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소박한 이웃의 삶을 그리다

박수근, 소박한 이웃의 삶을 그리다 ㅣ 빛나는 미술가 2
고태화 지음, 홍정선 그림 / 사계절 / 2014년 7월

몇년전 박수근의 '빨래터'가 위작 논란에 휩싸여서 시끄러웠던 기억이 난다.

물론 진품으로 확인되어 이 문제는 일단락 되었지만, 그만큼 박수근 그림의 가치가 높다 보니 생긴 사건으로 보인다.

그의 작품을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정작 박수근의 삶은 너무나 소박하고 지난하였다.

박수근은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을 모두 지나오면서 사회 최하위층의 삶을 벗어 날 수 없었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만큼은 죽는 그날까지 줄어들지 않았던 그야말로 예술가적 기질이 뛰어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박수근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보통학교만 겨우 졸업하고 그 후로는 독학을 그림을 그렸다.

그 당시에도 화가들 사이에서는 학벌과 학파가 분류되어 있어서, 그 어디에서 설 자리가 없었던 박수근은 오직 자신의 원하는 그림에만 몰두 했고, 그랬기에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만들 수 있었던 거 같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항상 그림 그리는 남편의 외조를 최우선으로 삼았던 현명한 아내가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까지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헌신적인 아내의 모습에 박수근의 그림이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지킬 수 있었던 이유 중 팔할은 아내의 몫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불행히도 박수근 생전에 그의 그림을 큰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파벌이 형성되어 있던 국내 예술계에서는 오히려 시셈을 받아 배척을 받기도 했지만, 다행히 외국에서는 그의 작품을 높게 평가하고 있어서 박수근에게는 어느정도 위안이 되었던 거 같다.

어려운 형편과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 현실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지병으로 50여년의 삶을 마감하게 된다.

이 책은 박수근의 생애를 풀어가면서 그의 작품을 중간중간에 실어놓았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책이라서 부담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고 박수근의 작품세계를 쭉 훑어 볼 수 있어서 좋다.

일제와 한국전쟁에 대한 이해도 도와주고 그 시대 서민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아이와 함께 책도 읽고 그림도 감상해보고 기회가 된다면 박수근의 그림 전시도 한번 체험해 본다면 책을 100%활용할 수 있을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