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음과모음 2025.가을 - 66호
자음과모음 편집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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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진정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생성형 AI에게 위로받는 시대, 작가성에 주목하다


생성형 AI는 창작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인간만이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주체적 발화에서 주체성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그리고 인간만이 창조할 수 있다고 믿어온 감정과 예술의 가치는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인가.'(머리글-배주영)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생성형 AI에게 고민 상담을 한다. 그때 생성형 AI는 내 고민에 감정적으로 공감해 준다. 우리는 기계적이라도 위로받고, 또다시 생성형 AI에게 고민을 말한다. 내 고민에 대해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학습된 생성형 AI는 나보다 나에 대해 더 잘 알기도 하고, 내 입맛에 맞춰 해답을 준다. 그게 감정이든 해결 방법이든.

인간만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감정적 공감을 생성형 AI에게 받는 순간, 예술에 대한 생각도 떠오른다. 그렇다면 예술도 생성형 AI가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는 걸까? 생성형 AI가 예술의 가치에 손을 대는 순간, 우리는 정보를 대하듯 판별하는 능력과 기준이 필요하다. 챗 GPT가 말하는 정보가 진짜 같은 가짜가 섞여있듯, 생성형 AI가 말하는 예술은 분명히 누군가의 작품을 학습한 것이다. 따라 할 수 없을 거라 믿었던 예술의 가치에 위기가 오고 있다.

자음과모음 2025 가을 66호는 작가성에 주목한다. 누구든 작가를 만들어내고 재구성하는 사회에서 진짜 '작가'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예술의 가치를 보존해야 하는가? 그리고 독자적인 작가성을 가질 수 있을까?


무조건적인 위로, 거짓일지라도 예측 가능한 위안을 받는 것이다.

예술의 가장 큰 가치라고 믿었던 감정과 감탄의 그 어떤 것조차

사람들은 생성형 AI에게서 받고 있다.







‘가상적 작가‘와의 경쟁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독자는 다양한 이유로 ‘작가‘를 만들어내기도, 재구성하기도 하다.

새로운 작가성이 필요한 것이다. - P5

입술을 조금 내밀고 기도하는 짝꿍이 좋았다

천장에서는 빛이 쏟아졌다

눈을 감아도 빛이 보였다 - P24

‘효도봇‘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케어형 AI가

노인들과 대화하는 중간중간에

교묘하게 보험을 팔거나 물품을 광고하고

결제를 유도해온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다. - P70

마티아스 샤프리크와 마르쿠스 빌란트는 찰스 테일러에 의거하여

‘진정성‘이란 원래는 텍스트가 담지하는 것이었으나 근대에 들어와

개인의 도덕적 범주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진정한‘ 저자란 독창적이면서도 진실해야 한다는,

즉 미학적이면서도 윤리적인 요구가 생겨난다.

저자의 미디어 활동이 필연적으로 연출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는 상황은

이러한 진정성에 대한 요구를 때로는 전혀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으며, 도덕적인 견지에서의 비난을 끌어들일 수 있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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