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는 우리의 히어로예요. 한나가 아니었으면 범인을 잡지 못했을 거예요."
다아시 씨는 신사로서의 예의를 발휘하여 새색시인 다아시 부인에게 깔고 앉아서 충격을 덜라는 뜻으로 방석을 건네주었다.
최근 쏟아진 비는 호화로운 마차에 딸린 묵직한 부속품들을 혹독하게 시험하고 있었다. 더비셔에 위치한 펨벌리 영지로 향하는 길에 마차는 줄곧 삐걱거렸다.
"언젠가 당신을 만나게 될 줄 알았다면 좀 더 다르게 살았을 거요.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제발이지 내 삶이 당신을 만나고 나서부터 시작됐다는 사실만은믿어주오. 당신의 비난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군. "
그는 창문 너머를 바라보며 시상을 떠올리려던 그럴듯한 시도를 포기하고 다른 사람의 작품을 읽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한 번도 시를 써본 적이 없는 날라리 시인이었지만 그에게 바치는 찬사는 끊이지않았다. 깊이 있는 다갈색 눈동자 위에 깔끔하게 와 닿는 눈부신 금발때문이리라. 이것이 시인이란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적어도 키티와 마리아는 그렇게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