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정말이지 어서 다시 가서 보고싶다
층계를 따라 걸려 있는, 달걀과 레몬을 그린 작은 정물화들은 일상적인 것들의 복잡함과 아름다움으로 관심을 유도한다. 창턱 유리 항아리에 꽂힌 수레국화는 우울의 흡인력에 저항하도록 힘을 보태준다. 위층의 텅 빈 좁은 방은 회복을 꿈꾸는 생각들이 부화하는 공간이다. - P11
세상 사람들이야 나 같은 노인네 하나가 쓰러지든, 저세상으로 훌쩍 떠나버리든 관심없겠지만 나의 넘쳐나는 자의식은 지켜보는 이 하나없어도 약한 모습 보이지 말라며 나를 채찍질한다. 그 채찍에 나는 오늘도 백지의 글밭에 내 피 같은 시간으로 글이라는 모종을 심고 있다. - P126
우리의 삶은 한 번이 아니다. 이 고통도, 이 실패도 오래 가지 않는다. 표정이 수시로 바뀌듯 삶은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계속 변하고 있다. 그 변화는 내가 늙고 지쳐 곤해졌다고 해서 쉬는 법이 없다.(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