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배프! 베프! - 제22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반달문고 40
지안 지음, 김성라 그림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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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 지안 았다면 지안작가의 작품 다 찾아 읽겠어요. 오늘부터 베프 작가! 무리없이 세 어린이의 고픈 배와 행복한 식사 테이블에 동참합니다. 소망 공원에 편의점에 있는 그들의 좌석과 테이블이 좀 더 널직하고 아름답도록 테이블보를 깔아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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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밤 -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83
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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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다른 관점을 찾도록 해. 너무 드러나 있어서 다 똑같은 평가를 내리게 되는데, 그렇게 남들과 비슷한 시선으로 본다는 것은 그만큼 작품을 무시하는 꼴이야. 그래서 나는 자꾸 비딱해지고 깎아 내리고 싶은 심정이 들지. 고작 그 한 가지라면 너무 단순해 지는 거잖아, 너나 나나. '한 마리의펭귄을 키우려며 온마을이 필요하다'거나 '한 존재에게는 한 우주가 담겨있다'거나 하는, 아름답고 심오한 시는 이미 들었다고! 부정하는 게 아니야. 코끼리의 자유와 개성에 관한 지혜와 넉넉함, 아내 코뿔소의 과감한 사랑, 앙가부의 긴긴밤을 보내는 방법과 바람 같은 소망, 치코와 윔보의 유머러스함과 담대함이 향한 생명에의 헌신과 약속, 그 고귀함을 배신하지 못하고 그에 굴복하여 얻은 평화, 그에 따른 아름다운 결실. 이런 건 그대로 차라리 낭만적인 노래요, 가사지. 사람들이 항상 바라고 늘 부르는 사랑의 노래! 노래는 술처럼 한 밤을 취하게 하고 춤추게 하는 용도야. 그러니까 대중가요 같이 휘발되고 소비되는 꼴인 거지. "너의 눈물과 감동은 고작 며칠짜리니?" 하고 묻고 싶어진다니까. 한마디로, 만끽하되 그에만 만족하거나 머물지 말자고.

2.
이를테면 이런 걸로 방향전환할 수 있지. 코끼리의 코와 코뿔소의 코. 둘 다 코와 관련되지만 긴 코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평화의 도구인데 반해, 소뿔은 단단하고 날카로운 공격용 무기라는 점. 어떤 게 좋고 나쁘다라고 말하자는 게 아냐. 그런 건 쉽고도 유치한 일이지. 오히려 주목할 지점은 이런 특성이 선택이 아닌, 타고났다는 점. 그러므로 천성이나 유전적 성품으로 비유할 수 있어.
- 좋아. 듣고보니 그게 이야기의 복선이 되는 것 같아. 노든은 언제부턴가 자기 뿔의 힘을 깨닫지. 그리고 항상 들이받을 준비가 된 것 같거든. 그 기회가 친구들 덕분에 무마됐지만.
= 그렇게보면 잘린 뿔이 자라고 겨우 한 번만 사용되었고 거의 없는 것처럼 살지. 마치 진정한 힘은 뿔이 아니라 말이고 마음이라는 듯. 뿔의 힘은 총의 힘을 부르는 무모함이고, 당할 수 없는 미약함이라고 굴복시킨다. '힘으로 흥한자 힘으로 망하리라' 를 설득하지. 이 설득은 노든을 향하지만 결국 독자를 향해. 좀 치욕스럽고도 기존 이야기들과 다르지. 보통은 그 힘과 특성을 적절한 시기에 꼭 발휘했으니까.
- 다르게 말하면, 여성적 경로를 택했다고 보여. 감동적이면서도 답답한 마음과 반감이 드는 지점이 거기인 것 같아. 특성을 포기한다는 것은 자신을 잃는 것과 같잖아. 남성적 입장에서는 치욕이자 굴욕이지. 질까봐 맞을까봐 아예 대들지도 못하고 무릎을 꿇는 굴욕이니까. 그게 굴욕이면 억울하고 속상해서 병이 되겠지. 그러나 노든은 곧 전환해. 그런 남성적 논리=대의명분에서 여성적 논리=돌봄으로!

