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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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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이름없는 독과 누군가에 비해 더 위험천만한 사건이 벌어지지만 그 후의 이야기는 영 늘어지기만 하고 맥이 빠진다. 전편이 인간관계와 사건 사이의 묘한 줄다리기같은 긴장감을 주었다면 이번엔 어떤 요소에도 관심이 안감. 유일하게 재밌던 순간은 마지막 나호코와의...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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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가고싶습니다. 책이있는 곳이 바로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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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없는 한밤에 밀리언셀러 클럽 142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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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쓰는 리뷰입니다.

 

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 그의 마지막 중단편선.

 

두말 할 필요가 있나. 스티븐 킹이다. 어떤 한 분야에 평생을 매진하고 꾸준히 성과를 내온 사람을 대가라고 한다면 스티븐 킹은 이야기의 대가라고 할 수 있겠다. 보통 장르 작가들이 주력장르 하나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데에 비해 스티븐 킹은 어떤 한 장르의 작가라고 부르기 애매한 점이 있다. 물론 통상 호러의 대가라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그렇게 잘라 말하기에는 섭하다. 스티븐 킹의 진가는 호러뿐만이 아닌 <<그린 마일>>, <<쇼생크 탈출>>과 같은 휴머니즘 소설(?), <<미저리>>, <<돌로레스 클레이븐>> 같은 스릴러, <<스탠드>> 같은 재난물, 안타깝게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sf인 것으로 보이는 <<언더 더 돔>>이나 <<11/22/63>>, 탐정물인 <<미스터 메르세데스>>까지 뻗치지 않는 분야가 없다. 물론 내가 읽어본 작품들에 한해서는 거의 모든 작품이 압도적인 재미를 보장할 수 있다. 요지가 무엇인지 궁금한가? 스티븐 킹은 어떤 특정한 장르미에 특화된 작가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가 쓰는 글은 재미있는 이야기자체다. 세세한 장르는 그가 택한 소재를 통해서 나눠질 뿐 그의 집필 목적은 거의 모든 소설이 똑같다. 바로 재미있는 글을 쓰는 것이다.

 

이번 중단편집은 한 작품을 제외하면 너그럽게 봐줘서 중장편집이라고 해도 될 두툼한 분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각 인물이 처한 상황에서부터 각 인물의 심리와 사건을 켜켜이 쌓아 올라가며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그의 장점이 여지없이 발휘되며 지루함을 느낄 틈을 좀처럼 주지 않는다.

 

뒤표지에는 복수에 관한 네 이야기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1922>는 엄밀히 말하자면 복수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이야기이다. 남자는 아들과 함께 아내를 살해하고 은폐한다. 하지만 부자는 그 뒤로 몇 년 동안 아내의 망령에 시달리게 된다. 비밀을 공유한 부자,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시작된 비극들. 죄악을 떠안고서 끊임없이 거기에 시달리고 저항하며 살아가는 인간을 그린 역작이다. 나는 이 첫 작품을 네 작품 가운데에서 백미로 꼽겠다. 두 번째 작품인 <빅 드라이버>는 미스터리의 형태를 띠었지만 그 바람에 기대에는 조금 미치지 못한 작품이었다. 작품 전체에서 기껏해야 시체 한 구 정도 발생하는 코지 미스터리 작가이자 여성인 주인공은 강연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도중 함정에 빠져 강간당하고 죽음의 위기에서 빠져나온다. 그리고 복수가 시작된다. 단지 킬빌 같은 화끈한 복수극이나 미스터리의 수수께끼 풀이와 같은 확연한 장르적 요소는 조금 부족하다. 이건 개인적인 아쉬움. 세 번째 <공정한 거래>는 악마와의 거래라는 다소 식상한 레퍼토리지만 그 거래내역이 심히 소름끼친다. 마지막 <행복한 결혼 생활>의 제목은 역설적이다. 26년간 남편이었던 사람이 실은 연쇄 살인범이었다니.

