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모든 순간, 필요한 건 철학이었다 - 나를 채우고 아이를 키우는 처음 생각 수업
이지애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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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예상치 못했던


아이의 돌발 행동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요동칠때가 있다.


그 순간을 참지 못해서 아이를 꾸짖으면


6살 큰 아이는 억울하다는 듯이


발을 쿵쿵 거리며 다른 방으로 가버리고,


4살 둘째는 조그만 꾸지람에도 세상 서럽다는 듯이


울어버리면서 엄마 품 속으로 머리를 파묻곤 한다.



'오늘은 아이들을 야단치지 말아야지',


'좀 더 잘 해줘야지',


어제를 반성하고, 오늘 하루를 시작하지만


부모 뜻과는 반대로 행동하는 아이들을 보면


욱하는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육아에 도움을 받고 싶을때면,


가끔씩 육아서를 펼쳐보게 된다.


확실한 정답은 없지만,


나를 뒤돌아 보게 되고


아이들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어서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는 계기가 된다.



[육아이니까 힘든게 당연하다.

심지어 매뉴얼도, 보상도, 퇴근도 없으니

그냥 일보다 훨씬 어려울 수밖에 없다.

막막하고, 힘든 육아를 감당하기 위해

부모에게 필요한 건 '철학'이다.]

이 책의 소개글을 보니 왠지 육아하는 부모의 마음을

잘 알아줄것만 같았다. 육아의 힘든 점은 철학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육아의 모든 순간, 필요한 건 철학이었다

이지애, 박현주, 이영주, 손아영, 이소연 지음

RHK 출판

이 책은 '이화여대 토요철학과교실'의 선생님들이

초등학생 아이와 부모들을 만나며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들을 열 가지로 추렸다고 한다.

(친구 관계, 자녀 교육, 아이 마음, 스마트폰 중독 등)

각 주제마다 그 주제에 맞는 철학자의 말을 인용해서

주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실마리를 제시해 주는 형식이다.

열 가지 주제 중에서

2장의 주제는

'나는 아이를 잘 교육하고 있나'이다.

이 주제를 보았을 때 바로 들었던 생각은

아이의 학습 능력을 키우는 방법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교육에는 학습을 위한 교육 뿐만이 아니라

아이의 능력 계발, 정서적인 면에 더 신경을

쓰는 교육, 인성 교육 등 부모가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에 따라 '교육'도

여러가지 면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자연주의자인 루소는 교육을 통해서 인간의

선한 본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루소는 연령에 따라 교육하는 방식과

내용이 구별되어야 한다며

유아기, 아동기, 소년기, 청년기별로

아이들의 특징과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하는지 길을 보여준다.

공자는 대화를 하며 제자들이 스스로

깨치도록 했다고 하는데,

제자의 성향이나 이해하는 방식의

차이를 고려해서

상대방에게 맞는 대화를 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효가 무엇인가"라는 같은 질문에도

상대방에 따라서 "공경하는 것", "병이 나지 않는 것", 

"항상 밝은 얼굴로 부모를 대하는 것" 이라 하기도 하고,

또 다른 특징으로는 직접적으로 "~이런것이다" 하고

정의를 내리는 게 아니라 비유를 들어 말해서

학습자가 그 비유의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게 했다고 한다.

교육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닌 게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게 있다면,

교육은 다음 세대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활동이라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이 갔다.

'나는 가르치는 사람이고, 너는 배워야 하는 사람'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서로에게 배우려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는 사실에 뭔가 뜨끔한 느낌이 들었다.

항상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 서서

아이의 행동이나 학습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았나

싶었다. 아이라고 해서 마냥 어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서도 배울 점이 있고, 아이의 입장에서 존중해

주었어야 했는데 간과하고 지나쳐 버린

일들이 스쳐지나갔다.

아이가 하는 말과 요청 사항에 대해

좀 더 귀를 기울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각 주제의 마지막 부분에는

<나에게 던지는 질문>과

<아이에게 던지는 질문>이 나온다.

[나의 아이는 나를 엄마나 아빠로서,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평가할까?]

<나에게 던지는 질문 중에서>

뭔가 질문만 읽어도 뜨끔한 기분이다.^^;;

아이는 나를 엄마로서,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생각할까?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야 할 것 같다.

6살 아이에게도 질문을 해보았다.

"닮고 싶은 사람이 있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아이가 말했다.

"저번에 말했잖아. 번개맨!"

푸하하하~

엄마가 웃으니 아이도 배시시 따라서 웃는다.

육아가 힘들긴 해도 한 번씩 아이의 이런 모습에

힘듦이 눈녹듯 사라지곤 한다.

한 때 인문학이 유행해서

(아직도 핫 한지는 잘 모르겠다^^;;)

나도 인문학을 읽어 보려다

어려워서 책을 덮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현실 육아에 그와 관련된

인문학과 철학을 접목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나 명언들도 많아서

육아철학서를 한 권 제대로 읽은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육아를 하면서 별다른 생각없이

닥치는대로 육아하고 집안일 하고,

잠자는 시간 좀 줄여서라도

내 시간을 가지는 패턴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육아와 육아하는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하며

아이 한 명, 한 명에게 눈길 한 번 더 주고

손길 한 번 더 가게 된다.

육아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들을

아이에게 전달해 주는 과정 전체를

이르는 말이라고도 한다.

아이는 자신을 키우는 이들이 어떤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 주느냐에 따라

고유의 성격과 가치관을 형성하면서 성장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이 생각을 존중해주고,

대화를 많이 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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