3.
'대타자 투입작전'이란 말이 그래서 필요해. 지배적 남성권력의 대타자의 목소리를 벗어나게 해주는 다른 대타자. 그는 홈런을 날리거나 한방 쳐주는 큰타자이기보단 희생번트를 대거나 공을 날려서 플라이볼을 만들 거야. 틈새로 달리기하거나 큰 아치가 만들어지면서 보게 되는 파란 하늘 후에 달리기하는 거지. 격투기가 아닌 자기 라인을 달리는 것 말이야. 각자의 길을 누가 잘 가는지를 겨루는 거야. 방해하거나 빼앗거나 짓밟지 말고. 혹시 누가 그리 하더라도 그 다툼에 그 규칙에 휘말려 들지 말고 빠져나오라는 거지. 무섭기도 하고 더럽기도 하기 때문이야. 무엇보다 나 자신과 너 라는 존재에게 그 게임은 너무 비겁해서 무섭고, 일방적이라 지저분해. 원형경기장을 벗어나면 초원이고 푸른 하늘과 강과 바다가 있어. 그 무례한 자연이 온화하고 깨끗하지. 시간은 공정하고 길은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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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밤 -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83
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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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기에 주옥같은 문장에 감동하고 살아남은 생명에 담긴 돌본 이의 사랑과 수고를 회상하고 감사하는데 아이들은 과연 재미있게 읽을까요? ...어쩜 익숙한 디즈니스타일의 동화. 바다를 찾아 가는 동물들과 거북이 핼리엇 이야기의 아기버젼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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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동의 비밀 창비아동문고 310
이현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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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동에 다섯가지 미스터리가 있다. 제목과 그 뜻, 그리고 원인제공자 우정효, 그의 주변인들의 정체 마지막으로 자전거의 비밀. 책을 읽거나 아래 리뷰를 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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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동의 비밀 창비아동문고 310
이현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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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동의 다섯가지 미스터리

1. 제목의 비밀은?

연동동은 사람인 줄 알았다. 비밀을 사람이 주로 간직하는 것이 현대의 이야기들이니까. 호리병이나 램프, 보검 등 비밀의 물건은 옛 이야기의 소재다. 요즘 아이들에게 신비한 물건은 거의 없다. 스마트폰이나 게임기만큼 신기한 게 없으니 당연하다. 그것을 통해 아이들이 신기한 사람을 보고 괴이한 사건을 체험한다. 소리도 없고 움직임도 없으면서 움직이게 하지고 못하는 책이 아이들을 만나려면 입소문이나 마법의 교육이 필요하다. 입소문 내기 좋은 게 사람이고 마법사나 마녀가 그나마 호기심을 갖게 한다. 그래서 연동동은 <알사탕>의 주인공 동동이처럼 마법사탕을 먹거나 퇴마사의 능력을 모른 채 떠돌던 떠꺼머리 총각이어야 한다.

2. 연동동의 뜻은?

근데 연동동은 그게 아니다. 겨우 할머니가 사시는 동네 마포구 연동동이고 아빠의 고향집이 있는, 서울에 흔한 다세대주택들과 빌라촌이다. 그곳에 아빠는 없고 엄마는 미국으로 갔는데 우정효는 여기를 자기 삶의 터전으로 선택했다. 이런다고 호기심이 작동하진 않는다. 첫 날밤부터 사건을 만나야 한다. 사건은 독자를 붙잡아서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하고, 아이들을 붙잡아서 권태롭고 답답한 일상의 원인을 '약자 괴롭히기'에 몰두하지 않도록 잡아끈다. 바로 네가 사는 세상, 너의 동네, 너의 이웃에게 관심을 두라고. 과연, 텔레비젼 뉴스에나 나올 법한 사건이 정효의 주변에서 연이어 벌어지니 아이들이 모이고 친구가 생긴다. 할머니의 오랜 벗들도 이어진다. 그래서 연동동이다. 인연이 살아나고 인연이 이어지는 동네.

