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넘다보니 요즘은 지인들의  결혼 청첩장이나  돌잔치 초대장 보다는 부고를 흔하게 접한다.

마음으로 축하해주거나 진심어린 위로를 전해주어야할  중요한 의례에 참석해보면 늘 무언가 개운치 않은 마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결혼식에 가보면 혼주되는이나 신랑신부에게 눈도장 찍고 바로 식당에 가기 바쁘고 장례식장엘 가보면 고인에 대한 추모도 유가족에 대한 위로도 없이 아는이들 만나서 밥먹고 잡담이나 하다가 돌아오는 길이 헛헛하다.

뭔가 몸에 안맞는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불편한 느낌.. 성스러움이란 찾아볼래야 찾아볼수가 없이 속된 인생의 의례들..이거 이렇게 하는게 맞는것인가 싶은..

이책 "행복은 가능한가"에서는 그 불편한 마음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고 있다.

 

한국인들의 불행목록
존속살인, 교통사고 사망, 군대사고 및 사망, 노인빈곤율 OECD 국가중 최악


 이러한 한국의 현실을 두고 혹자는 세계최고 수준의 경제지표와 기술지표, 세계최악 수준의 인간존엄과 인간지표가 병존한다고도 말한다

최준식교수는 한국인들이 불행한 이유를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 등 우리의 일상의례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엄청난 비합리성이나 교육현장에서 보이는 부조리한 어리석음, 종교계에 만연한 가부장적인 맹신주의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례나 교육 종교가 행복은 커녕 우리를 더욱 불행하게 만든다면..결코 우리사회가 행복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이러한 불행의 원인으로는 단적으로 말해 조선조에나 어울리던 유교사상이 현대에는 맞지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유교를 대치할만한 것이 없으니 한국인들은 여전히 유교식으로 살고 있는데 문제는 유교의 좋은점은 거의 사라지고 찌꺼기만 남았다는것.. 거기다 서구에서 들어온 극단적 이기주의와 천민자본주의가 결합한 지금의 이 국적불명의 문화속에서 우리가 행복해진다는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닐지...

남들 하는대로 따라가야만 마음이 놓이는 비문명적인 우리주의(Weism) 으로는 개인이 자존감을 가지고 살기 어렵다는것..

한국인들의 쏠림현상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한데 그 쏠림현상이 가장 심각한것이 한국의 기독교계..기독교가 들어오자 한국인들은 천수백년동안을 신봉하던 불교나 유교를 가볍게 버리고 교회로 몰려가 동아시아에서 기독교가 성공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는것

한국인들은 한쪽으로 쏠리기 쉬운 문화속에서 살다보니 자존감이 부족해져 남과 비교하며 절망하고 스스로가 만든 감옥속에 빠져사는것은 아닌지

그러나 제국주의 경험을 하지않고 선진국이 된 유일한 나라..2차세계대전후 원조를 받던 수많은 나라가운데 유일하게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뀐 한국이라면 새로운 문화를 바꾸는 기적을 못 이룰것도 없지 않겠나..

이런일을 할 수 있는 정치가 종교가 혁명가는 없다.
각자가 해야하는 일들을 남에게 미루지말고 부조리한 일상을 자신이 할수 있는 범위내에서 아주 작은것이라도 고쳐나가야할 것

각자 삶의 영역에서 고집스러움을 잃지않고 작지만 뚜렷한 걸음을 걷는 이들..
이들을 저자는 문화영웅이라 칭한다.
자존감을 지키는 문화영웅들 하나하나가 행복의 길을 닦을 수 있으며..그러니 누구나가 문화영웅이 되어야 한다는것

삶 전체를 내마음대로 하면서 자유롭게 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자신의 자존감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놓치지 말고 조금씩 변화를 꾀하는것임..그래야만 불행에 맞서는 자존감을 탈환할수 있는것이니..
내가 행복한것, 그것만이 삶의 오직 한가지 근거임을 기억하면서..
남의 시선에서 비켜난 자신만의 고집스러움, 그 모난 자존감을 쉽사리 꺽지 말라고..스스로를 구원하는 작은 반란을 일으켜야 한다고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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