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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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는 순간,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충분했다. 최대한 감정 이입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고 펼쳐들었지만..그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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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물건들은 그렇게 사라진다. 버리지도 없애지도 누구에게 준 적도 부숴버린 적이 없어도 어느 시간 속에서 놓치고 나면 기억 저편으로 물러나고 희미해진다. 그랬었지, 그랬었는데, 라는 여운을 남겨놓고.

하나뿐인 딸을 잃고 관계가 소원해진 가족들, 그리고 편찮으신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와 함께하면 아버지를 알아가는 이야기_
아버지의 눈물과 딸을 태우고 떠난 버스를 망연자실 바라보며 한없이 서 있었을 아버지의 실루엣을 기억하는 딸을 보며 맘이 시렸다.하지만 더 늦기 전에 아버지를 더 알아가고 이해하는 모습에 더 늦지않았음에 나도 모르게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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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그렇게 속는 척해줄 뿐 속지 않는다고. 아버지들이 그렇게 쉽게 속아 넘어가면 이 세상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급기야 친구는 속는 척해 주는 게 아버지들의 역할이라고까지 했다.

400페이지 넘게 빽빽히 채워진 아버지의 이야기가 그저 소설만은 아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작가 자신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이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딸들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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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중얼거릴 때마다 삶의 하중을 강인하게 버텨내던 아버지가 그리웠다. 간신히 땅에 발을 딛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상처들을 숨길 수 있었던 때의 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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