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딸들, 여성 혐오의 역사 -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편견
잭 홀런드 지음, 김하늘 옮김 / ㅁ(미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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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상대주의자가 이 책을 읽고 이렇게 반문하면 이에 어떻게 대답해볼 수 있을까? 


“역사 전체를 관통하는 평등이나 정의, 공정 등의 보편적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문명과 사회는 각각의 집단이 지닌 특수성에 따라 저마다의 모델을 택할 뿐이다. 우리는 21세기 유럽이 고대 그리스보다 도덕적으로 더 진보한 사회라고 말할 수 없고, 조선 시대 여성의 지위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의 여성의 지위보다 낮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역사 속 여성의 지위는 단지 각 시대의 특수한 요구에 따라 변화한 것일 뿐이며, 여기에는 그 어떠한 도덕적 판단도 개입될 수 없다.”

차별과 억압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은 하나다.

“그렇다면 과연 평등은 무엇일까?” 혐오의 역사를 돌이켜보며, 우리는 반대로 무엇이 평등이며 정의인지, 또 성평등한 사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를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판도라의 딸들: 여성 혐오의 역사』의 저자는 여성 혐오를 근절시키기 위한 명쾌한 해법이나 비전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책은 외면하고 싶었던 성차별의 역사를 들여다봄으로써 앞으로의 공동체가 꿈꾸고 나아가야 하는 평등의 세계란 어떤 모습일지, 끝없이 질문하게 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상상하는 일은 생각보다 더 시급한 과제일 수 있다. 남녀체력검정기준이나 할당제 논란, 미디어에서의 재현의 문제 같은 현실적인 일들이 이미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질문과 답변 모두 우리들,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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