3. 정효가 원인이다?

말이 안되는 말이지만 이 모든 원인은 정효에게 있다. 이 요란하지도 않고 용맹하지도 괴상하지도 않은 평범한 주인공의 응시와 관심과 발길과 응답이 원인이다. 바라보지 않았으면 목격하지 못하고 신경쓰지 않았다면 깨닫지 못하고, 발길 돌리지 않았기에 길이 열렸으며 응답하거나 응답을 요구하였기에 새로운 인연에 닿았다. 그런데 알고보면 이웃들 모두 그렇게 하고 싶어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응답해주고 대답해 주고, 문이 열리고 길을 찾았으며, 발견되고 연결되었다. 같은 공간- 굳이 연동동이 아니어도-에 살고 있으므로 무엇으론가 연결되어 있다. 그 끈은 시간 같다. 아니면 공기일수 있다. 둘 다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보이게 하고 그 진동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어떤 튕김이다. 닿음이다. 정효는, 정효 주변에는 자꾸 튕김=연주가 있고 진동이 와서 닿는다. 아니 그것을 감지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진동이 연동되어 커진다.

4. 감지가 연주를 부른다고?

이런 사람들의 행태를 오지랖이 넓다고 하고 남의 말 쉽게 전하는 푼수나 수다쟁이로 가벼이 여긴다. 아이들은 장난스레 접근하여 악의적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형사는 범죄적으로 묻고 파헤치는 직업이다. 기자는 공적 또는 상업적으로 알아내고 퍼뜨린다. 중개소는 듣고픈 이와 말하고픈 이를 중개한다. 방송과 언론은 그러고보니 중개소다. 어떤 이에겐 스스로 찾아와 하소연하고 도움을 요청한다. 그저 듣기만 해달라는 이도 있다. 담아두기만 하다가 병이 되어 약을 찾거나 끔찍한 출구를 찾아드는 경우도 있다. 가족, 친구, 제자, 내담자, 환자 그리고 그들의 상대역이 있다. 가까이에서 소통되지 못하여 먼 상대가 원활할 수도 있고 바람직할 수도 있다. 이렇게 다리가 놓여서 어떤 감정과 이야기가 오갈수 있다면 다행스럽다. 그러므로 듣는 이가 말하게 한다는 진실이 모순되지 않는다. 감지가 연주와 연동한다.

5. 자전거는 자전하지 않는다?

목 마른 이가 우물을 파듯 배고픈 아이가 젖을 찾아 운다. 울음은 아이에게만 허락된 것이 아닌데 울음이 터지기까지는 모두 삼키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터뜨리는 건지도, 분노, 욕, 괴롭힘, 폭식, 폭음, 폭력, 중독, 침묵. 아주 건전한 방식으로 운동, 연애, 주식, 노동, 승진과 출세 등등. 아기의 울음 이외엔 모두 솔직하지 못하고 (자의든 타의든) 왜곡이 있으며 은폐와 가장을 사회에서 훈련받은 대로 실행하고 있다. 타인을 향한 폭력은 처벌로 금지하지만 자신을 향한 폭력은 팔루스로서 조장된다. 처벌은 쉽지만 처벌할 수 없는 미움과 분노와 원망은 무의식 층위에 쌓여있다가 가끔씩 부유한다. 희석되기도 하지만 썩기도 한다. 창고 속에서 버려지지 못하는 것들은 때로 햇빛속에서 먼지 닦이고 제대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모양과 색깔과 의미는 새로 해석해야 하는 것이다. 이름과 달리 자전거는 자전하지 않으며 도둑이 될지언정 사람들은 자전거를 돌린다. 아이들도 참기 어렵다. 꺼내 놓기만 하면 돌아가는 자전거니까 자전거 맞다. 그러므로 비밀을 떠벌리기 좋아하는 직업에 이현 같은 소설가도 포함해야 한다. 그녀의 자전거가 멀리 돌아 내 입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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