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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기류 ㅣ 사이드미러
여실지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5월
평점 :
@gmeum29
@yeosilji_writer2
@txty_is_text
🔖 진실? 그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핵심은 진실이 아니야. 그 하찮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인간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해? ㅡ 최선영
🔖 약자들이 힘을 합쳐봤자 회사와의 싸움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맞아요. 이기기도 힘들지만 언제 싸움이 끝날지도 모르는 세월을 견뎌야 하니까요. 회사는 영원한 갑이고 우리는 기껏해야 을이죠. 하지만 그 미약한 힘마저도 빼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우리끼리, 을끼리의 싸움에서 서로 상처주고 싸워보지도 못하고 나가떨어질까봐. 그게 겁나서 그래요 ㅡ 남상진
🔖 나 같으면 절대 혼자 죽지 않을 거예요. 괴롭히는 놈이 있으면, 차라리 어디 한군데 찔러서 감옥에라도 가는 편이 낫지. 안 그래요? ㅡ 이진혁
🔖 죽은 사람만 억울한 거야. 당하고만 있으면 안돼 ㅡ 장채린
🔖 사람이 제일 무서운 법이에요 ㅡ 홍은결
Workplace Bullying is closer than it appears
책과 함께 온 북마크 스티커에 있던 문구이다.
직장 내 괴롭힘.
자살뉴스에서 잊을 만하면 언급되는 단어이다.
소설 속에서는 누군가는 승진을 위해서, 누군가는 상대 단체를 무너뜨리고 조직의 '조용한' 존속을 위해서 타겟을 죽음으로 몰아간다. 먹이피라미드처럼 이어진 관계 속에서 서로서로 나보다 더 강자인 사람의 눈에 들기 위해 그리고 그 수혜를 얻기 위해 함정으로 몰아넣고 루머를 만들고 사람들 사이에 의심을 심어 여론을 몰아간다. 소설이나 영화 밖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는 독자들은 의레껏 "아니, 바보들 아니야, 어떻게 저렇게 쉽게 속을 수 있지"라고 할 법도 하지만, 소설 《난기류》를 보는 독자들은 쉽게 그렇게 얘기하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현실적이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경험해본 여론몰이다. 그리고 현실에서 생각보다 쉽게 사람들은 조정당한다.
✍️ 회사라는 거대 조직 아래 마리오네뜨처럼 조정당하는 이들과 이에 대항하는 이들, 을끼리의 싸움이 소설 《난기류》의 큰 틀이지만 사실 이 싸움들은 어른이 되기 전 학교에서부터 이미 존재한다. 꼬꼬마시절은 골목대장, 청소년기에는 여왕벌이라 불리는 권력자와 그녀의 의견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우르르 몰려 상대 아이의 숨통을 조인다. 현실은 소설이나 영화처럼 사이다같은 권선징악의 결과따윈 존재하지 않기에 대부분 못 버티는 약자들은 떠나거나 정신과 약을 털어먹는다. 대부분의 학폭은 《난기류》속 괴롭힘처럼 소문을 퍼트리고 의심을 심고 관계를 단절시켜 고립시킴으로써 일어나기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알려봐야 도움을 받을 수 없다라는 무력감만 피해자의 머릿속에 박혀 그 일상을 더 지옥으로 밀어넣는다. 학창시절에 아이들을 조정하는 실력을 갈고 닦았던 여왕벌, 그 여론몰이를 보고 배운 그 아래 일벌들은 어른이 되어 사회에 나가서도 그 방식을 그대로 휘두룰 뿐이다.
참 다행인건, 《난기류》는 소설이라는 점이다.
다행히 권선징악도 있고 사이다도 있다.
죽은 자는 돌아오디 않기에, 차마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죽음을 둘러싼 진실과 죽음 이후 인물들의 대응들은 정치적 암투를 보는 것 같고,
사이다같은 응징의 과정은 호러 밋터리 스릴러를 보는 것 같아
몰입감이 넘치고 흥미진진하다.
각 인물들은 그 캐릭터가 일관되고 개성있어
박은하의 죽음 이후 그들의 심리와 행동들까지
글의 짜임새가 빈틈이 없다.
오랜만에 생각할 거리와 흥미를 모두 잡은 소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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