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착의 대상 - 기호학과 소비문화
아서 아사 버거 지음, 엄창호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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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며, 가지고 싶은 것을 갖기 위해 상품을 소비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상품들은 개인과 문화와의 관계 속에서 저마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서 아사 버거의 <애착의 대상>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의 의미를, 다양한 학자들의 연구를 인용하여 밝히고 있다.

 

   저자는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건들을 ‘애착의 대상’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다. 애착의 대상이라 이름 붙여진 상품들은 보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 상품의 판매자는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이용한다. 이 책은 소비문화와 마케팅을 경영학적 접근이 아닌 기호학, 정신분석학, 사회문화적 접근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생소할 수도 있는 기호학의 개념은 맨 앞에 따로 정리해 두었기 때문에, 전공자가 아니어도 기호학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소비문화와 마케팅, 브랜드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특히 프로이트의 연구 내용을 많이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저자가 하려는 이야기에 맞는 내용을 인용하고 있기 때문에 정신분석학을 잘 모르는 독자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개념 설명이 끝나면 우리에게 익숙한 물건 이름이 나열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물건들 속에 숨겨져 있는 의미는 익숙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바로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흥미로웠다.

 

   책 내용에서 예를 들면, ‘모발’의 경우 ‘머리에서 나는 털’이라는 표면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그 심층에서는 문화, 그리고 개인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의미 작용을 한다. 미국 문화 속에서 금발이 가지는 의미, 개인의 헤어스타일이 가지는 의미, 그리고 그런 의미를 이용하여 나온 모발 관련 상품들, 이 관계들을 기호학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커피’에 대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데, 커피 전문점 중에서도 특히 ‘스타벅스’의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스타벅스와 사람들이 가지는 관계와 그 속에 숨어있는 의미, 그리고 스타벅스의 마케팅 방법이 흥미롭다. 어떤 내용일지 호기심이 생겼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장래 브랜드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싶은 분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상품을 얼마나 팔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사람과 문화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다. 수치 중심이 아닌 의미 중심의 마케팅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물론 마케팅에 관심이 없는 모든 분들께도 이 <애착의 대상>을 추천한다. 우리 주위에 있는 물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기호학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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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처럼 2012-01-02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상품을 어떻게 팔 것인가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사람과 문화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수치 중심이 아닌 의미 중심의 마케팅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매우 공감 가는 대목으로 이 책의 장점과 미덕을 아주 적절하게 설명하신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