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멸감 -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음, 유주환 작곡 / 문학과지성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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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는 아니드라도 매일 조금씩 하던 독서를 지난 연말부터 하지 못했었다. 공책을 펴 놓고 살펴보니 지난 해 60 권을 읽었다. 며칠씩 갔던 몇 번의 에행, 또는 한달 간의 제주 여행과 건강상의 이유로  읽지 못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조금씩은 꾸준히 읽지않았나 싶다.

새해들어 첫 책을 읽었다. 다시 독서를 시작해도 될만큼 기분이 되살아나서 즐겁다.


사람은 세상을 서로에게 존중받아야되고 평등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그렇지 못하다.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살면서 누구에겐가 모멸감을 느끼게 해준  일이 엄청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의도는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상대는 내 의도와는 다른 감정의 상처가  남아 있을 수 있다.

본문에 소개된 시다.




인간성에 대한 반성문
           권정생



도모꼬는  아홉 살
나는 여덟 살
이학년인 도모꼬가
일학년인  나한테
숙제를  해 달라고 자주 찾아왔다

어느 날, 윗집  할머니가 웃으시면서
도모꼬는 나중에 정생이한테
시집가면 되겠네
했다.

앞집 옆집  이웃 아주머니들이  모두  쳐다보는데서
도모꼬가  말했다.
정생이는 얼굴이 못생겨서 싫어요!

오십년이 지난 지금도
도모꼬  생각만 나면
이가 갈린다.

평생 청빈하고 겸손하게 살면서 자신의 수익금과 유산을 굶는 아이들을 위해  내 놓았던 권정생 선생님이다.  하지만 오십년이 넘도록 이가 갈리는 감정의 상처가 있었으니 어린 시절 받았던  모욕감이었다.


사람은 자신의 존재가 무시 당하거나 자신의 감정보다 격하된 가치로 인정될 때 모멸을 느낀다. 이성은 그걸 알지만 이성보다 앞서가는 감정이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는 경우도 많다. 의도되지 않았거나 또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말이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사회생활에서 감정의 상처를 주고 받는 일은 피해갈 수 없다. 그렇다하더라도 말이나 행동에 앞서 조금 더 생각해보고 조심해야 한다.
모멸감은  우리들 사이에 너무나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동은 약속할 수 있으나, 감정은  약속할 수 없다. -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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