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영사로부터 마이클 루이스의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를 받아서 읽어보았습니다!

20187월 발행된 404쪽의 책으로, 다 읽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표지에 '우리는 항상 실수를 저지른다. 그것도 체계적으로!'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는 행동경제학을 탄생시킨 두 명의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지적 교류를 담은 일종의 전기 형식의 글입니다. ,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 두 사람의 생애와 '행동경제학'이라는 업적을 그 둘을 둘러싼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책은 서술됩니다. 경제학 또는 심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행동경제학이나 두 사람의 이름을 들어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는 대니얼 카너먼이 쓴 '생각에 관한 생각'이라는 책도 이미 읽어봤을 수도 있을 텐데요. 저는 행동경제학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있지만, 그 책을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이 행동경제학의 바이블이라면, 제가 읽은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는 그 바이블의 비하인드 스토리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저 자 대니얼 카너먼

출판사 김영사 ㅣ 2012.03.30

정 가 25.000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의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책은 훌륭한 농구선수를 알아보지 못해 프로농구팀이 놓친 수많은 오판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으로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각각 등장하죠. ‘아웃사이더내부자가 만난 후로는 대니와 아모스의 지적 케미스트리가 행동경제학의 탄생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보게 됩니다.

이 책을 읽어나가는 즐거움 중 한 가지는 두 사람의 성향이 완전히 대척점에 있었음에도 함께 어울리고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하며 학문이 성장하고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의 유대인 출신인 두 사람은 홀로코스트와 전쟁을 겪었는데요, 그러한 시대적 배경 아래 두 사람의 군인으로서의 삶과 학자로서의 삶을 교차해가며 서술한 것도 이 책의 또 한 가지 묘미였습니다.

 

l확률론적 우주에 떨어진 인간의 운명l

대니와 아모스는 인간의 예측과 판단, 그리고 결정에서 발생하는 머릿속 오류에 체계와 규칙을 만들어 이론화하는데요, 예측 판단 결정, 이 세 가지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구분하기가 모호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탐구에 있어서 세 가지는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예측은 불확실성을 포함한 판단이며, 결정을 내리기 위한 판단은 확률을 가늠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확률론적 우주에 떨어진 인간은 결정론적 장치다(221)

 

책에서 아모스가 남긴 쪽지의 내용 중 인상 깊게 보았던 구절입니다. 대충 타이핑해 남겨둔 이 쪽지는 이후 대니와 아모스가 쓴 논문 <예측심리에 관하여 On the Psychology of Prediction>의 소재가 되는데요. 그만큼 확률과 통계는 이들 연구의 주요한 배경이 됩니다. 아모스가 수리심리학자였던 점도 한몫한 것 같지만, 그보다 인간의 선택 과정에는 의식했든 의식하지 않았든 언제나 이들이 따르기 때문이죠. 인간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며, 우린 언제나 실제로 겪기 전까지는 불확실한 상황에 놓인 것이므로 확률과 통계가 단순한 수학이라기보다 실제로 우리의 삶과 밀접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니와 아모스는 불확실한 상황 앞에서 사람들의 확률 판단 능력이 망가지고 왜곡됐다는 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냈습니다. 대니와 아모스가 만들어낸 질문에 답을 하며 사람들은 편향을 드러냅니다. 통계학자, 의사 등을 비롯한 전문가도 예외는 아니었죠.

 

    

책의 서론으로 들어가기 전, 볼테르가 남긴 말이 적힌 페이지입니다.

 

l의심은 유쾌하지 않지만, 확신은 어리석은 짓l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를 읽는 동안은 지금껏 해왔던 나의 선택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과연 나는 내 머릿속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의심하게 되었어요. 어쩌면 스스로를 의심하는 것, 그것이 행동경제학을 탄생시킨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바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들은 사람들의 판단에 나타나는 체계적 실수를 새롭게 이해했으니, 이를 바탕으로 판단을 개선하고 나아가 의사결정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믿었다.(236)

 

그들은 놀랍도록 새로운 시선으로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을 바라봄으로써 학계에 돌풍을 불러일으킨 셈이라 그만큼 비판의 시선도 많았는데요, 합리적인 줄로만 알았던 인간을 자칫 어리석은 인간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생각한 거죠. 하지만 분명한 건 그들 주장의 요지가 '인간은 어리석다'가 아니라 '인간은 실수를 한다'는 겁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실수를 통해 비합리적인 선택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실수를 돌아보고, 그 실수의 체계를 포착하고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바로 행동경제학의 시작이었습니다.

행동경제학은 경제학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으면서도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경제학의 대전제를 뒤바꾼 생각의 전환이 참 매력적인 학문인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생각에 관한 생각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