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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가는 남자
최숙미 지음 / 책마루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책읽지 않던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아마 작년부터 였을 것이다. "였을 것이다"와 같이 시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책을 좋아하고 구입하기 시작한 시점을 말하기 때문이다. 장르소설 그러니까 판탄지나 무협을 읽는 것은 훨씬더 오래되기는 했다. 한 10은 더 됐으니까. 하지만 책을 읽었다고 말하기가 민망한 것이 엄청나게 많은 양의 책(무협,판타지)를 읽었음에도 남는 것도 없고 내용을 기억하는 커녕 제목을 기억하는 것 조차도 벅차다. 그래서 현재까지 읽고있는 무협은 겨우 두세개가 정도다.
책읽는것도 소설 편식이 심한 내가 눈앞에 "수필"이라는 어려울것 같은 장으를 눈앞에 펼쳐두게 되었다. 제목은 <칼 가는 남자> 소설 제목인 것 같아서 관심을 가졌는데 수필이란다. 그런데 여기서 관심이 끊어진 것이 아니라 더욱더 호기심이 생겼다. 시, 수필, 산문등의 분야는 제목이 보통 젊잖고 멋있다고 느껴질만한 제목을 붙이기 마련인데 <칼 가는 남자>라는 독특하다 못해 섬뜩함마저 느껴지는 제목이 눈길을 주게 만들었다.
예전엔 자신이 결핵을 앓았고, 지금은 아내가 척추 희귀병에서 치료된는 과정에 있다. 그의 연주에는 아내의 발자국이 한발 한발 띄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가 실렸다. 칼의 개수가 늘어갈수록 힘이 들지만 오늘도 교회 주방에서 아내가 혼자 걸을 수 있었던 순간의 감격에 다시 힘을 얻는다.
- 51p -
<칼 가는 남자>제목에서 섬뜩함 마저 느껴진다고 말했는데 본문의 글을 읽고 정말 죄송했다. 작가는 본인의 이야기인 듯한 이야기속에서 칼을 가는 행위가 아내를 향한 남편의 자상함과 정성 그리고 아내를 낫게 하기 위한 기도의 의미가 담겨있다. 글에서 칼을 정성스럽게 갈면서 얻어지는 희망이 마음속 깊이 전해져온다.
은근한 따돌림 같은 표류가 길을 헤매게 한다. 사람과의 스침이 순조롭지 못한 때에 조금씩 내비치는 속내를 읽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 22p -
글을 읽을 때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때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표현력을 아름다움을 가진 글로 내용이 적혀있을 때가 위에 글과 같이.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서 초반에 읽기가 조금 힘든 것은 있었다. 그런데 이 문장 하나가 계속 읽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 중략 - 특히 청소년 시기라면 더더욱 그러하리라. 두려움과 나약함이 새로운 친구나 동료에 대한 열등감으로 맞설 수도 있으며, 상대 앞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것에 대한 자괴감이 자신을 무너뜨릴 수도 있으리라.
- 28p -
청소년 시기 별다른 고민없이 보냈다. 햇빛이 따사로우면 햇볕을 쬐고 비가오면 급히 비를 피하거나 그냥 맞았다. 그리고 어느덧 스물다섯 지금이 되었다. 학창시절 고민해야 했던 것들이 지금 폭발하고있다. 공부, 학교, 그리고 대인관계 모든 것이 힘들고 어렵다. 그래서 여러모로 고민이 많은데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충고를 받는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