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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 - 판사란 무엇이며, 판결이란 무엇인가
손호영 지음 / 동아시아 / 2024년 2월
평점 :
@dongasiabook
📰 흉악 범죄들의 발생이 늘어난 빈도만큼,
그 범죄자들의 처벌이 충분히 타당한지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어났고,
공교롭게도 초근 여러 사건에서
판사의 판결이 대중의 심리와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더불어 사법부와 판사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치고 AI 판사가 낫겠다는 무용지론까지 공공연하게 보인다.
나 또한 유사한 반감이 있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이 책이 더 궁금했다.
책의 제목이 《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이어서
더욱 그랬다.
판사의 입장에서 변명처럼 들릴 말이 빼곡히 채워져 있을 수도 있다 생각했다. 구태의연하고 그래봤자 변명이다 생각될 지언정 "판결의 속살"이라는 제목 속 표현이
계속 마음에 까슬거렸고
그래 그럼 그 속내 한번 들어보자 싶었다.
✍️ 결론적으로
어느 정도 설득력있고
대중들이 생각할 때 "나쁜 짓을 했으면 감옥에 가야지, 오래오래 가야지" 식으로 단순한 생각 너머
하나의 판결이 내려지기 전,
어떤 법을 적용시켜야 할지,
내가 판결을 내렸을 때, 지금 이 사건의 피의자 외 같은 동종 사업체에 퍼질 여파는 어떠할지 등
많은 사항들이 결부되어 있고 고려되어야 함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대중들의 법 심리라는 것은 결국
인간적이고 주관적인 감정에 기반하고 있으나
판사의 판결은 판결의 정당성과 객관성을 지키며 중립적으로 내려져야만 하기에
한 인간으로서 판사가 가지는 감정과 중립적인 판결 사이의 줄타기에 대한 속내 또한 담고 있다.
실제 사례들을 예시로 쓰여져 내려간
《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은
분명 일반인이 생각지 못했던
판사로서의 고민이나 입장을 부분적으로나마 납득하기에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덮고 여러 흉악사건들의 판결을 보면
다시금 머리로는 이해가 될 지언정
과연 저 판사도 나름 고충이 컸을거야 이해하게 될까. .그 보단 불쾌감이 더 불끈할 것 같지만.
어쩌면 판사의 문제가 아니라,
판결을 내릴 때마다 덧셈 뺄셈 식으로 형량을 계산하게 되어 있는,
그 형량에 "참작되는" 그놈의
반성문의 장수나 정해진 구형 범위 등
"법"이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럼 그 법을 만드는 국개위원들이 문제인 거겠지.
또 사법부에 속하는 직업군들에 대한
뿌리깊고 현실적이고 주관적인 불신이
판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이런 감정적인 벽이 아직 존재하기에
이 책 한권으로 판사들의 고충을 이해하기엔
내 속의 벽이 너무 견고하다만,
그래도 《판사의 언어, 판결의 속살》을 통해
어느 정도 대중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판결 하나가 그리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변명일 지언정 판사 스스로 이런 책을 쓴 배경에는
대중들의 반감을 인식하고 있고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감히 추측해보기에
이런 시도 자체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 누군가는 물을지 모른다. "이 사건만 바라보면 될 것이지 왜 이후의 사정까지 고려하는가? 그것은 월권 아닌가?" 일리가 있는 의견이다. 하지만 나의 판단이 나의 통제나 기대범위를 벗어나 일파만파 퍼지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는 일이다 (p.036)
📌 그 결론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설득의 방법으로 퍄사는 '감정'을 선택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같은 마음 상태'에 있다는 일환으로, 이런 맥락에서 판사가 선택한 '부끄러움'은 판사 개인의 사적 감정이 아닌 법원의 감정, 다시 말해 공적 감정의 표현이자 지향을 드러냈다고 볼 수도 있겠다 (p.161).
📌 '섣부른 앎'과 '솔직한 모름' 사이에서 '솔직한 모름'이 '섣부른 앎'보다 차라리 더 신중한 태도이고 그래서 덜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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