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가장 보통의 인간 - SF 작가 최의택의 낯설고 익숙한 장애 체험기
최의택 지음 / 교양인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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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 교양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쓰여진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솔직히 이번 책은 쉬운 듯 어려웠다.
책이 어렵다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 그런 책들이 있다.
내용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표현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공감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어렵다 느끼는 책이 있다.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다보니
담담하게 기술된 글을 흐르는 개울을 따라가듯 읽으며
작가의 생각을 들어주면 되는 것이지만
소설처럼 기승전결, 사건ㅡ해결구도가 아니라
힘들기도 하고.

단순히 읽는 것과 읽고 느낀 바를 글로 남긴다는 것은
또 다른 깊이의 문제라 힘든 것일 수도.
(그럼 이건 결국 이해력의 문제인건가)


글도 아무나 쓰는 게 아니군 ..(항상 당연지사 그랬지만)
어쩌면............
힘을 빼야 하는 것일지도.



<슈뢰딩거의 아이들>으로 대상을 받고 한 인터뷰에서 '장애명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 이어 쏟아지는 기사 속 저자의 장애에 대한 수많은 기사들을 보며 그 동안 외면해왔던 본인의 장애에 대해 생각해본다.

선천성 근이영양증을 앓는 작가는 한번도 걸어본 적 없다. 부모의 등에 업혀 또는 휠체어를 타고
여느 아이들처럼 등교를 하였지만
고등학교 시절 척추 교정 수술은 자신과 다른 친구들 사이를 구분짓는 계기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후유증으로 자퇴를 한다.

자퇴 이후 장애를 가진 저자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자 자기 스스로에게 사는 이유로 제시한 것이 글쓰기였다.
10여년동안
칼날같은 비판을 받았던 "존"으로부터 시작된 글쓰기는 <슈뢰딩거의 아이들>로 이어졌고,
학교를 그만두는 순간 거두어졌던 세상의 관심은 대상을 받는 순간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로 이어졌다.
그리고 인터뷰에서 질문을 받는다
"장애명이 뭔가요?"



저자 스스로 단언컨대 장애를 부정해 오지는 않으나
자신의 장애를 외면해 왔기에, 장애인이 자신의 장애를 외면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불완전한 존재로 생각하는 것과 다름없다 생각했다.


그리고
<어쩌면...가장 보통의 인간>을 통해,
사회와 고립되었던 시간을 벗어나, 작가 스스로 자신의 장애를 똑바로 응시하고 수용하는 과정을
무겁지 않게 시니컬한 유쾌함을 곁들여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어쩌면 ..가장 보통의 인간> 에서 작가는
판타지를 쓰려다 음모론을 파고들고, 추리물을 쓰다 미적분을 공부하고 어색한 말투를 지적받자 랩을 익히는 고군분투의 역사를, 그리고
극찬의 심사평이 무색하게 <슈뢰딩거의 아이들>에 달린 독자들의 혹평을 그대로 담담하게 써내릴 정도로
쿨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에세이를 써내리고 있다.



최의택 작가는 에세이 제목처럼 "가장 보통의 인간"임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상에 말해주고 싶었던 것 아닐까.




☆ (p. 52) 그러다 느닷없이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중략) 나를 마치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나는 그냥 10여 년동안 집에서 해 온 일을 했을 뿐인데. 글을 쓰는 일 말이다.
나에게 글을 쓰는 일이란, 사소하게 말하면 시간 때우기고, 거창하게 말하면 내가 왜 사는지를 내 자신에게 설득하기 위한 일이다. 



☆ (p. 93) 내가 나의 장애를 수용하겠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선천성 근이영양증을 앓는 탓에 생긴 제약과 사회적 장애 경험을 딛고 앉아서 장애인으로서 나의 삶을 주도하겠다는 뜻이다.
더는 나의 장애를 외면함으로써 나의 일부를 지우지 않고 타인에 의해 규정되는 것에 저항하고,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세상으로부터 나 스스로를 유리시키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당연히 이 에세이 작업 또한 나의 장애 수용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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