작품을 보면서 조그마한 감동이라도 느낄 수 있으려나... 서머싯 몸을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다. 다시 자연스럽게 그의 대표작 <인간의 굴레>로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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