 

각 작품을 간단히 요약하기는 했지만 스티븐 킹의 가장 큰 장점은 초보 창작자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소재주의의 함정에 좀처럼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야기는 언제나 볼륨이 있고 각 인물들은 각각의 역사를 가지고서 전체 사건과 관계한다. 반전의 아이디어 하나에 집중하느라 자기가 이야기꾼이라는 사실을 놓쳐버린 작품을 보면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걱정할 것이 뭐 있겠는가? 스티븐 킹은 30년 전에도 킹이었고 지금도 킹이니까. 아주 잘 만들어진 탑 같은 킹의 작품을 보면 그 아름다움에 감탄이 나오게 된다. 문장만 놓고 봐도 그렇다. 읽기 쉬우면서도 종종 등장하는 이마를 탁 칠 뻔한 표현에 그 부분을 몇 번이나 다시 읽어보곤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무 상관없는 네 작품이 모인 작품집이지만 각 작품에는 복수 이외에도 공통된 테마가 엿보인다. 그것은 스티븐 킹의 특기이기도 한데 바로 재앙과 공포가 미국이라는 배경을 통해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1922>의 배경은 드넓은 서부의 농촌이다. 나이 든 보안관 한 명이 이따금 순찰을 하고 학교에 가려면 스스로 차를 몰아야 할 만큼 아득하게 넓고 조용하고 세간의 관심이 닿지 않는 곳이다. 어느 집 우물에 시체가 뱃속에 쥐를 키우며 썩어가고 있어도 아무도 발견할 수 없는 그런 곳이다. 대농장, 낙후된 공업지구, 한적한 도로 등 문명과 미국이라는 체제가 미처 채색하지 못한 사이사이에서 사건은 일어난다. 또한 네 작품은 공통적으로 피해자로 여성을 상정하고 있다. 작가의 통찰력은 여기서 빛을 발휘한다. 국가나 법적 제도나, 하다못해 여성주의 같은 계몽운동이 미처 개입하지 못한 드넓은 대농장에서 아내는 얻어맞더라도 달리 하소연할 곳이 없다. 남편이나 이웃집 아저씨나 보안관이나 한통속이기 때문이다. <빅 드라이버>에서 테스는 성폭행 피해자가 당면한 현실을 반복해서 되뇌인다. 네가 처음 당한 게 아니잖아. 마지막도 아닐 거야. 아직도 남성들의 세계는 여성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성폭행 미신고율이 60퍼센트에 달한다는 작중 설명만 봐도 여전히 그곳은(그리고 이 나라 역시) ‘야만의 세계이다. 이러한 세계는 <행복한 결혼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로 다가온다. 여자가 느끼는 어떤 전환, 26년간의 결혼 생활이 삽시간에 지옥으로 반전하는 순간은 남편이 바로 악마였다는 사실을 깨닫는순간이다. 남편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우연한 기회의 앎이 아내에게는 모든 것을 바꿔버리는 계기가 되었다. 덧붙이듯이 말하자면 <공정한 거래>에서 주인공은 단지 친구가 내 여자를 뺏었다는 이유로 복수를 생각한다. 복수의 이유가 지금까지의 결혼생활까지도 건너 뛸 만큼 오래 된 옛 시절의 사소한 권력욕과 질투 하나 때문이라니, 쪼잔하지 않은가? 공포의 대상인 남성들의 세계라는 것이 말이다.

 

이 책은 그냥 재미있는 책이다. 당장 누군가가 여행을 떠날 때라든가 병원에 입원할 때 시간을 살해할 만한 아날로그 텍스트를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무엇을 추천해 주겠는가? 문인의 취향이 아니면 읽는 즐거움을 느끼기 힘든 일반문학? 장르 규칙에 얽매이는 미스터리? 문장이 두 줄 이상 넘어가면 현기증을 느끼는 남루한 독해능력을 가진 자가 아니라면 가장 무난한 작가가 바로 스티븐 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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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굴 - 영화 [퇴마 : 무녀굴] 원작 소설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7
신진오 지음 / 황금가지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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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쓰는 리뷰입니다.

무녀굴. 제목이 암시하듯 오컬트적인 요소 있음. 설화, 퇴마사, 귀신 나옴. 이 정도 키워드면 어떨까. 퇴마물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뛰고 양 주먹을 꼭 쥐고서 로망! 하고 소리지를 사람이라면 강력 추천. 모처럼 본격 퇴마소설이 나왔다는 점만으로도 이 작품은 구입할 가치가 충분하다.

