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작가의 드론 독서 4 ㅣ 작가의 드론 독서 4
정광모 지음 / 신생(전망) / 2023년 2월
평점 :
<작가의 드론 독서 4>를 읽으며- 독서의 멋진 안내자
오늘 아침 폐지를 버리러 나갔다. 폐지 더미 속에 버려진 책 몇 권이 눈에 띄었다. 그 책들은 아마도 어느 여중생의 책이었는지 방탄소년단의 화보와 함께 버려져 있었다. 비를 맞아 책 표지가 축축한데도 나는 기어코 책들을 집어들었다. <누가 뭐래도 해피엔딩>< 소원을 들어주는 카드> <십대를 위한 첫 심리학 수업> 책 세 권을 집에 들고 왔다.
책 욕심이 많은 편이라 읽지도 많은 책이 산더미로 쌓였어도 또 책을 사게 된다. 같은 책이 집에 있는지도 모르고 책을 산 일도 많다. 근 40년 간 사 모은 책을 버리지도 못하고 계속 쌓아두는 바람에 집이 비좁을 지경이다. 그런데도 책을 버리지 못하고 서점에 가면 또 책을 살 궁리를 한다.
식구들이 책 때문에 불편하다 해서 예전보다 책을 덜 사는 편이다. 요즘은 책을 덜 사기 위해 서점에서 책을 읽고 올 때가 많다. 집만 비좁게 만드는 책을 덜 사기 위해 나름 애를 쓰고 있었는데 요즘 그 결심이 무너졌다. 정광모 선생님의 <작가의 드론 독서 4>를 읽고 있는데 사고 싶은 책 목록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작가의 드론 독서 4>를 만났을 때 500쪽이 넘는 책의 두께에 놀랐다. 두 번째는 나름 책을 많이 읽는 편인데 96편의 서평 대상이 된 책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이 다섯 권도 안 된다는 것에 놀랐다.
세상에는 이렇게나 재미있고 읽을 만한 책이 많다고 알려주는 작가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저도 모르게 독서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소설가가 먼저 읽고 들려주는 책 이야기는 마치 아주 볼거리가 많은 새로운 장소를 방문하는 기분이 들게 만든다.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서평을 읽다가 “그녀의 눈빛은 신비스럽고 불가사의하다.”는 작가의 문장을 읽고 나혜석을 검색해 그녀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았다. 작가의 서평 덕분에 이 놀라운 여성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가가 쓴 서평인데 이 책에는 소설 서평만 아니라 논픽션이나 인문, 사회, 자연과학 책들도 많이 소개가 되어 있는 편이다. 그 중에서 논픽션 <경찰관 속으로>와 <조난자들><노랑의 미로>는 꼭 한번 읽고 싶다. 특히 쪽방촌 사람들에 대해 다룬 <노랑의 미로>에서 작가가 인상깊게 읽는 문장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가난과 다투는 것은 가난이다.”라는 문장이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작가의 드론 독서1. 2. 3에 이서 벌써 4권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작가의 독서 이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책을 읽고 든 생각과 느낌을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독서의 역사를 기록해온 작가의 노력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작가의 드론 독서는 독서의 좋은 안내자로 늘 곁에 두고 싶은 책이다. 아직도 읽고 싶은 책들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