내가 알기로는 <<퇴마록>>과 <<신비소설 무>> 이후로 국내에 퇴마물이라는 것이 형성되지는 않았다. 퇴마록의 작가 이우혁이 밝히기를 창작물의 영향을 받은 건 아니라고 하니 퇴마물은 일단 국내에서는 자생적인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이 퇴마록의 영향력 하에 있을까. 나는 영향은 미비하다고 본다.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제마의식은 퇴마록보다는 영화 <<엑소시스트>>라든가 90년대에 자주 나왔던 재연 프로그램의 엑소시즘과 더 닮았다. 퇴마록은 국내편은 귀신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이미 거기에서도 귀신과 싸우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특수효과(오오라를 쓴다든지 번개, 불 등을 쓴다든지)를 활용했고 세계편에서부터는 소소한 귀신 이야기보다는 능력자 배틀물에 가까운 전개를 보여준다. 반면, 이 작품은 비교적 현실적인 퇴마의식을 보여준다. 몸을 빼앗으려는 귀신과 고통스러워하는 육체의 주인, 그리고 퇴마사와의 알력은 엑소시스트에서 나온 전형 그대로이다.

여기에 설화, 밀교, 역사의 비극 등이 버무러져 400여 페이지가 전혀 아깝지 않게 중층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산스크리트어 진언이라든가 법구라든가 무녀나 퇴마에 대한 각종 전문 용어라든가가 일단 문외한이 보기엔는 설득력 있게 작중 곳곳에 배치돼 있다. 제주도 사투리는 제주도 출신인 내가 보기엔 약간 어조라든지가 잘 매치되지 않아 보인다. 그외엔 딱히 불만이 없다. 처음 책장을 열었을 때엔 언제 다보나 싶었지만 보다 보니 금세 마지막 장이더라. 읽는 재미는 충분한 책이다. 특히나 병원에서의 퇴마의식 장면은 영화를 보는 듯하게 긴장감 있고 생생하게 그려졌다. 이 작품에서 가장 뛰어난 장면을 꼽자면 난 그 장면을 꼽겠다.

그런데 그 뒤로는 바람이 새는 풍선처럼 서서히 쪼그라드는 것 같다. 주인공이 눈치챈 진상이라는 것은 딱히 기절초풍할 만한 게 아니었고 최종 스테이지로의 여정은 너무 약속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귀신 이야기의 백미는 얼마나 그들의 구질구질한 사연을 고개 끄덕일 수 있게 잘 늘어놓는가일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그게 잘 묘사됐다. 물론 그것을 여기에 적자면 스포일러가 될 테니 자세한 건 패스. 듣고 들은 사연과 귀신의 원한과 주인공에 얽힌 이야기를 잘 따라가다가 마지막 스테이지에 이르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안타까움이 절실히 느껴진다. 그렇다. 이 작품은 역시 전설의 고향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퇴마록의 라인을 따를 것인지, 전설의 고향을 따를 것인지에 대해 작가가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고 말한다면 심증이 지나친 것일까. 퇴마록에서 중요한 것은 액션이고 논리다. 거기에 집중하다보면 공포는 어느새 사라져 버린다. 귀신과 누가 더 세나 도력을 다투고 있는데 공포가 끼어들 틈이 어디 있나. 공포소설의 귀신은 주인공과 힘겨루기를 하는 귀신이 아니다. 결국 귀신은 구축되기 마련이지만 인간은 거기에 못지 않는 피해를 입고 고통을 받는다. 이 작품의 귀신은 그런 귀신이다.

아쉬운 점은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을 처음부터 끝까지 구사하다보니 서술이 좀 재미 없어진다는 것과 캐릭터가 그렇게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주인공 진명은 그냥 무뚝뚝한 퇴마사일 뿐 별다른 특징이 없다. 과거로부터 고통받는다는 설명은 있지만 그게 다다. 인간으로서의 고민, 혹은 관심을 갖고 뒤따를 만한 매력요소가 부족하다. 금주 역시 마찬가지. 남편을 잃었다거나 딸 세연이 있다거나 하는 작중 상황 말고 그의 일상 속으로 밀착해서 무언가를 같이 고민해볼 기회가 적었다. 혜인은 특종을 위해서 물불 안 가리는 기자 캐릭터인데 이 인물까지 나오니 주요 인물들이 그냥 스테레오타입의 묶음 정도로 보인다. 건조한 공포소설적인 의도적인 연출이지 않을까 생각해 봤지만 고교쿠 나츠히코의 작품을 생각한다면 역시 조금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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